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포쟁이 뚱냥조커 Mar 16. 2024

햄릿의 복수와 오필리어의 눈물-도서관 보물찾기

복수와 슬픔이라는 내 욕망을 마주 보기




주말에 도서관 속을 방황하다가 길을 잃다 보면 어느새 땅거미가 내려오고 하루가 끝나간다. 사느냐 죽느냐 또는 존재하느냐 마느냐 그것도 아니면 오늘 책을 한 권이라도 읽느냐 마느냐? 결단이 필요한 일몰의 시간엔 그 어떤 고전보다도 당연히 한 손에 잡히는 책은 복수의 이름 햄릿.







햄릿은 그 수많은 셰익스피어의 명작 중에서도 왜 수백년에 걸쳐 계속 인용하고 리메이크되 대표적인 고전의 위치에 자리잡았을까?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나는 아버지의 복수라는 감정이입하기 좋은 스토리텔링과 햄릿이라는 복잡하지만 속 시원한 캐릭터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복수를 원하는 아버지의 유령을 만나 혼란스러운 와중에 여러 정황상 삼촌이 자기 아버지를 죽인 게 틀림없다고 확신 후에 칼을 높이 들고 다짐하는 햄릿. 미치광이처럼 왕궁에서 연기를 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는 결국 복수를 성공하는 햄릿... 그는 미친 듯이 열심히 살아야 겨우 성공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합리적 이성을 차분히 실행해야 하는 현대인의 광기와 지성을 대표하는 듯하다.







그리고 이렇게 겉보기에 광기어린 햄릿을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는 약혼자 오필리아가 햄릿 못지않게 후대에도 이어져오는 비련의 여주인공이라는 매력있는 캐릭터 아니던가. 자신뿐만 아니라 여자 전체를 갑자기 비하하고 멸시하는 햄릿을 보면서도 오필리아는 천사들이여 이분을 회복시켜 달라고 말한다...


나라의 희망이고 꽃이자 예절의 거울이자 행동의 표본 존경의 귀감이었던 약혼자의 타락에 너무나 슬퍼하는 오필리아. 그녀는 결국 조용히 강물로 들어가 죽음을 맞이한다... 하지만 그로 인해 실로 인류 내내 잊히지 않을 불멸의 생명성을 얻게 되었다. 그녀를 주인공으로 재해석한 영화가 만들어질 만큼.






그리고 오필리아를 연상시키는 후대의 다른 창작물의 주인공이나 오마쥬한 작품은 굳이 일일이 열거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일 것이다. 소설이나 희곡을 쓴다는 것은 물론 좋은 이야기 재미있는 스토리를 쓰는 게 첫번째 목적이겠지만 햄릿이나 오필리아 같은 불멸의 캐릭터를 남기는 것 또한 커다란 성과이리라. 언젠가 나도 이런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캐릭터의 그림자라도 흉내내보는 날이 오려나. 이번 주말이 아직 남아있는 동안 햄릿을 읽어보지 않은 분들은 주변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한번 꼭 읽어보길 권한다...
















작가의 이전글 화이트데이에 여자친구랑 아내와 같이 식사하면 공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