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그래서 나는 AI로 글을 쓴다

답을 묻는 대신, 질문을 남기기로 했다

by 조이질문노트

불과 몇 달 사이에 여기까지 왔다.


우연히 보게 된 한 애니메이션 영상과,
그 아래에 이어진 대화들.


속도와 퀄리티에 대한 놀라움은 잠깐이었고
오히려 오래 남은 건 다른 질문이었다.


이제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이야기라는 말.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기도 했다.


AI는 점점 더 잘 만든다.
빠르고, 싸고, 정교하다.


그래서 이제
‘만들 수 있느냐’는 질문은 중요하지 않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질문은 자연스럽게 바뀐다.


왜 이 이야기를 해야 하는가.


나는 AI로 글을 쓴다.
정확히 말하면, AI와 함께 쓴다.


문장을 다듬고,
구조를 정리하고,
생각을 밀어주는 역할을 AI가 맡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AI를 쓰기 시작하면서
내가 가장 많이 하게 된 일은
쓰기보다 결정이었다.


이 글을 써도 되는지.
지금 이 이야기를 꺼내는 게 맞는지.
이 문장이 내 경험을 대신 말해도 되는지.


AI는 답을 빠르게 준다.
하지만 무엇을 물을지는 대신 정해주지 않는다.


그 선택의 순간에서는
여전히 사람이 멈춰 서게 된다.


그래서 나는 숨기지 않기로 했다.
AI의 도움을 받는다는 사실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단의 책임은 내가 진다는 사실도.


문장은 AI가 만들어줄 수 있다.
하지만 어떤 문장을 남길지는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이 연재의 이름을
‘질문노트’라 붙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나는 해답을 정리하는 사람이라기보다
질문을 기록하는 사람에 가깝다.
그리고 그 질문들은 대부분
선택의 순간에서 태어났다.


AI가 점점 더 많은 것을 대신해주는 시대에
사람에게 남는 역할은
오히려 더 분명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엇을 할지 결정하는 일.
왜 이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묻는 일.
그리고 그 과정을 기록하는 일.


빠른 해답보다
오래 생각해볼 만한 질문을 남기기 위해
나는 AI와 함께 글을 쓴다.


이것이
지금의 나를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