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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yjin Mar 04. 2019

공기 정화 커튼 - 기능과 형태가 달라지는 사물

대기 질이 연일 최악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의 공기청정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케아가 2020년 공기정화기능을 갖춘 커튼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커튼 섬유 표면에 무기질처리를 해 대기오염 물질이 빛과 접촉할 때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원리다. 공기청정기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대기 오염을 커튼이 보조하는 것이다. 특히 오염물질이 직접 유입되는 창문에서 어느 정도 정화 기능을 담당하게 하는 아이디어라 영리하다. 외부와 내부의 경계에서 사용하는 소품인 커튼에 사람들이 간절히 필요로 하는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다.


https://vimeo.com/318156967

https://www.ikea.com/us/en/about_ikea/newsitem/021919-IKEA-GUNRID-curtain


콘셉트 디자인이지만 더욱 적극적으로 이런 기능을 추가한 커튼이 있다. 중국의 산업 디자이너인 Colt Chow의 작품. 아예 공기청정기가 포함된 커튼이다. 우리나라보다 대기 오염이 심각한 중국의 디자이너로서 공기청정기와 전동 커튼을 결합한 제품을 디자인했다. 커튼은 스마트폰으로 제어하며, 앱으로 리모컨 기능을 사용하거나 대기 질 정보를 받아본다. 인공지능 모드에선 알아서 대기 질을 조절하기도 한다. 일차 필터(Primary Filter)를 비롯해 활성탄 여과장치(Activated Carbon Filter), 헤파(HEPA) 등의 거름 장치로 이케아 커튼보다 적극적으로 공기를 정화한다.


https://www.behance.net/gallery/74801917/PLANT

대기 질이 나빠지면서 공기청정기는 집안의 필수품이 됐다. 이는 곧 집안에 놓아야 하는 가전제품이 하나 더 늘었다는 뜻이 된다. 여름엔 제습기, 에어컨, 겨울엔 가습기가 별도로 필요한 우리나라 기후를 고려할 때 공기청정기는 필요하지만, 보관하기는 참 골치아픈 물건이다. 점점 소형화되는 집 면적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벽걸이형 공기청정기가 대안이 될 수는 있지만, 오로지 공기청정만을 위해 벽에 무언가를 설치하는 것도 다소 부담스럽다. 디자인에 따라 인테리어를 해칠 수도 있고.


위의 두 사례는 가구, 가전, 소품 등이 변화할 미래 모습을 보여준다. 점점 소형화되는 가구, 도시 인구의 증가, 대기 질 악화 등의 복합적인 요소는 기존의 분리된 물건을 하나로 통합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공간 차지를 최소화하면서 가전제품이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위치를 찾아간다. 창문에서부터 외부의 오염물질을 차단하는 공기청정 커튼의 콘셉트처럼 말이다. 열악한 환경일수록 사용자 경험을 고려한 디자인이 중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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