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많은 인생, 리셋한다면 화산귀환의 매화검존처럼

화산귀환과 정정하는 힘 같이읽기2

by 스포쟁이 뚱냥조커


만약 인생을 리셋할 수 있다면 무엇부터 시작할까.


사노라면 기쁜 일도 있지만 종종 넘을 수 없는 벽


이길 수 없는 적과 마주치고 패배하고 후회한다


화산귀환의 주인공 매화검존이라 불리는 청명도


마교의 교주 천마의 천외천 무공에 벽을 느낀다


마교의 천마 단 한 명을 막기 위해


구파일방 수천명이 모두 달려들었으나 전멸하고


천하제일검이라 자부하던 청명도 팔 하나를 잃는다


그나마 화산파 모두가 전멸을 각오한 희생덕분에


체력이 다한 천마의 목에 최후의 일격을 날리지만


청명도 마침내 모든 기력을 다 잃고 쓰러진다



그래도 중원 전체를 위협할 수도 있는 최악의 적.


천마를 잡았으니 청명은 자신의 소임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천하제일검, 매화검존은 후회한다


세상을 구한 영웅이 되었는데 그는 왜 후회하는가



천하제일의 무공 재능이라 높이 떠받들여지고


숙적 무당파의 태극검제마저 제압한 검존이지만


자기가 좀 더 강했다면 조금만 더 수련했다면


화산파가 사실상 전멸한 현실을 바꿀 수 없었을까



그들이 살아서 좀더 웃고 떠드는 세상은 없었을까


죽음 직전에서야 후회하고 또 아쉬워한다


그런데 말도 안되지만 정말로 혹시 환생이 있다면


인생을 리셋해서 다시 시작한다면 어떨까



죽음뒤 영문도 모르고 흔한 거지로 환생한 청명.


불교에서 말하던 환생이 실존하는구나 놀라다가


지금이 자기가 죽고 백 년이나 지났고


화산파는 멸문 직전이란 현실을 알게 된다.


만약 내가 지금부터 백 년 뒤에 환생한다면?


그냥 예전의 후회많은 전생 따위는 부정해버리고


예전 인생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편하게 살까


솔직히 그런 쉬운 인생을 상상해도 무리가 아닌데


천하제일검까지 해본 청명의 선택, 묘책은...



그건 다름아니라 자신이 이미 정점까지 도달했지만


너무나 고통스럽고 후회한 과거의 자신처럼


그 화산의 무공을 처음부터 다시 익힌다는 묘책.



고수들 중에서도 정점에 오른 이들도 후회를 한다


부정하고 싶지만 인간은 신체적 한계로 어릴때만 가능한 배움이 분명히 존재한다. 21세기에 나이 40세에 아이돌로 데뷔하거나 프로 축구선수를 시작하는 건 불가능하다. 마찬가지로 매화검존, 화산 제일이자 천하제일검이 된 청명조차도 자기가 어릴 때 게을러서 기초 수련이 부족했었고 그걸 나이먹고 다시 처음부터 할 수는 없다는 건 명백한 한계점이었다.


그런데 청명은 인생을 리셋하는 기회가 주어지니 남들은 상상도 못할, 어릴 때 못한 기초부터 다시 꾸준히 수련한다는 엄청난 선택을 한다. 바로 이 부분에서 화산귀환은 아즈마 히로키의 정정하는 힘과 마주친다



우리는 살면서 누구나 선택을 하고 후회를 한다 그래서 후회되는 과거 고통스러운 흑역사 그 자체를 지우고 싶은 '리셋 욕망'에 시달린다. 그치만 이런 인생을 리셋하고픈 욕망은 그저 불가능하니까 쓸모없는 헛짓거리일 뿐일까?


정정하는 힘 옮긴이는 이런 리셋 욕망을 부정적으로 보기보다는 인생의 거쳐야 할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나도 그렇다. 그리고 아마 화산귀환에서 백년 뒤 환생한 매화검존 청명이도 동의하지 않을까.




이런 리셋 욕망은 순수한 이상을 추구하던 사람일수록 강해지기 쉽다. 하지만 이런 리셋은 자칫 과거와 함께 현실도 버리고 만다. 정말로 지금 현실을 바꾸고 싶다면, 그저 이상을 고집하며 때묻은 과거를 버리는 게 아니라 잘못된 과거를 반성하고 현실을 조금씩 이상에 가깝게 고쳐나가야만 한다. 이것이 아즈마 아재의 정정하는 힘이자 지속하는 힘이고 과거를 기억하는 힘, 민주주의의 힘이자 대화하는 힘이다. 이 힘들은 결코 다른 것이 아니며 서로 연결된 개념들이다.



화산귀환의 환생한 청명 또한 아즈마의 이런 정정하는 힘의 사상에 크게 고개를 끄떡이지 않을까. 백 년 뒤 화산에 돌아와보니 건물들은 쓰러지기 직전이고 어린 삼대제자 인재들도 다들 수준높은 매화검은 커녕 기본 무공을 배우려는 태도조차 엉망이다.


이런 막장스러운 상황이면 사실 청명이 자기 전생의 화려한 매화검법이십사수 등을 보여주며 자랑할 법도 하지만, 그는 이 초보들에게 논어를 들고서 천자문을 가르칠수는 없다고 생각하며 화산의 기초중의 기초인 지루한 육합검부터 가르치기로 화산의 최고 어르신인 장문인을 설득해낸다. 그리고 어린 삼대제자들에게 정말 기초적인 체력 단련부터 독하게 하자고 명령한다. 물론 자기 자신도 같이 수련으로 혹사하면서...


청명은 사랑하는 화산을 하나씩 정정해 나간다.


기초 수련부터 지속해야만 바꿀 수 있으니까.


아마 우리가 사는 현실도 기초부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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