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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포쟁이 뚱냥조커 Jan 31. 2021

2020년 13월 31일의 산책. 월세없는 별나라로..

그냥 걱정없이 걸어보고 싶다는 걱정


월말이라네 수많은 걱정과 망상들이 나를 덮치니

삼한사온의 겨울 햇볕을 맞이하러 산책을 뜨네




인간도 풀처럼 광합성을 하지 않으면 처진다는 걸 십대 때는 몰랐지 소년시절엔 알 수 없었지




풀꽃 나태주 시인이 노래하신 것처럼 노래하고프다

물론 그러려면 먼저 돌아갈 집이 있어야 하려나




허나 놀랍게도 벌써 이번달의 마지막 날인데

영혼은 왜 이리도 잔고도 기력도 없을까




얼마 남지않은 잔고로 영혼을 충전하러 가보네

카페의 언니를 쓰담하며 생의 온기를 통해보려고



마치 이 카페라는 공간에 사장도 다른 손님도 없고

나와 언니만 있는 달콤한 시간속에 빠져보지만




이제 저 31원이라는 작은 액수가 악몽처럼 나를

한달동안 대체 뭐했냐며  심장을 죄어드는 해일.





나도 내가 답답하고 한심하여 또 걸어보려나

어느 별이든 이 별이 아닌 다른별로 갈수 있을까




몇년째 아무것도 없는 하루하루를 쌓은건 아닐까

정호승 시인이 미워져버리네 어떻게 또 살아야하나




꺽꺽거리며 그래도 월세없는 내 집에 돌아와보네

작은 천사 하나 조용히 자기 집 앞에서 보초를 서네




이 천사님은 월세걱정없이 잘 쉬시는가

나도 그런 별로 가고싶네 어린 왕자님처럼 어느 기러기를 잡아타면 그 별에서 느긋이 산책을...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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