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불멸의 사기. 내 외로움 활용법12
다시 또 음악과 시가 필요한 장마의 시간
불멸의 사기. 내 외로움 활용법 12
- Platina sakamoto maaya song for EW
너 이제 폭풍을 사기치려나
잘못 이름 붙여진 청와대를 사기치려나
심심해 야동만 찾다 허탕치는 저 잉여들을 사기치려나
어디서 읽는지 알 수 없는 눈파란 애들을 사기치려나
앙다문 독거노인 박스수레의 침묵을
숙취의 기미를 알아차린 가난한 연인이 남긴 소주병의 숨소리를
구르고구르다 멈춰 마포대교로 걸어가는 아직 젊은 폐기품의 한숨을
그래, 본 적 없는
추락하며 으깨지는 순간 토마토빛깔 고슴도치의 그림자를
그 그림자라도 안아보려 몸부림치는 어미처럼 사기쳐볼래
거미피해 낭낭 꿀을 찾는 나비의 입 속에서 펄럭거리는
저 꽃 한 송이가 널리 흩날린 팔만대장경과
가출과 출가의 갈림길에서
너를 눈뜨게 했던 오래된 글자들의 샛별 협주곡을 떠올려봐
인류 최초의 범죄자가 되어 사기쳐보렴
풀리지 않는, ... 라는 온갖 비극을 희극으로 꾸미는
불굴의 연쇄 사기꾼이 되렴
두다다다 새끼고양이 어무이에게 달려오듯 타자기를 두드리며
글자가 쌀밥으로 변하는 마법을 부린다고 사기칠래
잠수함의 토끼마냥 조그마한 산소에도 눈물흘리며
조금은 서글프게 미화하고픈 과거-역사라는 단어를
당신도 나도 하늘도 모르게 신 마저도 사기칠래
자, 이제부터 백지와
신나고 지루지루한 축제의 공성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