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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포쟁이 뚱냥조커 Dec 18. 2023

드라마보다 드라마틱했던 스포츠 티원결승전 전날의 광화문

각본없는 드라마 목쉬는 응원과 환희의 감동

.


온 세상이 티원이고 온 세상이 대상혁이다. 적어도 나와 내 주변인들은 일주일째 그렇다. 롤드컵에서 다른 한국팀들이 죄다 8강에서 탈락하고 마지막 티원 하나만이 남았을때, 티원은 그냥 롤 프로 구단이 아니라 사실상 한국 롤 국가대표팀처럼 기대와 응원을 받게되었고 마침내 지난 일요일 결승전에서 그 기대에 부응했다.



 두 달쯤 전에 나는 아시안게임 롤 금메달을 따낸 롤 한국대표팀의 인터뷰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페이커가 스포츠란 기존 과거의 관념처럼 단순히 몸을 움직여서 뭔가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를 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스포츠를 즐기고 응원하는 관객에게 기쁨과 영감을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는, 질문한 기자의 의표를 찌른듯한 그 인터뷰.




그리고 대상혁은 마치 자기가 말한대로 스포츠란 무엇인지 알려주겠다는 듯이, 팬들에게 약속을 지키듯 수많은 팬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주는 7년만의 우승, 자기 인생 네번째의 롤드컵 우승을 해냈다. 마치 작년 이맘때의 메시의 월드컵 우승과 작년 롤드컵 우승자 데프트의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명언이 상기되는건 그저 나만의 억지 춘향만은 아닐 것이다. 더 시간이 가버려서 내가 영감받은 전율과 환희를 잊지 않기위해 이 작고 부끄러운 글을 써보려 한다.





결승전 하루 전날 롤드컵 팬 페스타를 한다길래 방문한 광화문. 낮인데도 체감 영하를 왔다갔다하는 추운 날씨에 난 고작 한시간동안 무슨무슨 부스에서 무슨 행사하는지 눈대중 구경만 하고 카페로 도망갔지만 그날 분명 세종대왕과 티모 동상이 지켜보는 아래 만명은 우스운 내외국인 인파가 광화문에 몰려들었다.




광화문은 한국의 역사적인 광장의 상징으로 수많은 사건들과 눈물들이 서린 공간이지만 이날은 마치 2002년 한일 월드컵의 그때처럼, 사람들은 추운 공기에도 다들 행복해보이는 표정으로 코스프레를 하고 구경을 하고 행사참여하기위해 줄을 서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입구에서 나는 대상혁을 만나 조용히 내일 결승전을 위한 작은 기도를 올렸다.





그리고 6시 해가 질 시간이 되자 무언가 콘서트를 하는듯 굉장한 음악소리가 광회문을 가득 메웠다. 미리 대기한 사람도 엄청 많은것이 아마 저쪽 광화문 정문이 메인 이벤트인가 싶었다. 나는 카페로 돌아가서 랜선으로 콘서트를 감상했지만 분명 오프라인에서 직접 즐긴 사람들은 더 환희에 가득찼으리라. 내가 5년만 젊고 감기만 안걸렸어도 무조건 줄서다가 광화문에서 직관하면 좋았을텐데 싶은 좋은 음악인들의 라인업이었다.



랜선콘서트를 감상하다가 집오는 길가의 쓰레기를 하나 줍고나니 내일 결승전을 어떻게 볼지 문득 새삼 대단하게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그냥 집에서 볼수도 있지만 5년만에 한국에서 하는 롤드컵인데 이대로 놓치면 굉장히 아쉬울거 같다는 마음이 온몸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이제와서 고척돔 직관표를 구하기는 암표를 제외하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고, 차선으로 홍대 티원 베이스캠프 피시방을 가거나 서울지역 cgv에서 롤드컵결승 표를 구하는 방안이 떠올랐지만...  티원 베이스캠프는 이제 홍대에 살던 시절이 아니니 어림도 없고, 당연하지만 모든 서울 시지비가 매진이다.



2차 예매가 혹시나 오픈하마 기대했지만 어림도 없는 소리. 그나마 5표 정도 남은 인천이나 수원까지 원정이라도 가야하나 생각하다 아무리 그래도 그건 너무 멀고 피곤하다는 고뇌를 떠날수가 없다. 결국 나는 무슨 대학교 수강신청처럼1초마다 시지비 빈자리를 검색하고 검색했다... 겨우 한자리 있나 했는데 일반인은 안되는 장애인석이라 포기... 겨우 한자리 잡았다 했는데 결제하려니까 갑자기 이미 다른 손님이 예약한 좌석이라 뜨면서 강제 포기... 한시간 두시간 시간이 자꾸 가는 가운데, 두시간 30분째에 밤 11시 59분에 겨우겨우 운좋게도 근처 왕십리에


  닿았다.




Fin.




한편으로 써보려고 했지만 글이 머무나 길어져서 분할하기로...


다음 결승전 당일 후기도 최대한 빨리 완성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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