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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냥이 Feb 28. 2017

영화를 살린 클래식 #09

만화 영화 속 클래식 03.디즈니 판타지아,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인형

안녕하세요. 매달 2, 4번째 주에 영화 속 잊혀지지 않는 클래식 명곡들을 모은 '영화를 살린 클래식' 칼럼으로 찾아오는 바이올리니스트 겸 비올리스트 "쏘냥 (박소현)"입니다.


"판타지아 (Fantasia)" 시리즈, 그 두번째 장을 열어줄 작품은 바로 "판타지아 오리지널 작품 (판타지아 1940)"의 두번째 작품인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모음곡 (The Nutcracker Suite)"입니다.




딤스 테일러의 호두까기 인형 작품 해설 [출처: 영화 "판타지아 1940" 중]


역시나 곡이 시작하기 전 "딤스 테일러 (Deems Taylor, 1885~1966)"가 곡과 영상에 대한 내용을 30초 정도 설명하며, 그 설명이 끝나고 난 후에 지휘자 스토코프스키의 뒷모습과 첫 사인을 시작으로 호두까기 인형의 음악과 판타지아 영상이 펼쳐집니다.


러시아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작곡가 "차이코프스키 (Pyotr Ilych Tchaikovsky, 1840~1893)"는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 등의 고전 발레 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로 유명한데 그 중 그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바로 크리스마스의 고정 레파토리 공연이기도 한 발레 "호두까기 인형"일 것입니다.



차이코프스키 [출처: 구글 이미지]



"호두까기 인형"은 독일의 판사였으며 작가로 활동했던 "호프만 (Ernst Theodor Wilhelm Hoffman, 1776~1822)"이 1816년에 쓴 동화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의 왕 (Nussknacker und Mausekoenig)"을 토대로 만들어진 발레 작품입니다.


호프만은 미국의 대표적인 추리 소설 작가인 "에드거 앨런 포 (Edgar Allan Poe, 1809~1849)"에게 영감을 준 기괴하고도 환상적인 작품을 많이 쓴 작가이기도 한데요.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의 왕" 외에도 "칼로 풍의 환상곡 (Fantasiestuecke in Callots Manier)", "어느 유명인의 삶에서의 소식 (Nachricht aus dem Leben eines bekannten Mannes)", "밤의 이야기 (Nachtstuecke)", "수컷 고양이 무어씨의 인생관 (Lebensansichten des Katers Murr)" 등이 있습니다.



 

E.T.W. 호프만 [출처: 위키페디아]



호프만은 그의 지인들의 자녀들을 위해 이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의 왕"을 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 동화를 프랑스 출신의 러시아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 (Marius Petipa, 1818~1910)"가 2막 3장의 발레로 각색, 차이코프스키가 작곡, 1892년 12월에 완성해 무대에 올린 작품이 지금 우리가 "크리스마스 발레"하면 떠올리는 발레 "호두까기 인형"입니다.


"호두까기 인형은 7살난 소녀 "마리"가 호두까기 인형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게되고 꿈속에서 왕자로 다시 돌아간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환상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줄거리를 지니고 있으며 그 환상의 세계 속에서 생쥐의 왕과 전투를 벌이거나 눈의 왕국의 왕과 여왕의 초대로 파티에 참여하는 등 즐거움과 달콤함이 가득한 밝은 분위기의 작품입니다.



동화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의 왕" 속 일러스트 [출처: 구글]


차이코프스키는 발레를 초연으로 올리기 전인 1892년 3월, 15개의 전곡 작품 중 "작은 서곡", "행진곡", "사탕 요정의 춤", "트레팍", "아라비아의 춤", "중국의 춤", "갈잎 피리의 춤", "꽃의 왈츠" 이렇게 8곡을 발췌하여 모음곡으로 만들어 초연을 했습니다.

