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레이 만물이 흐른다면 술도 나도 산책을
별의 강물에 발을 담근채로 한잔한다는 유하 시인
햇볕은 오늘도 따가우니 나도 한잔하러 떠나볼까
정오도 지났고 오후 세시가 넘어도 폭염이 매섭다
그래서 더 두근거리지 뜨거울수록 계곡은 시원해
숲과 하늘이 비쳐보이는 투명한 물의 관악계곡
슬슬 온몸이 땀바가지니까 계곡 속 입수의 시간
세시 반 나의 늦은 점심은 감자칩과 소다주
시장한 만큼 짜릿하고 새큼한 맛으로 나를 적시고
이제야 온몸을 찬찬히 계곡에 담금질한다
어제의 내 몸은 소금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나
오늘의 내 몸 내 영혼은 산산이 녹아내린다
몸을 녹여 식혔으니 이제 뜨겁게 다시 한 잔
작년처럼 관악산 계곡덕분에 또 여름을 버텨낸다
구름가득 하늘은 해의 열기를 가려주려는 오후
산책을 끝내고 집에 오니 노곤노곤 잠이 오려나
고양이랑 산책하다 같이 잠드는 한여름 밤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