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Noon Report

낭만 체이서

방향에 대한 고찰

by 조이배 Zoe

낭만을 쫓으며 살고 싶다. 내 마음 깊숙한 곳에는 언제나 환상적인 세계들이 자리 잡혀 있다. 그곳에는 적당한 낭만의 온도가 자유와 따뜻하게 버물어져 부드러운 웃음만이 가득하다.


이상과는 달리 현실은 낭만에 박한 걸 자주 느낀다. 얼마 전 프랑스 어느 사회학자 강연에서 이런 내용을 봤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가들의 영향으로 우리는 낭만을 돈을 주고 사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그렇지만 실제로 내가 느끼는 낭만이란 이런 것들이다. 돈이 없어 차비를 아껴보려고 걷다가 바닥을 뒹굴며 웃던 기억, 함께 모여 경기를 준비하고 마침내 승리를 거뭐진 날의 물총 싸움 같은 것들. 비싼 레스토랑에서의 식사와 와인, 비싼 값을 주고 간 해외 어느 해변에서의 칵테일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아무것도 없이 시작할 수 있는 곳에 오고 싶었다.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모인 사람들과 돈 없는 채로 뒤숭숭하고도 환한 웃음을 짓고 싶었기 때문에.


이곳에 오고 새로운 문화와 사람들을 겪고 있다. 그러면서 할인마트에서 산 6불짜리 와인을 마시며 서로의 어린 날들을 조금은 부풀리기도, 숨겨가기도 하며 두려움과 외로움을 풀어낸 밤이 있었다. 저렴한 단기 숙소의 쿰쿰한 매트리스 위에서 앞으로의 날들에 대한 불안을 숨겨가며 웃던 밤도 있었다. 차비를 아끼기 위해 한가득 무거운 가방을 꾸려 매고 걷던 중에도 우리의 웃는 표정에 드러난 치아는 파란 하늘의 구름처럼 새하얗고 예뻤다. 오늘은 새로운 모양의 집들과 정원들에 휘둥그레 눈을 뜨고 우리의 새로운 미래를 꿈꿔보기도 했다. 거리에는 꽃나무가 줄지어 있던 게 걷고 있는 이 길이 꽃길인 듯 싶기도 했다.


어느 방향으로 가야 내가 원하는 곳에 다다를지는 모르겠다. 낭만에 과연 방향이 있는지도 모르겠고. 그렇지만 내가 있는 곳에서 언제나 최선을 다해 낭만을 따를 거다. 풍파의 시름 앞에 설지라도 절대 잊지 않고서 말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