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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텅 비어버린 올해 마지막 산책하는 길냥이
조용히, 모두 어떻게든 웅크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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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쟁이 뚱냥조커
Dec 1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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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그 노래처럼 마음도 흐른다
그리고 세상은 움츠러들면서도 비틀거
리네
한 검은 길냥이여 그 도로를 건너지 마오
이름도 모르지만 그녀를 막을 길을 더더욱 없고
그럼에도 다행히도 무사히 그 길냥이는 길 건너고
나도 삐걱거리는 내 다리를 내 삶을 옮기네
그 많던 한강공원의 인파들은 어디로
나 홀로 처연한 심사로 한강을 걸어보네
방치되어 버려진 듯한 군함의 그 녹슬음
영화나 미드에서 자주 본 듯한 그런 을씨년스러움.
그 많던 캠핑 텐트와 돗자리는 누가 다 걷어갔을까
사람이 없는 공원에도 꽃이, 봄은 피는가
나 호올로 커플용 흔들의자에도 앉아보네
붕 붕 몸은 흔들리지만 심장은 더 무거워지네
서른너머서 여덟 살 미끄럼틀도 타보지만
보는 이 없기에 부끄러움조차 없다네 단지 쓸쓸한
어디로 가야 할 지를 모르네 아무도 가르쳐주지를
정말로 어떻게 왜 살아남아야 할지를 한 사람도
독일에 유학갔다는 내 동생은 잘 있을까 모르네
미국에 공부하러간 후배님은 안녕할까 모른다네
그저 울음을 감추며 다시 다리를 삐걱거리네
서른 너머서 보물찾기가 또 있을까. 다시 웃음을...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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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정치, 철학과 음식에 대한 에세이를 씁니다 매일매일 읽고 쓰며 사는 소박한 꿈을 꾸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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