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걷다가 발견한 삶의 패턴
서울을 걷다 보면 유독 눈에 들어오는 건물들이 있다. 특별한 장식이 있는 건물도 아니고, 유명한 건축가의 작품도 아니다. 그저 하나의 모양이 반복되는 건물들이다.
서울에서 나는 대부분의 이동을 걸어서 한다. 물론 거리에 따라 다르지만, 가능하다면 도보를 선택한다. 느리게 걷는 속도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보게 만든다. 차량 안에서 빠르게 스쳐 지나갈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속도를 늦추자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걷다 보면 다양한 건축물과 마주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유독 시선이 오래 머무는 건물들이 있다. 바로 반복되는 패턴을 가진 건물들이다. 단순한 하나의 모양이 시작이 된다. 그 모양이 여러 번 반복되며 하나의 요소가 되고, 그 요소들이 모여 건물의 입면을 만든다. 하나의 반복이 건물을 완성한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삶도 비슷하지 않을까. 우리의 삶 역시 하나의 작은 행동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행동이 반복되면서 하루가 만들어지고, 일주일이 되고, 결국 하나의 삶이 된다.
2020년 즈음을 기점으로 나는 하루를 보내는 방식을 조금씩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하루에 20분이라도 읽자.” 아주 단순한 마음에서 시작된 행동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고, 지금은 브런치에 글을 공개할 수 있게 되었다.
경제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던 나는 경제 공부도 시작했다. 쉽고 간단한 책 한 권에서 시작해 지금은 주식 투자를 시작한 지 7년 정도가 되어 간다. 비록 소액이지만, 잃지 않는 투자와 꾸준히 쌓아가는 투자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처음 시작되는 작은 행동 하나는 대단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반복되면 조금씩 쌓이기 시작한다. 하루에 쌓이는 것은 아주 작은 것들이다. 그러나 그 작은 행동들이 반복되면서 나의 시간을 조금씩 채워가기 시작했다. 삶의 형태도 반복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까.
건물의 입면이 반복으로 만들어지듯, 삶의 형태 역시 반복으로 만들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인생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단순한 하나의 모양이 여러 번 반복되어 패턴을 만들고
그 패턴이 건물의 얼굴이 되듯이, 우리의 삶도 그렇게 하루의 반복 속에서 조금씩 모습을 갖추어 간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하나의 작은 반복을 다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