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디어가이 Oct 01. 2016

캐나다에서 부는 나비효과, 넷플릭스

경쟁자의 몰락으로 가입자를 넷플릭스에 몰아주다

| 캐나다의 넷플리스 경쟁자 쇼미(Shomi) 


캐나다의 쇼미(Shomi)를 아시나요? - 모르셔도 상관없어요. 곧 없어지니깐

한국에는 푹(Pooq)이 있고, 미국의 훌루(Hulu)와 캐나다의 쇼미의 공통점은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라는 점과 모두 JV(Joint Venture - 합작사)라는 점인데요. 

모회사들이 힘들어지면 지원이 끊기는 구조이지요.


반면, 다른 점은 푹과 훌루는 콘텐츠 라잇이 있는 회사들이 모회사인 반면에 쇼미는 쇼미가 필요한 유료방송사업자(케이블 TV 컴퍼니)들이 만든 회사라는 점입니다. 


캐나다 1등 케이블 TV 업체인 쇼(Shaw - 30.4%, 2015년 기준), 로저스(Rogers - 24.7%), 쇼(Shaw)의 합작사로 시작했습니다. 55%가 마켓셰어를 가지고 있는 업체가 자신들 만큼 성장하고 있는 넷플릭스를 견제하기 위해서 내놓은 것입니다. 쇼와 로저스는 각각으로 보면 이미 넷플릭스에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미국과 같은 상황이었던 것이지요. 물론 IPTV 업체로 성장 중인 벨(Bell)을 견제하기 위해서 이기도 하고요.


2014년 11월 캐나다에는 3백 6십만의 넷플릭스 사용자가 있었습니다


| 아니야 늦었더라도 붙어 보자

2014년 11월 말에 오픈을 했습니다. 1,200여 개의 영화 1만 시간이 넘는 티브이 시리즈 등을 보유한 쇼미는 캐나다의 대표적인 넷플릭스 경쟁자로 자리매김을 하려 했습니다.


FX, FXX, Starz originals, BBC 주요 방송 채널의 TV 시리즈와 할리우드 영화들을 제공했습니다.

캐나다에서 인기 있는 바이킹,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손즈 오브 아나키, 셰임리스 2, 2 브로크 걸즈, 다빈치 데몬스 등 넷플릭스가 미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던 콘텐츠를 선점해서 제공했었지요. 

미국 훌루와 비슷한 콘텐츠 리스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TV Series에 좀더 집중을 했지요

선점한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이야기지만, 돈도 많이 듭니다.

기본 가입자가 없다면, 정말 깨진 독에 물을 붓는 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넷플릭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은 디스크 대여 고객자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트위터를 인수하려는 디즈니도 같은 생각이지요. 서비스를 이용할 고객들이 많다는 것은 좋은 것이죠.

로저스와 쇼의 번들 상품과 함께 판매를 시작한 쇼미, $8.99 의 개별 가입도 가능했었다

캐나다는 그렇게 큰 땅덩어리를 가지고 있지만, 한국보다 유료방송 시장 가입 가능한 인구가 적습니다. (캐나다 11백만, 한국 27백만으로 한국이 절대 작은 시장이 아닙니다)


| 부익부 빈익빈을 멈출 수가 없다

이미 넷플릭스에 가입한 인구만 해도 캐나다 유료 방송 인구의 44%(5.1백만, SNL Kagan 기준)가 넘은 입장에서 쇼미를 가입할 사용자가 있을 리가 없었겠죠. 

게다가 3위 사업자인 벨(Bell Media)은 같은 해, 같은 달 크레이브 TV(Crave TV)라는 서비스를 넷플릭스와 똑같아 보이는 자사의 On Demand 서비스를 발표했었습니다. 자사 시장(Captive  Market) 외에는 가입할 사람이 없었던 것이죠.

벨미디어의 크레이브TV(Crave TV)

실제로 파이낸셜 타임스 6월 자료에 의하면, 엄청난 돈을 쏟고 있는 두 서비스(크레이브 TV, 쇼미)의 가입자의 수는 70만 명 수준이라고 합니다. 넷플릭스는 5백만을 돌파했는데 말이죠. 

