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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냥이 Mar 08. 2023

영화를 살린 클래식 #89

영화 '밀정' <1> 드보르작 슬라브 무곡 2권 중 2번

안녕하세요. 매달 첫 주에 영화 속 잊혀지지 않는 클래식 명곡들을 주제로한 '영화를 살린 클래식' 칼럼으로 찾아오는 바이올리니스트 겸 비올리스트 쏘냥 (박소현)입니다.



영화 '밀정' 포스터 [출처: 구글 이미지]



영화 <암살>과 함께 3.1절이나 광복절에 빠지지 않고 TV에서 방영되는 영화 중 하나인 <밀정>은 김동진 기자의 소설 <1923 경성을 뒤흔든 사람들>을 기반으로 하였습니다. 소설과 영화의 주요 내용은 1923년에 경기도 경찰부에서 경부로 일하던 '황옥 (1887-?)'이 독립운동가 '김시현 (1883-1966)'과 다른 의열단 요원이었던 김재진의 밀고로 실패로 끝나버린 '황옥 경부 폭탄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https://youtube.com/watch?v=Pmg168t67Vs&feature=shares

영화 <밀정> 예고편



송강호, 공유, 한지민, 엄태구, 신성록, 박희순, 이병헌과 같은 호화 배우 캐스팅과 영화 <조용한 가족>, <반칙왕>,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을 연출한 김지운 감독이 연출하며 큰 화제를 모음 영화 <밀정>의 줄거리는 아래와 같습니다.



영화 <밀정> 중 의열단의 모습 [출처: media.timeout.com]



의열단의 독립운동자금을 모으기 위하여 ‘김황섭 (남문철 분)’의 집을 찾은 의열단의 ‘김장옥 (박희순)’과 ‘주동성 (서영주 분)’, 경무국에 밀고한 김황섭 때문에 일본군과 총격전을 벌이던 김장옥은 경무국의 경부이자 자신의 친구인 ‘이정출 (송강호 분)’ 앞에서 머리에 총을 쏴 자살합니다. 이정출은 주동성을 별 심문없이 풀어주고 그 때문에 의심을 사게 됩니다. 특히 ‘조회령 (신성록 분)’은 주동성이 밀정, 즉 스파이일 것이라 추측하며 분노의 방아쇠를 당깁니다. 그 순간 ‘김우진 (공유 분)’이 조회령의 팔을 쳐 주동성은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으나, 신분이 노출된 주동성은 의열단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이정출은 고미술상인 김우진과 접촉하라는 명령을 받고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되었으나, 이미 서로의 존재를 다 알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정출을 감시하는 비밀 지령을 받고 이정출의 파트너가 된 ‘하시모토 경부 (엄태구 분)’은 의열단을 소탕하려 찾아가지만 김우진과 ‘연계순 (한지민 분)’을 비롯한 의열단원들은 간발의 차이로 그들을 피하여 상하이로 건너갑니다. 의열단장인 ‘정채산 (이병헌 분)’은 김우진과 함께 이정출을 포섭하는데 성공하고, 의열단 내에 하시모토를 비롯한 경무국과 내통한 밀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그를 찾아내려 합니다. 밀정은 도대체 누구일까요? 그리고 그들은 무사히 폭탄을 들고 친일파들을 숙청할 수 있을까요?



https://youtube.com/watch?v=QaepPTash1A&feature=shares

드보르작의 연탄곡 <슬라브 무곡> 2권 중 2번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에서 클래식 음악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 중 오늘 다뤄볼 곡은 바로 영화에서 두 번 등장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하시모토에게서 의열단이 집결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정출이 기차 식당칸으로 향하는 장면과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이 클래식 작품은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 중 2번입니다.



드보르작 [출처: 위키피디아]



체코의 낭만 시대 작곡가인 ‘안토닌 드보르작 (Antonin Leopold Dvorak, 1841-1904)’는 6세에 바이올린을 연주하였으며 16세에 프라하의 음악학교에 진학한 드보르작은 졸업 후에는 비올리스트로 활동하며 국민극장의 비올라 연주자로 10년간 활약하였습니다. 연주에 집중하지 왜 작곡을 계속 하냐는 동료들의 핀잔에도 묵묵히 작곡을 이어갔고 그 결과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까지 9개의 교향곡을 작곡하였으며 교향시 <물의 정령>, 현악 세레나데, 관악 세레나데, 바이올린 협주곡, 2개의 첼로 협주곡, 현악사중주 12번 <아메리칸>을 비롯한 14개의 현악사중주, 피아노 트리오 4번 <둠키>까지 4개의 피아노 트리오, 그리고 자신의 대표곡인 <유모레스크>를 작곡하였습니다. 



https://youtube.com/watch?v=e4kTHnGfhvE&feature=shares

오케스트라 버전의 슬라브 무곡 2권의 2번



피아노 연탄곡으로 1878년과 1886년에 작품번호 46과 72의 두 권의 악보로 출판된 <슬라브 무곡 (Slovanske tance/Slavonic Dances)’은 16곡으로 이뤄져 있으며 대표적인 민족주의 음악입니다. 이 곡은 드보르작에게 작곡가로서의 명성을 가져다 준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슬라브 무곡 2권>의 작곡이 완성된 직후인 1886년 가을부터 1887년 1월까지 오케스트라를 위한 편곡이 드보르작의 손에 의하여 이뤄졌고 지금까지도 오리지널인 네 손을 위한 피아노 곡 버전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영화 <밀정>에 등장하는 <슬라브 무곡 2권 작품번호 72 (Slavonic Dance No.2, Op.72)>의 여덟 곡 중 2번 ‘스타로다브니 (Starodavny)’는 크라이슬러가 바이올린 독주와 피아노 반주를 위한 버전으로도 편곡하기도 했습니다. 



https://youtu.be/Mx6LCD8eae0

영화 <밀정>에 등장하는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 2권 중 2번



‘고대, 고대의 (Ancient)’란 뜻의 체코어 ‘스타로다브니’를 제목으로 한 이 곡은 서정적인 선율과 왈츠의 템포를 지닌 아름다운 곡으로 영화 <밀정> 외에도 영화 <더 체어>, <업라이징>과 같은 영화들과 여러 CF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영화 <밀정> 속 마지막 장면인 감방 벽에 새겨진 ‘단원들 이 곳에 다녀가다’와 함께 흐르는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 2권 중 2번은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 민족의 설움과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이 더욱 사무치게 느껴지는데 큰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영화 <밀정>의 뒷이야기와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는 클래식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다른 칼럼들과 연주 일정, 레슨 등은 www.soipark.net 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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