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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yjin Jan 02. 2019

새로운 마케팅 솔루션으로 떠오르는 후각

마케팅 인사이트

마케팅과 비즈니스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목을 끄는 일이다. 브랜드나 상품을 어필하는 동안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아 둬야 하지만, 자극적인 콘텐츠가 범람하는 현대 사회에선 이것이 꽤 어려운 과제가 됐다. 이전엔 상대적으로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하던 청각, 후각, 촉각 등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그동안 시각 콘텐츠에 집중하느라 중요성이 평가절하된 점도 있지만, 기술적인 문제도 있었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구현할 수 있는 감각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증가하는 추세다.


프랑스 기업인 스니피(Sniffy)는 후각을 마케팅에 이용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 중이다. 식음료 판매점에서 향을 함께 제공함으로써 고객에게 제품에 대한 정보를 상세히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가공식품 같은 경우는 밀봉돼 있어서 어떤 맛일지, 어떤 느낌일지 포장만 보고 알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단점을 상쇄하기 위해 시식이나 시음 행사를 마련해 제품을 체험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지만, 직접 만날 수 있는 고객의 범위가 한정적일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 모든 제품을 이렇게 하긴 힘들다. 



스니피는 카메라가 달린 디스플레이 형태로, 제품을 스캔한 후 그에 해당하는 향을 분사한다. 향기는 온라인으로 연동된 카트리지를 통해 방출되는데, 최대 2m까지 전달한다. 맛을 직접 체험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사람은 향을 맡으면 어떤 맛일지 대충 가늠할 수 있으므로 충분히 유용한 솔루션으로 보인다.


https://www.engadget.com/2018/01/07/sniffy-market-will-let-you-smell-products-as-you-shop/



디스플레이의 카메라는 음식을 스캔하는 데 사용될 뿐만 아니라 고객의 표정 및 반응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에도 이용된다. 자동으로 제품을 판매하면서 데이터 수집까지 이루어지는 것이다. 소비자로선 자신의 반응이 자동으로 데이터화되므로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시장조사와 판매, 마케팅을 분리해 진행하던 기업으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본격적인 마케팅 도구로 개발 중인 사례 외에도 후각을 강조하는 마케팅은 꾸준히 있었다. 냄새가 기억에 영향을 준다는 프루스트 효과를 노린 것이 대부분인데, 앞으로 좀 더 증가할 전망이다. 범람하는 시각 콘텐츠 틈에서 같은 시각적 자극으로 어필하는 일이 점점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기업이 아닌 개인도 시각 콘텐츠를 끊임없이 생산하는 시대인 만큼 소비자를 광고 콘텐츠에 오랫동안 머물도록 붙잡아두는 일은 어려워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행태도 변화하고 있다. 한가지 콘텐츠를 오랫동안 보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훑고 지나간다. 찰나의 순간을 잡지 못하면 사라지게 된다.


많은 기업이 새로운 감각을 필두로 하는 마케팅을 펼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다루진 않겠지만, 마음을 진정시키는 소리를 활용한 ASMR 마케팅이 대표적인 트렌드다.


요리책을 홍보하기 위해 버스정류장에 광고판을 설치하는 것은 그다지 특별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여기에 향을 더한다면 이색적이고 특별한 광고가 된다. 출퇴근길이 가장 배고픔을 느낄 시간대라는 가정하에 버스정류장을 설치 장소로 선정했다. 먹음직스러운 초콜릿 케이크 사진이 걸려있을 뿐만 아니라 식욕을 돋우는 냄새까지 나므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입안에 침이 저절로 고이게 된다.

https://www.campaignlive.co.uk/article/harpercollins-installs-scented-bus-shelter-target-commuters-point-hunger/146304


꼭 새로운 방식이나 기술을 도입하지 않아도 후각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다. 스웨덴의 식료품 체인인 쿱(Coop)은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인식을 환기하고자 올드 밀크(Old Milk)라는 향수를 제작했다. 향기로운 냄새가 아니라 썩은 우유 냄새가 나는 향수인데, 유통기한만 보고 음식을 버리는 사람들에게 상함의 기준을 정확히 알려주기 위함이다. 향수에서 나는 냄새가 우유에서 나지 않는 이상 유통기한이 지났어도 먹을 수 있음을 직관적으로 알려준다. 썩은 우유 향을 재현하는 데 전문적인 조향사의 능력과 기술이 필요하긴 했지만, 이런 식의 후각 마케팅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식품을 유통하고 공급하는 업체로서 책임감을 보여주는 동시에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제고도 효과적으로 달성한다.

https://www.coop.se/old-milk

https://youtu.be/GCdGO3HktJ8


시각으로 사람들을 매료하던 브랜드들이 다양한 감각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후각을 택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후각이 기억, 각인과 가장 관련이 큰 감각기관이기 때문이다. 몰입적인 시청각 경험을 제공하는 가상현실도 후각을 비롯한 다른 감각을 지원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세상은 눈으로만 인지하는 것이 아니기에. 더 집중하고 몰입해서 자신을 바라봐주기 원하는 브랜드들이 새로운 감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다.


https://newatlas.com/feelreal-vr-mask-smells/57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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