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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냥이 Feb 12. 2017

영화를 살린 클래식 #08

만화 영화 속 클래식 02.디즈니 판타지아, 바흐 토카타와 푸가

안녕하세요. 매달 2, 4번째 주에 영화 속 잊혀지지 않는 클래식 명곡들을 모은 '영화를 살린 클래식' 칼럼으로 찾아오는 바이올리니스트 겸 비올리스트 "쏘냥 (박소현)"입니다.


"판타지아 (Fantasia)" 시리즈, 그 첫번째 장을 열어줄 작품은 바로 "판타지아 오리지널 (판타지아 1940)"의 첫번째 작품인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라단조 (Toccata and Fugue in d minor, BWV. 565)"입니다.



판타지아 1940 포스터 [출처: 구글]



"판타지아 1940"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영국 출신의 지휘자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 (Leopold Stokowski, 1882~1977)"가 2달간의 작업 끝에 완성한 클래식 음악에 맞춰 1000여명의 스탭들이 100만장이 넘는 밑그림을 그린 끝에 완성된 작품입니다.


각각의 곡이 시작하기 전 저명한 작곡가이자 음악평론가였던 "딤스 테일러 (Deems Taylor, 1885~1966)"가 연미복을 입고 곡과 영상에 대한 작품을 설명하는데요. 보통 오케스트라 음악회가 시작하기 저ㄴ처럼 연주자들이 무대 위로 입장한 후 튜닝을 하는 장면까지도 시각적 효과와 함께 연출한 것이 인상적인 오프닝입니다.



판타지아 1940의 도입부 [출처: 판타지아 1940]



약 3,4분간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입장 및 딤스 테일러의 판타지아에 대한 제작 의도와 첫 곡에 대한 설명이 끝나고 나면 지휘자 스토코프스키가 입장합니다. 그 후에 첫번째 곡인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라단조"가 판타지아의 서곡처럼 연주되며 환상적인 영상이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음악의 아버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는 200년이 넘는 시기 도ㅇ안 50여명의 음악가를 배출한 독일의 유서깊은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오르가니스트이자 작곡가로 현재 가장 위대한 작곡가 중 첫번째로 불려지는 음악가입니다.


그가 작곡한 많은 작품 중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과 함께 첫 소절, 단 3~4음만 들어도 모두가 "아~!"하고 멜로디를 따라 부를 수 있는 작품이 바로 이 "토카타와 푸가 라단조 (Toccata and Fugue in d minor, BWV. 565)"입니다.



오르간을 연주하고 있는 바흐 [출처: 구글]



"토카타 (Toccata)"는 "타다, 닿다"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Toccare (토카레)"에서 유래한 단어입니다. 토카타는 화음과 즉흥적이고도 화려한 음들의 진행으로 이뤄진 건반 음악의 형식으로 16~18세기에 유행했던 음악 형식 중 하나입니다.

또 "푸가 (Fugue)"는 흔히 "돌림노래"라고 하죠? 하나 이상의 멜로디나 테마가 여러 악기나 음역에서 모바ㅇ하거나 합쳐서 만든 음악 형식을 뜻합니다.


바흐가 활동했던 18세기에 토카타는 푸가 앞에 놓여 하나의 묶음 형식으로 발전되어 작곡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토카타와 푸가 라단조" 역시 그 형식을 따른 곡이자 "토카타와 푸가 형식"을 대표하는 곡이 되었습니다.


바흐는 이 작품을 파이프 오르간을 위해 작곡했습니다. 바흐가 활동하던 시대에는 현대의 오케스트라의 형태가 확립되지 않았었기에 바흐가 세상을 떠난 후에 오케스트라를 위한 버젼으로 편곡되어 연주되며 파이프 오르간 독주와는 또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판타지아 1940 속 토카타와 푸가 영상 [출처: 유튜브]



"판타지아 1940"의 서막을 알리는 이 "토카타와 푸가 라단조" 역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가 편곡되어진 버젼을 연주하고 있으며 "사무엘 암스트롱 (Samuel Armstrong, 1893~1976)"의 연출 아래 독일 출신의 애니메이터이자 영화 제작자였던 "오스카 퓌싱거 (OSkar Fischinger, 1900~1967)"가 그림자 영상을 이용해 현실 속 연주자들의 모습과 여러가지 색의 빛 속에서 표현된 그림자 영상들을 교차시켜주며 관객들을 현실 세계에서 "판타지아" 속의 세계로 이끌어줍니다.


솔로 파트를 연주하는 각 악기들의 모습이 실루엣으로 비춰지는 영상, 그리고 이 악기군에서 저 악기군으로 서로 테마를 주고받을 때 악기들의 영상을 서로 교차시켜주며 빛과 그림자와 색채로 표현해주는 이 도입부의 영상은 클래식이나 악기에 문외한이거나 클래식을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조차도 쉽게 이해하고 집중할 수 있는 몰입도를 선사합니다.



"토카타와 푸가" 영상 중 여러 악기군이 교차하는 장면 [출처: 판타지아 1940 영상]



4분여의 화려한 그림자와 연주자들의 영상이 지나고 난 후, 후반 파트로 들어가면 구름인지 하늘인지 모호한 영상 속에서 각 솔로 악기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선과 구의 흐름이 영상 전체에서 떠다니며 점점 더 환상적인 세계로 인도합니다.


특히 현악기의 활의 흐름을 활끝을 상징하는 날카로운 선으로 표현하고, 목관 악기를 톡톡 터지는 작은 동그라미로 설정한다던지, 저음 악기의 선은 굵고 고음 악기의 선은 얇게 표현하는 등 애니메이션의 흐름을 통해 음악을 시각적으로도 나타내고 있는 이 뒷부분의 영상은 어떤 캐릭터나 스토리가 흐르지도 않지만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마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날카로운 활끝을 상징하는 선으로 멜로디가 표현되는 장면 [출처: 판타지아 1940 영상]



정신없이 멜로디 흐름을 표현하는 선과 영상의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9분의 길다고도 할 수 있는 "토카타와 푸가 라단조"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성스러운 빛을 표현하는듯한 영상들은 바흐의 장대하고도 경건한 음악적 성격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하늘 속 성스러운 태양빛이 화면을 가득 채운 가운데 폭죽놀이를 하는 듯한 화려한 클라이막스가 끝나면 다시 현실 속의 지휘자로 영상은 돌아오며 판타지아의 첫 장인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라단조"는 막을 내립니다.


화려한 형체와 선의 흐름이 클래식 연주를 시각적으로 추상적이지만 화려하게 그려준 "판타지아 1940"의 첫 장은 세련미가 넘쳐흐르는 도입부로 손색이 없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스토코프스키의 실루엣 [출처: 판타지아 1940 영상]



다음 장에서는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조곡"이 "판타지아 1940"에서 어떤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되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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