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코 뜰 새 없이 바빠서 좋아하는 책 한 글자 볼 여유조차 없고 돈이 없어 먹는 것까지 아끼면서도 그 안에서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내가 기특하다. 스스로도 귀여운 생각이다. 하지만 이럴 때 오히려 글은 나온다. 막다른 곳에 밀려 마구 쏟아져 나오는 느낌이다. 노래 한 곡 듣는 그 순간이 정말 신나고 그래서 감사하다.
그만큼 난 이기적이다. 어느 것보다도 내 기분 내 상황이 가장 중요하다. 1분이라도 시간을 아껴서 빠르게 쉬어야 하고, 내 기분에 입 아프게 떠들며 상대에게 공감을 요구하고, 짐을 버스 옆자리에 다 밀어둔 채 금방이라도 내리기 쉬운 자리에 앉는다. 그럼에도 비는 그쳐주고 젖은 단풍은 예쁘고 신호도 내 앞에서 딱딱 바뀌어 주시고. 이 모든 게 나를 위해서라 생각하는 것.
어느 순간부터 인생이란 단어 안에 너무 많은 부정이 담겨있다고.
행복함만을 꿈꾸던 어린 날의 모습이 까마득하게 느껴질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