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고 예술 중 쓰레기를 정의한다면 90퍼센트가 아니라 99퍼가 아마 굳이 두번 감상할 필요는 없는 작품들이 아닐까.
1퍼센트의 예술만이 한번 이상 볼 가치가 있고
그 중에서도 극히 소수의 작품들은 수십 수백번
수백년째 사람들에 의해 또 또 새롭게 해석된다
그런 멋진 작품들을 흔히 '고전'이라 부른다
오늘 찾은 보물은 바로 그런 고전을 리뷰하는 만화
인터넷을 열심히 떠돌던 사람이라면 한번쯤 이 키두니스트의 고전리뷰튠을 봤을 것이다. 디시라는 한국 인터넷의 하수구, 음지 커뮤니티에서 시작해서 당당히 종이출판 이라는 양지까지 진출한 작가는 굉장히 기쁘지 않을까. 물론 그건 작가의 준수한 그림실력과 지루할 수 있는 고전 소설들을 중요 스포일러 없이도 재밌게 독자를 몰입시키는 작가의 훌륭한 스토리텔링 역량 덕분이리라.
멋진 신세계나 1984, 걸리버여행기는 다들 고등학생 때부터 추천받는 고전 명작이지만 끝까지 다 읽는 사람은 드문 바로 그런 고전이기도 하다. 장미의 이름과 데카메론도 비슷한 조류인데 엇 긴다이치? 설마 소년탐정 김전일의 원래이름?사실 이전 고전리뷰들은 인터넷에서 보기도 했기에 난 참지 못하고 바로 긴다이치 코스케 부분부터 읽기 시작했다.
역시나 만화 소년탐정 김전일의 모체가 되는 작품이 바로 일본 추리소설의 고전 긴다이치가 틀림없었다. 그런데 이름만 따온 게 아니라 작품 분위기 플롯 클리셰 등등을 모조리 가져왔다니! 만화 김전일을 흥미진진하게 봤던 소년시절의 추억들이 약간 빛바래는 듯 해서 충격이었지만, 또한 한편으로 역시 재미있는 건 시대를 지나도 변치 않는 요소가 있나 보다 싶어서 즐거운 부분이다
그리고 일본 추리소설 특유의 시골에 대한 묘사, 봉건적인 폐쇄 사회에 대한 분위기가 뿌리와 역사를 가진 것이구나 알게 되어 매우 즐거운, 아니 흥분되는 기분이었다. 40~50년대 일본에서 추리소설이 처음 인기를 끌 때부터 하나의 클리셰로 정립된 작은 시골의 폐쇄성. 김전일에서는 육각촌 살인사건같은 곳에서 묘사되고 좀 더 확장하면 쓰르라미 울적에의 히나미자와 마을같은 곳에서 다뤄지는 그 음습함.
고전과 현대작품의 계보를 이어보는 이런 시도가 진정 고전을 즐기는 또 하나의 맛이 아닐까. 고전 소설을 평소 즐겨보는 사람이든 고전 같은 거 이제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든, 이 고전리뷰툰은 그 중간다리라 생각할 만하기에 꼭 한번 읽어보라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