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나의 자리를 만들어 준 마음
마이너스의 상태임에도 나를 앞으로 내보내는 감정이 있다.
나는 늘 '불안'을 품고 살았다. 타인에게 걸었던 잘못된 기대처럼,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안을 느끼곤 했다. '건축사 자격시험'을 공부 중일 때였다. 시험은 얼마 남지 않았고, 지인들과의 식사자리가 생겼다. 정말 가고 싶지 않지만, 그동안 제대로 수다의 시간조차도 가져 본 적이 없는 터라 가고 싶었다.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아서 가지 않는 것이 맞지만, 결국 나는 가는 것을 선택했다.
그리고 자정이 넘어서야 집에 들어왔다. 다음 날이 쉬는 날이었다. 마음 푹 놓고 자고 싶었지만 잘 수가 없었다. 결국 새벽 3시까지 샤프를 들고 손도면을 그렸다. 그날은 '시험도 얼마 안 남았는데, 공부도 안 하고 이런 미련퉁이야'라는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었다. 결국 그 시간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나는 공부를 했다.
마음속으로는 '이렇게 공부했는데, 떨어지면 남들한테 뭐라고 말하지'라는 말이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다. 그렇게 불안한 마음으로 시험공부를 이어가야 했다.
항상 이런 식이었다. 무언가를 목적으로 둔 상황이 있다면 '불안'에 사로잡혔다. 늘 불안에 사로잡혀 늘 무언가를 공부하는 시간이 많았다.
불안은 나를 몰아붙인다. 나의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모하게 만든다. 불안에 이미 사로잡혀있다면 쉽게 헤어 나올 수가 없다. 이미 온 정신이 그곳에 쏠려있기 때문이다. 계속 이렇게 둘 수는 없었다.
"불안은 말하거나, 글을 쓰면 해소할 수 있다."라는 글을 책에서 읽은 적이 있었다. 나는 말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후자인 글을 선택했다.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날의 불평, 불만, 불안이 모두 그 속에 담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쁨, 즐거움, 설렘'의 나름 긍정적인 감정도 담겼다.
일기를 쓰면서 감정들의 상태를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최근에서야 생각한 것은 "'불안'이 있음으로 인해서 내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구나"였다.
그 후로는 '불인'이 과연 부정적이기만 한 감정일까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불안이라는 감정을 느낌으로서 나는 더 노력을 했다. 그리고 문제가 생길 것은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가끔 나도 믿지 못해서 두 번, 세 번 확인해야 하지만 말이다.
불안이 불편한 감정임은 분명하지만,
나를 나아가게 하는 감정인 것도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