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을 시작하며,
1/
믿을 수는 없지만 2월이다.
더 믿기 어렵지만 구정 연휴도 끝났다.
더는 미룰 수 없는 2021년.
서로의 귓속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를 넣어주던 다정한 날들은 지나가고
각자 꿈꾸고 다짐하던 내일의 무언가를 실행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나의 그 '무언가'를 뭐로 채워야 할까 고민하다가, 풀어내 보기로 마음먹었다.
머릿속이 엉킬 때마다 글로 풀어보고, 틈틈이 빈 곳을 채우는 기록을 시작해보기로 한다.
꾸준한 글쓰기 연습이 되길 바란다.
2/
'오늘의 열매는 내일의 숲'이라는 소개글을 달아두었다.
하루의 기록을 그날의 열매로 삼고
그 열매들이 차곡차곡 내일을 꿈꿀 수 있는 그런 글들을 기록해두고 싶다.
3/
'내일은 숲' 은 내가 처음으로 쓴 단편영화 시나리오의 제목이기도 하다.
한밤중 동물원에서 탈출한 곰을 찾아 숲으로 향하는 아이들의 이야기.
숲에서의 에피소드를 떠올릴 때면 아래의 숲 사진을 노트북 바탕화면에 띄어놓았다.
포르투갈 리스본에 있는 굴벤키안 미술관Gulbenkian Museum의 숲.
시간이 빠듯한 여행자의 발걸음을 세 번이나 돌리게 만든 곳.
눈을 감으면 광장 돌계단에 앉아 여행 일기를 썼던 그 날 오후의 오감이 살아난다.
적당히 띄어 앉아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의 여유, 나무 그늘과 새 소리, 납작 복숭아의 달큰함...
그런 글을 쓰고 싶다.
나 혼자만의 오감 만족 경험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닿아 미소로 번질 수 있기를.
굴벤키안의 산들바람 같은 마음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