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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포쟁이 뚱냥조커 Mar 17. 2024

대단한 글감이 없어도 뭐라도 매일 쓰는 이유? 딱 6주

우리가 바라는 우리 웹툰 스샷에세이


그냥 조용히 증발해서 사라지고픈 일요일이다.



다시 글을 쓰기로 결심한 건 분명 작년 말이지만 결심한 뒤 그걸 실천하는 데는 한달이 넘게 걸렸다.  


그래도 어느새 대충 4주째 스샷 에세이니 그림일기니 도서관 보물찾기니 자작 습작시연습 등등 나름의 방법을 찾아서 루틴을 실천중이니 조금은 뿌듯해도 될지 모르겠다. 오늘은 또 무엇으로 글을 써볼까 고민하다가... 이 폰으로 저장한 7000개의 스샷의 맨 처음까지 내려가서 우바우. 우리가 바라던 우리라는 내가 애정하던 네이버 웹툰을 만났다




판타 레이. 세계는 계속 흐르고 변화하는 것이라고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말했지만 지금 21세기는 그 변화에 점점 더 가속도가 붙고 있다. 끝없이 뉴스와 사건사고가 터지고 현실보다도 더 자극적인 영상과 가상의 스토리텔링이 끝도 없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우바우 웹툰의 저 작가의 분신같은 캐릭터가 말하듯 잊혀지지 않게 새로운 걸 계속 내야 한다는 창작자의 압박감도 더더욱 심해진다.


물론 나도 자칭 창작자 글쟁이의 한명이니까 그런 압박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그 압박감은 단지 관객, 청자나 독자같은 외부의 압박만이 아니다. 나는 글을 쓰지 않으면 내가 글쟁이고 프로 작가지망생이라는 내 안의 자의식이 너무나 쉽게 흐려진다... 다른 사람들에게 나를 소개할 때 내가 작가라고 말하지 못할만큼.


그저 먹고 살기위해 다음달 월세를 내기위해 노동시간에만 잠시 혼을 빼놨다가 집으로 오면 그저 남의 창작물을 몰입해서 소비하기만 해도 시간은 너무나 잘 흘러버린다. 그래서 다시 글쟁이로 돌아오기 위해, 내가 나에게 잊혀지지 않도록... 별 대단한 재주도 글감도 없이 뻘글이라 할지라도 용을 써서 무어라도 글을 올려본다.


어디선가 글에서 인간이 원래 없던 새로운 습관을 몸에 익히려면 매일매일 4~6주 정도의 일정한 반복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 것 같다. 아마 그래서 군대 훈련소가 민간인을 군인으로 만들기 위해 4주 이상 완전히 격리된 환경에서 비인간적인 대우의 교육훈련을 시키는 게 아닐까. 글 연습이든 운동이든 뭐든 새로운 생활습관을 들이려면 크게 다르진 않을 듯하다. 이제 목표인 6주, 3월 30일까지는 겨우 2주밖에 남지 않았다...


내일은 또 아무것도 쓰지 못하고 바보같이 시간만 허비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괜찮다. 마감이라는 여신님은 나에게 항상 필요한 만큼의 작은 용기를 주니까.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듯이 7년째 쓰고있는 내 오래된 폰은 수천장의 사진과 스샷을 글감으로 남겨놨으니까...


그리고


작가라는 새는 날개펴는 법을 생각하며 날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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