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이 사라진 자리를 지켜내면서

야근과 주말출근이 일상이 된 회사

by 조이풀

현재 회사에 근무한 지 어느덧 3년이 되어간다. 작년 하반기부터 회사의 칼날이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입사 당시와 비교하면 절반 가까운 인원이 사라졌다. 작년 연말에는 일이 없었다. 프로젝트는 줄어들었고, 사무실은 묘하게 조용했다. 하지만 올해 초는 달랐다. 신규 프로젝트가 들어오고, 멈춰 있던 기존 프로젝트도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문제는 하나였다. 사람은 줄었는데, 일은 늘어났다.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인원은 이미 절반으로 줄어든 뒤였다. 결국 남은 사람들이 그 자리를 메워야 했다. 회사에서 ‘칼날’은 누구에게나 두려운 단어다.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상상해 봤을 장면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불만은 있어도 쉽게 꺼내지 못한다.


야근은 자연스럽게 일상이 되었고, 주말 출근도 당연한 선택처럼 받아들여졌다.

불만은 많지만, 말은 줄어들었다.


일이 싫은 것은 아니었다. 다만 아무리 해도 줄지 않는 일은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오늘은 야근하고, 내일은 일찍 들어가자.”

그 말은 매일 반복되었다. 그리고 결국, 일주일 내내 야근하는 상황이 되었다. 내일은 오지 않았다.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면서도 소통은 점점 어려워졌다. 회의는 늘었지만 대화는 줄었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각자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속도는 붙었지만, 진척은 느려졌다. 인원이 줄어들자 업무의 밀도는 높아졌다.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은 점심시간과 저녁시간, 식당으로 이동하는 몇 분뿐이었다. 예전에는 그 짧은 이동 시간에도 웃음이 오갔다. 사소한 농담과 주말 계획이 자연스럽게 섞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말이 줄었다. 식사를 하러 간다는 작은 즐거움조차 희미해졌다. 식탁 위에는 음식보다 침묵이 더 많이 놓여 있었다.


우리는 일하고 있었지만, 점점 말이 없어지고 있었다.


누군가는 잡아두었던 주말 일정을 취소했다고 했다. 다들 비슷했다. 모든 것이 강요되는 분위기였다.
약속은 미뤄지고, 계획은 접히고, 개인의 시간은 뒤로 밀렸다.

회사는 돌아가고 있다.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겉으로 보기엔 문제없어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안다.

작업속도가 빠른 것과 작업의 품질을 높이는 것은 다르다는 걸.


사람은 줄어도, 책임은 줄지 않는다.


요즘 나는 종종 생각한다.
우리가 지금 버티고 있는 걸까, 아니면 소모되고 있는 걸까.

그리고 이 질문은 아마 나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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