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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쉬플랏 Sep 02. 2021

오늘의 던 리스트

오늘의 단어: 칭찬

투 두 리스트가 아닌 던(Done) 리스트 쓰기가 유행이라고 한다. 할 일을 적어놓고 모두 완수하지 못해 찝찝한 기분으로 잠드는 대신, 오늘 이미 해낸 일들을 적고 스스로 칭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마감하는 것이다. 아무리 사소한 일일지언정 해낸 것을 축하하는 이 의식은 더 해야 할 일이 있지 않을까, 나만 루틴에 안주하는 게 아닐까 쉽게 불안해하는 한국인들의 마음에 평화와 안식을 가져다줄 듯하다. 그래서 나도 적어본다, 2021년 6월 24일의 던 리스트.


한 시간 더 자고 싶은 마음을 물리치고 6시 50 분에 기상해 40분 운동을 마쳤다.

마을버스가 평소보다 늦게 와서 마음이 급했지만 어차피 지각하는 것도 아니니 천천히 가기로 마음먹었다. 할아버지가 먼저 안전하게 내리실 수 있도록 뒤에서 차분히 기다렸다.

이번 주까지 꼭 읽어야 하는 책을 지하철에서 오분의 이 정도 읽었다.

얼음 가득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유혹을 물리치고 따뜻한 커피를 내려 마셨다. 에어컨 바람에 곧 추워질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어제저녁에 탄수화물을 안 먹어서 너무 배고팠는데도 점심시간까지 열심히 일했다. 까다로운 메일도 하나 처리했다.

돈가스와 메밀국수를 하나씩 시켜서 동료와 사이좋게 나눠 먹었다.

이번 주까지 돌려줘야 하는 교정지를 거의 다 봤다.

집에 와서 유튜브를 켰다가 〈비긴 어게인〉 박정현 플레이 리스트에 걸려들었다. 시간은 좀 썼지만 오랜만에 두근거리는 감정을 느끼며 몰입했다.

매일 하는 프랑스어 낭독 스터디. 대본을 완독하는 속도가 어제보다 평균 20초 빨라졌다. 버벅대던 숫자도 자연스럽게 읽혔다.

시간이 늦어 고민했지만 용감하게 컴퓨터를 켜고 에세이 쓰기를 하고 있다.


사이사이 해낸 일이 더 있지만 지면 관계상 여기까지만 쓴다. 오늘도 아주 잘했다 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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