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잃어버린 사랑

사랑해라는 말이 남용되지 않기를 바라요

by nabong

사랑이라는 단어가 주는 집합적인 의미와 함축적인 의미에 대해서 끊임없이 생각한다 과거의 나는 사랑해라는 말을 즉, 사랑이라는 단어를 가볍게 사용했던 것 같다. 하트라는 이모티콘도 가볍게 사용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어느 새부턴가 사랑이라는 단어는 함부로 사용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부쩍 든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언어적으로 비유되는 사랑의 종류에는 아가페, 에로스, 필레오, 스톨케가 있다. 아가페는 성경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사랑이라고 말한다 내가 또 우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사랑, 기브 앤 테이크가 없는, 수직적인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무조건적인 사랑이라고 표현하면 쉬울 것 같다. 에로스는 정신적인 사랑이라고 말한다. 이성애라고 볼 수 있다 필레오는 우정이 담겨있는, 나와 관계되어 있는 직장 동료나 또는 친구들에 관한 사랑이라고 말한다. 어느 정도의 관계성을 나타낸다. 스톨케는 가족 간의 사랑을 나타낸다. 소속감이 부여되는 공동체적인 사랑이라고 생각된다.


남편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나를 향한 사랑이 어떤 사랑이냐고, 내가 생각한 답은 아가페였지만 돌아온 답은 스톨케였다 섭섭한 마음으로 아가페가 아닌 이유를 물었지만 본전도 찾지 못한 답이 되어 내 마음을 눌렀다. "아가페적인 사랑이라고 말로는 쉽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아가페적인 사랑을 하기는 어려워. 아가페는 하나님의 사랑을 나타내는 단어인데 그 누가 하나님의 사랑을 할 수 있어? 사랑하는 아들을 내어주시기까지 사랑하신 그 사랑을 누가 아무렇지 않게 입에 담을 수 있어?"라고 하는 말에 뼈를 두드려 맞은 느낌이었다. 맞다. 아가페 사랑은 인간이 실현할 수 없는 초월적인 느낌의 거룩한 사랑이다.

그만큼 인간을 사랑하셨기에 사랑하시기에 보이고 나타나는 사랑이니까 그래서 스톨케라고 대답한 이유는 거창하지는 않다 꾸밈도 없다. 가족애이지만 가족애보다는 더 깊고 크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안다.

남편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사랑의 비율과 깊이를 말로 설명할 수 없지만 숫자로 표현한다면 100퍼센트의 사랑이다. 많이 사랑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니까. 사람마다 말하는 사랑의 정의는 전부 다를 것이다. 또 사랑의 정의는 한 가지만으로는 요약할 수 없기도 하다.


내가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는,

"싫어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구별하는 것"

"나의 모든 것을 내어주어도 아깝지 않은 것"

"온 맘 다해 진심의 응원을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사랑한다고 말하고 사랑을 상징하는 하트 이모티콘을 붙이는 사람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가볍게? 그냥? 친밀감을 높이고 싶어서? 현재 나의 기준에서는 이 이유들은 내 마음에 녹아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야 사랑해"

"너무 사랑하는 떡볶이" 등으로 비유하자면,

인간에게 사랑한다라고 고백하는 것이 그 사람을 정말 사랑하지 않는다면 사랑이라는 표현은 남용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음식이나 사물, 장소 등에 빗대어 사랑이라는 단어도 많이 사용이 되는데 그것도 맞는 표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좋으니까 사랑이라는 단어를 붙인다라고 생각할 수 있고, 나의 이런 마인드가 까다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이토록 아름답고 귀중한 단어가 아무렇지 않게 쉽게 남용되는 것은 나를 회의감에 빠지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내가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에 수용되지 않는다면 사랑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사랑이란 단어를 전달하는 사람이 적다. 아니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다.


실은 마음은 그렇지 않으면서 사랑이라는 단어로 포장하려고 하는 것, 무언의 상황 또는 관계를 풀어가기 위해 사랑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성경에는 사랑에 관한 말씀 구절이 많이 나온다. 그중 대표적인 말씀을 하나 이야기해 보자면,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고린도전서 13:4~7절 말씀이다.


고린도전서 13장은 사랑장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사실 이 정도 깊이의 사랑은 하나님만 행하실 수 있는 것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하늘 아래 모든 인간은 이 사랑을 실현하며 살아갈 수 없다.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완전하지 못한 인간인지라 그 사랑을 닮아가기 위해 발버둥 치고 애쓰며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 그렇게 말하는 게 맞다. 하나님의 사랑은 포용하지 못할 것이 없으니까. 이만큼 사랑이라는 것은 너무 값진 것이다. 쉽게 뱉을 수 있는 말이 아니다. 무거움을 지닌 말이라는 뜻이다. 아름다움이라는 옷을 입고 있는 사랑이 본연의 모습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이들이 사랑의 의미를 다시 한번 깨달아 알기를 바란다. 다섯 손가락을 넘어 나에게도 진정한 사랑의 언어를 주고받는 사이가 늘어났으면 좋겠다. 이마저 하나님의 사랑으로 사랑하며 살아간다면 안될 일이 아니지 않은가. 앞으로도 하나님의 사랑을 닮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고, 그런 나의 모습을 통하여 하나님의 마음이 기쁘시기를, 또한 옷을 잃어버리지 않는 사랑이 될 수 있도록 더욱 사랑의 소중함을 알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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