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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냥이 Jun 22. 2020

클래식쟁이 쏘냥의 Jazz 이야기

36. 하드 밥과 1960년대 프리 재즈

클래식쟁이 쏘냥의 재즈 이야기,

재즈 음악에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면, 재즈 특유의 생동감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뮤지션들이 이 두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 여러가지 복잡한 리듬이나 화성을 결합하는 등의 새로운 시도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시도가 쿨 재즈에서 하드 밥, 그리고 1960년대 프리 재즈의 탄생으로 이어지게 되었죠.



하드 밥 [출처: bluefunkymamma.wordpress.com]



'하드 밥 (Hard Bop)' 역시 이 변화의 과정 속에서도 정열과 쿨 재즈 특유의 세심함이 깃들게 하기 위하여 '펑키 (Funky)'한 연주법을 도입하는 시도를 하였습니다.

블루스 음악의 연주 기법에서 파생되어진 '펑키'는 빠르지는 않지만 비트는 강하고, 블루스 특유의 느슨하지만 감성 충만한 연주를 의미하고 있습니다. 특히 하드 밥의 아버지라 불리는 재즈 피아니스트 '호러스 실버 (Horace Silver, 1928-2014)'가 대표적인 펑키 하드 밥 연주자라 볼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mKf1x3CALAE

호러스 실버의 대표곡 'Song for my father' [출처: 유튜브]



이 시기 '하드 밥'은 흑인 교회에서 부르던 찬송가인 '가스펠 (Gospel)'에 블루스를 접목시킨 '소울 (Soul)'의 영향 역시 많이 받고 융합됩니다. 소울은 영혼이란 뜻으로 감성적인 면을 자극하는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또 후에 'R & B', 리듬 앤 블루스 (Rhythm and Blues) 장르의 토대가 되는 음악 스타일이죠.

시각 장애 가수이자 재즈 피아노 연주자였던 '레이 찰스 (Ray Charles Robinson, 1930-2004)'의 음악에서 우리는 '소울'의 완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 호러스 실버, 그리고 재즈 비브라폰 연주자 '밀트 잭슨 (Milt Jackson, 1923-1999)' 역시 소울이 깃든 하드 밥의 대표적인 음악가라 볼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gB6pBrJtclE

밀트 잭슨의 'Heart and Soul' [출처: 유튜브]



60년대 소울, 70년대 펑크는 모두 흑인 문화의 뿌리에서 탄생하였으며, 이스트 코스트와 웨스트 코스트 출신의 재즈 뮤지션들은 펑키와 소울에 몰입하여 자신만의 정체성과 연주 스타일을 찾기 위한 음악적인 노력을 하였습니다.

즉, 그 이전부터 꾸준하게 시도되어왔던 '새로움'과 '발전'이 두 코스트 출신의 하드 밥 뮤지션들로 이어져왔고, 이토록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려는 음악적 시도가 1960년대의 수많은 갈래로 나눠진 복합, '프리 재즈 (Free Jazz)'를 탄생시켰다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프리 재즈 [출처: passion-estampes.com]



1960년대에는 서양 음악 작곡가 '쇤베르크 (Arnold Schoenberg, 1874-1951)'가 시도하여 1914년 완성시킨 12음계의 '무조 음악', 즉 현대 음악에서 시도되던 조성의 파괴가 재즈 음악에서도 유입되었습니다. 또 조성뿐만 아니라 리듬이나 음악의 균형 등을 벗어나려는 시도가 일어났으며, 인도나 아랍, 아시아 등의 월드 뮤직이나 그 음악에 쓰이는 악기 등을 재즈와 결합시키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독일의 클래식 현대 음악 작곡가 '스톡하우젠 (Karheinz Stockhausen, 1928-2007)'이 개척한 전자 음악의 영향을 받는 등 프리 재즈는 그야말로 '결합과 시도 속 혼돈'의 시간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https://youtu.be/NlrfIA8ADJ8

레니 트리스타노의 'Intuituin' [출처: 유튜브]



우선 1960년대 초, 조성의 영역을 벗어나는 시도와 그 대표적인 뮤지션을 알아보겠습니다.

