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의 시 담쟁이처럼 술쟁이는 기어간다 느릿느릿

술술 아무말대잔치4

by 스포쟁이 뚱냥조커

담쟁이 /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





누구나 종종 살아가는 중에 벽을 만난다


부술 수도 지나칠 수도 없는 거대한 벽.


그럴때 우리는 고통받고 고민한다 어떻게든


이 벽을 어찌해야 할까


도종환 시인처럼 담쟁이를 흉내내며 넘을까


아니면, 다른 삶의 방식도 있을까







/











술쟁이 / 뚱냥조커 이상하

-도종환과 애주인들을 위하여




저것은
넘어서는 안 되는 주량의 선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술쟁이는 또 한잔 따르며 그 선을 넘는다
국물 한 방울 없고, 고기 한 점 남은 안주가 없는
저것은 망한 술자리의 선이라고 말할 때
술쟁이는 취기에도 서두르지 않고
한 잔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짠을 하며 웃어제낀다
붉어진 우울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인간의 선, 한계라고 다들 고개를 잔아래 떨구고 있을 때
술쟁이의 입 하나는
술쟁이들 수십명의 손을 넘어서
결국 그 마음에 닿는다


이전 09화기형도의 시 소리의 뼈처럼 목에 걸리는 소주의 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