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과 시를 마시는 도서관의 발 없는 새 9
햇볕이 눈부셔서 뭔가를 부수고픈 유월이다
박찬일 시인 말처럼 외계인같이 멀리서
실컷 놀다 희롱하다가 날 버리는 햇빛
온갖 근심으로 온몸이 무거워진다
해변까지 떠밀려온 딱한 참게처럼 떠밀린 나
누가 날 떠밀었나 그저 과거에 죽은 나의 망령들
죽은 자들의 망령이 산 자의 머리 위를 짓누른다
마르크스 할배가 말한 것처럼 죽은 햇볕에 짓눌려
몸도 영혼도 살해당할듯한 여름이 시작된다
그러니 가볼까
한 번도 걸어본 적 없는 바다로
아무도 없는 빛 너머로
물론 또 패배할 것이고 오늘도 파도에 패배했다
그렇지만 괜찮다 다 괜찮다
내 영혼의 다른 이름이 불굴이라면
그건 한 번도 꺾인 적 없는 영혼이 아니라
수없이 꺾여도 좌절을 모르는 영혼이니까
또, 출항의 해가 진다 그리고 떠오른다
계속... 다음 10번째는 박찬일 시인의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