'무조성'은 쿨 재즈의 아버지 '레니 트리스타노 (Leonard Joseph 'Lennie' Tristano, 1919-1978)'의 음악에서도 이미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1949년 발표된 'Intuition'에서 피아노와 색소폰, 또 기타가 마치 서로 다른 음악을 연주하는 듯한 느낌에서 이미 느낄 수 있죠.

이러한 시도를 한 음악가로는 재즈 클라리네티스트 '지미 주프리 (James Peter 'Jimmy' Giuffre, 1921-2008)', 재즈 피아니스트 '스탠리 켄튼 (Stanley Newcomb Kenton, 1911-1979)' 등이 있습니다.



https://youtu.be/Vmwwp-tb558

지미 주프레의 1963년 곡 'The five ways' [출처: 유튜브]



50년대 3/4박자와 다른 홑박자들이 나오기 전까지 2/4박자나 4/4박자를 기본으로 하던 기존의 재즈 음악 속 박자에서 벗어나기 시작해, 규칙적이지 않고 복잡한, 비트를 넘어서는 리듬들이 시도되던 시기도 바로 60년대의 프리 재즈가 번성하던 시기라 볼 수 있습니다.

재즈 드럼 연주자 '서니 머레이 (James Marcellus Arthur 'Sunny' Murray, 1936-2017)'의 연주를 보면 이런 프리 재즈에서 시도되던 새로운 시도의 리듬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히 그의 솔로 연주는 마치 영화 '위플레시'에서처럼 자유로운 영혼을 상징하는 '재즈'의 '프리'함이 느껴집니다.



https://youtu.be/1q9xG77dk-8

서니 머레이의 솔로 드럼 연주 [출처: 유튜브]



1940년대 이후에는 이슬람으로 개종하는 흑인 재즈 뮤지션들이 증가하였습니다. '백인 종교'라 생각되었던 기독교에서 벗어나려던 이와 같은 시도를 하던 연주자들에게는 특히 인도 음악, 그리고 이집트, 또 머나먼 일본이나 중국 등 동아시아 음악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월드 음악과 결합한 재즈 음악은 재즈 트럼펫 연주자 '돈 앨리스 (Donald Johnson 'Don' Ellis, 1934-1978)'의 'New Horizon', 'New Nine'과 같은 곡에서 보여지는 인도의 변화무쌍한 리듬인 '탈라 (Tala)'를 기본 리듬으로 하는 곡에서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https://youtu.be/wwFRcc3q0ZI

돈 앨리스의 New Horizon [출처: 유튜브]



또 스위스의 재즈 피아니스트 '게오르그 그룬츠 (George Gruntz, 1932-2013, 조지 그룬츠)'의 1967년 앨범 'Noon in Tunisia'의 수록곡들을 들어보면 아랍의 베두인 음악가들이 연주하는 그들의 전통 악기들과의 합주를 통하여 시도한 새로운 재즈의 영역을 엿볼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pN546XJju18

게오르그 그룬츠의 'Djerbi' [출처: 유튜브]



마지막으로 미국의 색소폰, 오보에, 플루트, 피아노, 바순, 그리고 다양한 월드 뮤직 악기들을 연주하던 재즈 연주자 '유세프 라티프 (Yusef Lateef, 1920-2013)'의 1966년 앨범 'A flat, G flat and C' 속 'Nile Valley Blues에서는 이집트의 화성 진행과 같은 특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 'Feather Comfort'와 같은 곡에서는 동아시아의 음악적인 특징, 즉 길게 끄는 한 음과 같은 특징들이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1960년대의 프리 재즈의 시간을 지나, 1970년대에는 퓨전 재즈, 언더 뮤지션들에게서 더욱 발전해가던 프리 재즈, 그리고 스윙과 비밥의 재유행, 마지막으로 유럽에서의 재즈 음악의 부흥이 나타나게 됩니다.

다음 시간에는 1970년대에 나타나게 된 퓨전 재즈와 그 이후의 재즈의 흐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https://youtu.be/4L1p2ZuM3qk

유세프 라티프 'Nile Valley Blues' [출처: 유튜브]



*원본 칼럼은 www.soipark.net 에 올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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