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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냥이 Mar 26. 2017

영화를 살린 클래식 #14

영화 툼레이더, 바흐 쳄발로 협주곡 5번 중 2악장 라르고

안녕하세요. 매달 2, 4번째 주에 영화 속 잊혀지지 않는 클래식 명곡들을 모은 '영화를 살린 클래식' 칼럼으로 찾아오는 바이올리니스트 겸 비올리스트 "쏘냥 (박소현)"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와 클래식 명곡은 도저히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액션 어드벤쳐 블록버스터" 영화의 한 장면에 등장한 의외의 클래식 작품인 "바로크 시대 쳄발로를 위한 작품", 영화 "툼 레이더"와 바흐의 "쳄발로 협주곡 5번 중 2악장 라르고" 입니다.



영화 "툼 레이더"의 홍보 영상 (Trailer) [출처: 유튜브]



"인디애나 존스"와 함께 가장 두터운 매니아 층을 가지고 있는 어드벤쳐 캐릭터 "라라 크로프트 (Lara Crofr)"는 1996년 영국의 게임 회사 "코어 디자인 (Core Design)"이 제작한 액션 어드벤쳐 게임인 "툼 레이더 (Tomb Raider)"의 여자 주인공입니다.

"도굴꾼"이란 뜻의 "툼 레이더"는 기존의 남성 캐릭터만을 주인공으로 다뤘던 액션 어드벤쳐 게임이 아닌 8등신의 여전사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삼아 큰 인기몰이를 하였습니다.

그 인기에 힘입어 "툼 레이더"는 여러 편의 게임 시리즈로 발매 되었고, "라라 크로포트"는 지금까지도 많은 팬을 누리며 "코스프레 (만화, 영화, 게임 등의 등장 인물을 그대로 따라 분장하는 것)" 행사 등에 빠지지 않는 캐릭터입니다.



게임 툼 레이더의 게임 표지 [출처: 구글]



지금까지도 꾸준하게 속편이 제작되는 게임과 여자 주인공의 인기에 걸맞게 2001년 헐리웃에서는 영화화를 시키기로 결정하였는데요. 이 "툼 레이더"는 완벽하고도 섹시한 몸매를 가지고 있으면서, 우아함과 품위를 잃지 않는, 또 그러면서도 과격한 액션실을 과감하게 소화할 수 있는 "라라 크로포트"의 역할에 어떤 여배우가 선정이 될 것인가에 제작 단계에서부터 많은 관심이 쏠렸습니다.


지금은 세계적인 배우이자 "유엔 난민 기구 (UNHCR)"의 친선대사로도 큰 활동을 하고 있는 흥행 보증 수표 "안젤리나 졸리 (Angelina Jolie, 1975~)"가 "라라 크로포트"의 역으로 뽑혔을 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배우자인 헐리우드의 대 배우 "브래드 피트 (William Bradley "Brad" Pitt, 1963~)"와도 만나기 전인 무명에 가까운 여배우였기에 많은 툼 레이더 팬들의 반대에 부딪혔다고 합니다.

그러나 툼 레이더의 첫 영화를 제작한 "사이먼 웨스트 (Simon West, 1961~)" 감독은 헐리우드 내에 안젤리나 졸리를 제외하고는 "라라 크로포트"를 맡을 여배우는 전혀 없을거라 호언장담을 하고 영화 제작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안젤리나 졸리의 툼 레이더 [출처: 구글 이미지]



그 결과 영화 "툼 레이더"는 [억만장자이자 고고학자였던 아버지가 실종된 후 라라 크로포트는 아버지가 남긴 시계를 통해 우주를 정복하려는 "일루미나티"라는 비밀 조직을 저지하고 유물을 안전하게 되찾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는 간결하면서도 전형적인 흔하디 흔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영화 줄거리에도 불구하고 어마어마한 흥행 성적을 올리며 안젤리나 졸리를 세계적인 배우의 대열에 올려 놓았습니다.

또한 그녀 외의 누구도 "라라 크로포트"를 대신할 수 없다는 세간의 찬사를 받으며 2003년 속편을 제작하게 되었고 그 작품 역시 큰 흥행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이 2편의 영화를 통해 "라라 크로포트"란 캐릭터 역시 어드밴처 영화의 대표 남자 캐릭터는 "인디애나 존스", 여자 캐릭터는 "라라 크로포트"라는 공식이자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고르 키프니스 (Igor Kipnis, 1930~2002)가 연주하는 바흐 쳄발로 협주곡 5번 중 2악장 라르고 [출처: 유튜브]



바흐가 1729년과 1741년 사이에 작곡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바흐의 쳄발로 협주곡 5번 바단조 (Bach Harpsichord Concerto in f minor, BWV.1056)"은 지금은 소실된 "바이올린 협주곡 G단조 BWV. 1056R"의 원곡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중 2악장 라르고는 현악기들이 피치카토로 반주를 하는 동안 쳄발로가 메인 테마를 연주하는 형식으로 이뤄져 있으며 "바흐의 아리오소 (Arioso, 아리아 풍의 기악곡)"이란 이름으로 독립적으로 많이 연주되는 작품입니다.



영화 "툼 레이더" 속에서 바흐의 라르고가 흐르는 장면 [출처: 영화 "툼 레이더"]



영화 속에서 이 클래식 명곡은 라라 크로포트의 대저택 속 높고 넓은 메인홀에서 그녀가 잠옷 바람으로 줄에 몸을 맡기고 운동을 하는 장면에서 흘러 나옵니다.


실제 툼 레이저의 극 중에서 라라 크로포트는 운동을 시작하기 전 라르고를 틀지만 오리지널 쳄발로 버젼이 연주된 것은 아닙니다. 영화에서는 한국의 피아니스트 장혜원 교수가 발매한 낙소스 앨범 "바흐 피아노 협주곡 Vol. 2"의 CD에 수록된 피아노 편곡이 연주되었습니다.



실제 영화에 쓰였던 장혜원 교수의 CD 표지 [출처: 구글]



첼로, 비올라 등 다양한 악기로도 편곡되어 영화 "러브 스토리 (Love Story)" 등 많은 로맨틱 영화나 드라마의 배경 음악으로 쓰이는 바흐의 우아한 아리오소 작품을 쌍권총을 손에 쥔 늘씬한 여자 주인공의 액션 가득한 이 영화와 함께 상상하기 힘든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사이면 웨스트 감독은 격한 음악으로 장식되는 화려한 액션신 직전 평안함과 경건한 분위기를 위해 태교 음악으로도 많이 추천받는 이 클래식 작품을 삽입함으로써 "라라 크로포트"를 일개 도굴꾼이 아닌 우아함을 겸비한 여전사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었습니다.


장혜원 교수가 연주한 바흐의 라르고 [출처: 유튜브]



더이상 안젤리나 졸리가 "라라 크로포트"를 맡지 않겠다는 발표와 동시에 속편 제작은 잠정 중단되며 더 이상의 영화 제작은 없는 것이 아닌가란 아쉬움을 여러 팬들에게 주고 있던 "툼 레이더"는 2편이 제작된지 15년 뒤인 2018년, 스웨덴 출신의 여배우 "알리시아 비칸데르 (Alicia Amanda Vikander, 1988~)가 라라 크로포트 역할을 맡아 "툼 레이더 리부트 (Tomb Raider reboot)"라는 이름으로 3편을 제작, 개봉을 목표로 안젤리나 졸리와는 또다른 매력의 "라라 크로포트"를 기대하는 많은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예정입니다.



*다른 칼럼들과 연주 일정, 레슨 등은 www.soipark.net 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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