쇼미와 크레이브 TV 가 론칭했을 때는 넷플릭스 가입자는 3.5백만 수준이었습니다. 1.5백만이 더 늘고, 3 통신사의 의욕적인 서비스 가입자는 70만 명 정도밖에 되지 않았던 것이죠.


| 넷플릭스 대항마 쇼미, 11월 30일 이후 서비스 클로징

9월 28일 발표한 내용에 여러 외신에 따르면 로저스는 Q3에 손실만 $106M (약 1,200억 원)이 발생했습니다. 사실, 로저스의 케이블 매출은 지난 4년 동안 계속 하락하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손실을 막아야 할 때인 것이죠. 손실도 막고 손익도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문닫습니다. 돈이 안되서 닫는 겁니다

11월 30일 론칭 2주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결국 넷플릭스와의 경쟁에서 힘들지 않았냐라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호주의 같은 방식의 경쟁자인 스탠(Stan)도 힘들다는 이야기가 계속 들리는데, 이 나라들의 특징은 로컬 콘텐츠가 매우 강하지 않은 국가이고 일부 강한 콘텐츠들은 넷플릭스가 이미 계약을 한 상태라는 것이죠. 컨티넘이 대표적인 사례가 되겠지요.

캐나다의 대표 히트 SF  TV 시리즈 컨티넘(CONTINUUM)

그리고 경쟁을 위해서, 제작을 못하니 독점을 하기 위해 많은 돈을 지불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넷플릭스를 방어하기 위한 수급 비용 이슈가 지속적으로 발생한 것이죠. 라져스의 경우 최근 실적이 안 좋아진 것은 이러한 수급비용의 누적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했던 쇼가 미국 컴캐스트라는 케이블 1위 사업자의 플랫폼 (셋톱, 리모컨 디자인, UI/UX)을 그대로 라이센싱 하겠다는 발표를 하게 됩니다. 투자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죠.

컴캐스트의 엑스피니티의 플랫폼을 그대로 라이센싱 했기 때문에 넷플릭스를 쓰는데도 문제가 없을 듯하고요. (미국 컴캐스트도 넷플릭스와 라이센싱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래서, 로저스도 굳이 쇼미를 끌고 갈 이유가 점점 없어졌던 것이죠.


| 나비효과의 시작, 쇼미 사용자를 모두 넷플릭스 가입자로 돌리는 로저스   

앞서 이야기한 70만 명 중에, 쇼미 가입자의 상당수가 로저스의 이그나이트 번들 패키지(미국에선 트리플 플레이라고 합니다. 인터넷, 티브이, 전화가 합쳐진 번들 상품입니다) 가입자들에 무료로 제공을 했었습니다. 

로저스 이그나이트 약정 가입자들에게 쇼미는 2년간 무료, 넷플릭스는 1년간 무료로 제공을 했었는데요.

쇼미의 서비스가 없어지니 로저스가 고객들에게 이메일을 써서 넷플릭스를 6개월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소스 : 모바일시럽 


70만 중에 절반 가량인 고객들이 다시 넷플릭스로 편입될 가능성이 생긴 것이지요.

캐나다 쇼미의 실패가 넷플릭스의 성공을 가져다줄 줄은 몰랐던 것이죠. (넷플릭스가 알았을 까요? 아닙니다.) 

영화 나비효과가 생각납니다. 고전하고 있는데 자꾸 외부에서 도와주는 군요

이제는 크레이브 TV만 남았습니다. 크레이브만 무너진다면, 캐나다는 더 이상 경쟁자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캐나다는 의외로 콘텐츠가 풍부하지 않습니다. 아마존도 상륙하지 않았고 훌루도 없습니다. 

예전 VPN을 통해서 미국 콘텐츠를 보던 고객들도 이젠 미국 현지에서 막아버려서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지요. 넷플릭스는 얼마 전 캐나다에서 월정액 비용을 올려서, 고객의 불만 및 일부 가입자 이탈을 가져왔는데 유료방송 사업자에서 1년 넷플릭스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하니 그걸 메울만한 호재가 될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일까요? 넷플릭스 주식은 이틀간 약 4프로가량 올랐습니다.


참조  : http://mobilesyrup.com/2016/09/28/rogers-is-giving-shomi-subscribers-six-months-of-netflix/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