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이자 제주도 책방 주인 요조는 노래뿐만 아니라 글도 맛있게 쓴다. 루시는 자기 안의 가수로서의 자아 또는 영혼이고 매번 노래하기 전에 겁이 나지만, 겁난다는 사실 자체는 하나도 겁나지 않는다고 용감히 말한다. 무섭고 두렵고 떨린다는 현실 자체는 내가 어떻게 생각하든 간에 항상 존재한다. 그냥 무서운 현실 자체를 무섭구나 하고 받아들인다면, 그때부터 허세가 아닌 진정한 용기가 솟아나는 게 아닌가 하고 요조는 우리에게 진정한 용기에 대해 표지부터 말하는 듯하다
시는 언제나 어려운데 나에겐 아주 쉽다고?설마 세상 모든 시인들을 일부러 도발하는건가 싶은 제목이지만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다. 자신은 모든 완독한 책을 기록해두지만 시집은 한 번도 완독한 적도 없고 완독하지 못하기에 중고서점에 도로 내다판 적도 한 번도 없다고. 언제나 완전한 해독에 실패하지만 그래서 그 실패와 오류의 과정들을 내 것으로 만들어 노랫말로 삼기도 하는 요조.
20대 어린 시절엔 예술가가 되기 보다는 예술가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했었다는 요조. 그래서 비극적인 예술가의 대표 고흐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고흐 책을 항상 가지고 다니고 읽는 척 했지만 이해하지는 못했다는 요조. 하지만 더 나이를 먹고 많은 창작의 경험들과 고흐의 그림을 직접 만나고서 그가 자기가 뭘 그리고자 하는지 알았다는 걸 이제야 공감하는 요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