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포쟁이 뚱냥조커 Feb 15. 2021

설날에 천사님들 몰래 산책하기 또는 미행하기1

슬퍼서 늦어져도 하지 않는 것보단 항상 나으니까



올해도 새해가 왔으니 설날도 찾아온다

서로 평소 보기 어렵고 연락하기 좀 애매했어도

그냥 안부겸 인사한번 보내도 괜찮은... 그리고








지나간다 이 지긋한 설연휴와 발렌타인 데이가

열살 적에는 언제오나 그토록 설레던 날짜들

그리고 서른 즈음엔 그토록 외면하고 싶던 날짜들







허나 설이라 마음에 드는 것, 조용해진 홍대 골목

사람이 줄어들면 그만큼 만물이 부산해지니

나는 세계의 소리를 들어보려 또 몸을 일으켜본다







그리고 홍대 골목엔 천사님의 소리가 들린다

오늘은 드물게도 천사님께서 보금자리에 누워있고

나는 정말 반 발자국씩 서서히 카메라를 들어본다







곤히 새근새근 잠든 천사님. 조금 조금만 더

삶의 의욕도 뭣도 없다고 새해 내내 가라앉았는데

더 가까이서 찍어보고픈 욕망이 솟아난다







아차 천사님께서 내 발자욱 온기를 들으셨나

눈 비비고 깨어나서 세계를 보러 나오신다

급히 뒷걸음질치면서도 카메라 줌은 땡겨본다








아 천만 다행히도 날 보았다고 멀리 가진 않으신다

아직 세상의 시린바람을 못 보신듯 눈이 가늘다

아니면 나처럼 설날 백수의 낮잠에서 아직  깬









오늘은 영상 14도. 봄날같은 이월의 낮 햇볕에

좀더 취하고 싶으신지 벌러덩 다시 누우신 천사님

세상 만사가 다 가라앉는다 나의 불안 기우들도...




계속...




설날 뜻밖의 선물에 대한 여담.






브런치를 2년 동안 매주 써왔지만


난 재능도 능력도 없으니 작가따위 이젠 그만둘까


고민하던 차에 설날에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


읽어주신 오천명 이상의 독자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모두 새해에 소소하고도 즐거운 복이 가득하시길.


작가의 이전글 간사했던, 너무나 간사했던 날 몸과 맘의 산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