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직자는 급식 무한리필이라는 무적의 꿈

밥과 시를 마시는 도서관의 발 없는 새 7

by 스포쟁이 뚱냥조커


무료급식을 기다리는 무직백수는 긴 줄에 분노한다


13일의 금요일의 저주인가 왜케 사람이 많나


아 고기반찬인가 화내기보다는 시라도 하나 볼까



그저 사소한 시 하나 읽으려고 폰을 켜는데


여기저기 외국 뉴스 속보들 눈과 귀를 어지럽힌다


이민자 시위를 진압하러 군대가 출동했다느니


전투기가 옆나라를 폭격해서 장군이 사망했다니


흉흉한 소식들로 온몸을 채우다 보면


조용히 세상 전체가 망하는 꿈을 그려본다


나만 망할 수 없다 남들도 다 죽어라 망해버려라


박찬일 시인께서도 솔직하게 토해버리듯


그 저열하지만 쉽고 편한 기쁨들에 잠시 취해본다


샤덴 프로이데니 르상티망이니 어려운 말보단


쌤통 쾌감이나 질투의 기쁨이면 충분하지


이렇게 망상하는 사이 어느새 20분이 지났네


그 많던 줄들 다 빠져나가고 이제야 밥을 받는다


불고기 불고기 신나는노래 나도 한번 잡숴본다


한번 더 먹어도 되려나 슬쩍 자리에서 일어나고


조용히 고기 한번 더 퍼올리며 근심을 가라앉힌다


그저 하찮게 툭하면 올라오는 그 못난 감정들


겨우 고기 한가득 입에 여물면 내려가는 세상아.


나는 왜 또 조그만 것들에만 질투하는가


별 것 아닌 원한들에 쌤통이라며 몸을 떠는가


고기야 고기야 너는 얼마나 작으냐


위장아 위장아 너는 이 쪼그만 세상보다 얼마나 더 위대해지느냐...





keyword
작가의 이전글후회해도 괜찮아. 정정하는 힘과 화산귀환 같이읽기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