"기회는 평등하고, 절차는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인천국제공항을 공사와 사기업 등에서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과 정규직과의 임금격차 해소, 고용안정성 확보는 그 화두가 상당히 오래된 노동문제이다. 대한민국은 IMF이후의 노동유연화 정책 이후, 많은 일선 현장에서 노동자의 권리가 침해당하는 문제가 발생했고, 특히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계층화 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발전했다. 한정된 일자리 속에서 노동자의 안정적인 생활이 위협받자, 노.사 갈등은 노.노 갈등으로 번졌고, 최근 인전국제공항공사가 사내의 비정규직의 전면 정규직 전환을 선언하면서 공론화 되었다.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절차는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촛불시민의 염원 하에 당선된 대한민국 대통령의 취임사의 한 구절로 기억한다. 이번 인국공 사태는 3가지 원칙 모두를 어긴 사례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기회는 평등하지 않았다. 인천국제공항 정규직 공채를 지원한 사람들은 비정규직에 지원해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는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다.
절차도 공정하지 않았다. 입사 정책혹은 공채 정책을 변화시킬 때도 반년에서 1년 전에 입사를 준비하는 취준생들을 위해서, 방향과 정책 등을 공시해서 공정한 경쟁과 선발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 절차적 공정성 확보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그 해에 정규직으로 지원해서 떨어진 사람들에게 절차적 공정성이 확보가 전혀 되지 않았다. 선발과 정규직 전환관련 구체적인 정보는 주어지지 않았다.
결과는 당연히 정의롭지 못하다. 기회가 평등하지 못했고 절차가 공정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결과가 정의로울 수 있겠는가? 공정함과 형평성이라는 가치가 중시되어야 하는 것도 맞고,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오랫동안 효율성만 중시하면서, 중요한 가치를 잃어버리는 상황이 발생한 것도 맞다. 하지만 인국공의 전면정규직 전환은 공정함과 형평성의 가치를 확립하거나, 노동자의 권익을 증진시킨 것이 아니라, 현재의 노력이 미래의 이벤트성 정책 때문에 보상받지 못할 확률이 높다는 불안감과, 노.노 갈등과 같은 사내문제를 심화 시키기만 했다.
특히, 인천국제공항 사태와 관련해 공기업 취준생과, 정당한 기회를 박탈당한 사람들에게 "더 배웠다고 임금 2배가 정당하냐" 라는 여당 국회의원의 질문은 여당의 공정성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현실과 괴리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무엇에 실망했고, 무엇을 기대하는지에 대한 고민조차 없어보인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야한다. 짧게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직업의 안정성, 길게는 사회적 안전망 확충의 차원으로라는 정규직의 증가는 바람직하며 이 대원칙에 불만을 가지는 사람은 드물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 방식이 차이는 인정하되 차별은 경계해야 하며, 기회는 평등하되, 결과는 노력에 따라 보상받는 방식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