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를 함께 맞는 장미처럼 웃었습니다 / 이상하
우산을 매일 준비했지만 기습의 명장인 비는 하늘에서 내리다가 신발 밑창에서 갑자기 솟아오르는 계절입니다 당신은 또 귀찮다고 투덜대면서 우산을 놔두고 집을 나섰지만 돌아오는 역에 가까워지면 자연스레 나보고 나오라 합니다 나도 툴툴대면서 우산 두 개를 챙기지만 얼라리오 둘 다 녹슬어 고장난 듯한데 왠지 나쁜 기분만은 아닌 듯 합니다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라고 좋아하는 시인분이 말하신 시구를 떠올리며 우리는 바보같이 우산도 없이 역에서 집까지 함께 걸었지만 그 비 오는 북새통에서도 지나가며 장미 하나를 같이 찍었습니다 장미가 분명 웃는듯한 표정을 보았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