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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포쟁이 뚱냥조커 Mar 11. 2024

이별이 오듯이 새로운 인연도 온다 사람도 만화도

드래곤볼 작가님과 이별하기 3일차. 발인의 시간



드래곤볼의 작가 토리야마 아키라 옹의 부고를 들은 지 벌써 3일째다. 이 황망한 마음이 일본이나 중국 한국같은 가까운 나라만이 아니라 프랑스 멕시코같은 이역만리 지구 반대편 나라들에도 공유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그래 원래 알고 지내던 친구나 가족의 장례식도 삼일차엔 발인을 해야지. 어제 작게나마 나의 못난 손으로도 작가님을 추모하는 팬픽 손오공 그림을 하나 그렸고 나도 정신을 차리고 일상으로 돌아가야지...


그렇지만 진짜 내 마음이 장례식이라면


짠하게 한 잔 찐하게 마셔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간만에 만난 친구들과 난 생일 파티 겸 장례식을 치렀다. 무슨 축제가 벌어지냐고 묻는 방문객의 말에 축제가 아니라 장례식이라고 답변한  그 유명한 사진이 말해주듯이, 사실 축제와 장례식은 구별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와인에 소주에 맥주를 다양하게 마구마구 퍼붓고


겨우 돌아온 방구석에서 한 시간 자다깨니 엇


곧바로 숙취가 폭풍처럼 온몸을 휘감는다


한차례가 전쟁같은 밤을 보내고 수차례 화장실을 들락거리고 나니 이젠 조금 진정된 것 같다. 이제는 좀 후련하게 보내줄 수 있을 것만 같다. 잠도 오지 않는 이 새벽에 마지막 장례절차로 고인의 개쩌는 작품 드래곤볼 정주행을 해볼까 했지만...


오늘은 그저 내 의식부터 모든 것을 천천히 놓아주는 걸로 충분할 것 같다.


오늘 만난 친구들이 작년 결혼식때 약속도 없이 우연히 5년만에 다시 만나서 이제 또 반갑게 술잔을 나누듯이


사람도 만화도 이별이 있다는 건 새로운 만남도 있는 게 아닐까. 드래곤볼은 완결되어도 그 소년만화 최고의 자리에 원피스와 나루토가 오듯이,


그리고 슬퍼하는 손오공의 자리를 루피와 나루토가 옆에서 위로하듯이...


나의 인생도 또 새로운 이별과 만남으로 가득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왜냐하면





판타 레이. 저 옛날 그리스 시절 말처럼


만물은 흐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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