디즈니 영화 "판타지아 1940"에서는 그 모음곡 중 6곡을 재구성하여 요정과 식물들의 춤과 축제로 화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판타지아 1940 속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모음곡 [출처: 유튜브]




1. 사탕 요정의 춤 (Danse de la Fee)


1. 사탕 요정의 춤 [출처: 영화 "판타지아 1940" 중]


발레 모음곡 중 3번째 곡이며, 발레에서는 2막의 첫장을 장식하는 곡인 사탕 요정의 춤은 "판타지아 1940"에서는 그 도입부를 맡고 있습니다. 1886년 프랑스에서 악기 제작자 "뮤스텔 (Auguste Victor Mustel, 1842~1919)"에 의해 발명된 악기 "첼레스타 (Celesta)"는 그 소리에 반한 차이코프스키가 누구보다도 먼저 작품에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 사탕 요정의 춤은 그 첼레스타의 영롱한 소리로 멜로디를 시작하는 작품입니다. 첼레스타의 멜로디를 따라 요정들이 잠에서 깨어 색이 없고 어둡기만 하던 꽃들과 나무, 그리고 다른 요정들을 깨우는 장면이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2. 중국의 춤 (Danse Chinoise)


2. 중국의 춤 [출처: 영화 "판타지아 1940" 중]


발레 속에서 호두까기 인형이었던 왕자가 주인공인 마리에게 중국의 차를 권하고 중국 의상을 입은 발레리나와 발레리노가 중국 풍의 춤을 추며 파티를 더 풍성하게 해주는 장면에 등장하는 이 "중국의 춤"은 목관 악기의 낮은 음역대를 맡고 있는 바순과 현악기의 낮은 음역대를 맡고 있는 더블베이스가 "쿵짝쿵짝"의 리듬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모음곡에서는 6번째로 연주되고 있으나 판타지아에서는 2번째로 등장하여 버섯들의 춤으로 익살스럽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3. 갈잎 피리의 춤 (Danse des Mirlitons)


3. 갈잎 피리의 춤 [출처: 영화 "판타지아 1940" 중]


3대의 플루트가 멜로디를 이끌며 시작되는 갈잎 피리의 춤은 모음곡의 7번째 곡으로 판타지아 속에서는 3번째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연못에 떨어진 꽃잎들이 드레스를 입은 여성들처럼 춤을 추며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4. 아라비아의 춤 (Danse Arabe)


4. 아라비아의 춤  [출처: 영화 "판타지아 1940" 중]


모음곡의 5번째 작품인 이 아라비아의 춤은 인도, 아랍 등의 환상적이면서도 느릿한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커피의 춤"이라고도 불리우는 섹시하면서도 몽롱한 이색적인 작품입니다.

판타지아에서는 요염한 눈매를 가진 물고기들이 유혹의 춤을 추며 화면을 가득 채워주고 있습니다.



5. 트레팍 (Danse Russe Trepak)


5. 트레팍 [출처: 영화 "판타지아 1940" 중]


러시아 농민들의 민속춤인 "트레팍 (Trepak)"은 모음곡의 4번째 작품으로 민들레들이 군무를 추는 것으로 시작되는 판타지아 속에서는 러시아 전통 털모자인 "우샨카 (Ushanka)"를 쓴 듯한 러시아 남성 모습의 민들레들과 러시아 여성 전통 의상을 입은 듯한 꽃들이 격렬하게 춤을 추며 곡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해주고 있습니다.



6. 꽃의 왈츠 (Vals des Fleurs)


6. 꽃의 왈츠 [출처: 영화 "판타지아 1940" 중]


발레에서도 모음곡에서도, 그리고 이 판타지아 속에서도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품인 "꽃의 왈츠"는 모든 악기들과 댄서들이 모두 등장하는 장면이 인상적인 작품으로 판타지아 속에서도 계절의 변화를 보여주는 화려한 영상으로 장식해주고 있습니다.

어두운 숲속에서 잠을 깬 요정들, 낙엽들이 춤을 추는 장면을 지나 민들레 홑씨의 요정들이 꽃에서 땅으로 춤을 추며 뿌려진 후에 잠이 들고, 눈의 요정들이 춤을 추며 세상을 겨울로 덮은 후, 눈꽃송이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며 끝이 나는데 이는 가을에서 겨울로의 변화만을 보여주고 있으나 민들레 홑씨 요정의 모습을 삽입해 봄이 다시 찾아올 것을 암시해주고 있습니다.



발레 "호두까기 인형" [출처: 구글]


다음 장에서는 판타지아 중 가장 유명한 장면이며 디즈니의 상징인 "미키 마우스"가 등장하는 판타지아 1940의 제3장 "마법사의 제자"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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