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쏘냥이 사랑하는 재즈 02. 류복성 수사반장
매달 마지막 주에 올라오는 클래식쟁이 쏘냥의 "재즈 이야기",
7월의 재즈 글도 이렇게 밀려서 8월 4번째 주에 올리게 되었네요..ㅠㅠ
오늘은 재즈 명곡을 소개하는 시간이죠? 쏘냥이 사랑하는 재즈, 그 두번째 시간으로 우리 나라 1세대 재즈 연주자인 퍼커셔니스트 류복성의 "수사반장 (Police President)"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류복성 (1940?~)"은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재즈 퍼커셔니스트로 80의 나이를 향해가는 현재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재즈 아티스트입니다.
수원 삼일 중학교 학생이었던 그는 우연히 라디오를 통해 재즈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재즈 음악의 매력에 푹 빠져버려 서울로 무작정 상경, 허드렛일부터 시작하며 전전하던 중에 한국의 전설적인 드러머였던 "최준석"과 그의 쇼밴드의 위문 공연을 보게 되었고, 장비와 악기를 나르는 "밴드 보이"로 들어가 드럼을 배우기 시작하였습니다.
천부적인 재능을 인정받게 되던 중 드럼 대회가 열렸던 "크라운장"에서 그의 선생이었던 최준섭과 경합을 벌이며 큰 주목을 받게 된 류복성은 당시 재즈 색소폰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이봉조 (1931~1987)"에게 제안을 받아 1961년 "이봉조 악단"에 입단, 5년간 함께 활동하였습니다.
또 가수 패티김의 남편으로 잘 알려져 있는 재즈 색소포니스트이자 작곡가 겸 작사가인 "길옥윤 (1927~1995)"의 밴드 "길옥윤 재즈 올스타즈"와도 1966년 함께 연주하기도 했습니다.
재즈 색소포니스트 "정성조 (1946~2014)"와 함께 "류복성 재즈 메신져스"를 창단한 류복성은 1968년 당시 세계적인 타악기 연주자였던 "아기 콜론 (Augie Colon, 1927~2004)"이 미8군에 방문한 것을 계기로 그에게 약 6개월간 봉고를 사사받으며 한국에서 구경조차 하기 쉽지 않았던 라틴 재즈 음악과 봉고 연주를 자리잡게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는 밑거름을 마련하였습니다.
1971년부터 1989년까지 방영되었던 MBC 수사드라마 "수사반장"의 타이틀 곡에 봉고를 함께 연주하며 유명세를 타게된 류복성은 1987년에 서울 시립 교향악단과 협연, 1988년 한강 국제 재즈 페스티벌에 한국 대표로 참가, 1992년 대한민국 재즈 페스티벌을 기획 및 연주하는 등 한국 재즈 음악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데요.
현재까지도 비밥, 블루스 등의 해박한 지식과 애정을 바탕으로 한국 모던 재즈 작품들을 창작해나가고 있는 류복성은 한국 재즈 음악의 산역사라 할 수 있습니다.
류복성이 대중적으로 크게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가 된 드라마 "수사 반장"은 MBC 문화방송에서 1971년부터 1984년, 1985년부터 1988년까지 제작 및 방영된 인기 범죄 수사극입니다.
일제 시대와 독재 정권을 거치며 경찰과 형사에 대한 신뢰가 실추되어있던 70년대, 경찰의 긍정적인 이미지나 인간적인 면을 담아 공권력에 대한 인식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을 하던 서울 시경의 지원을 받아 제작된 이 드라마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국민 드라마라는 칭호를 받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최불암 (1940~)", "김상순 (1937~2015)", "김호정 (1939~1978)", "조경환 (1945~2012)", "남성훈 (1945~2002)" 등의 배우들이 형사 역을 맡으며 큰 사랑을 받았으며, 총 880편의 에피소드가 방송되는 동안 "허규 (1934~2000)", "김종학 (1951~2013)", "이병훈 (1944~)" 등 한국의 내노라하는 연출가 10여명이 감독의 자리를 거쳐가기도 하였습니다.
수사반장은 그 드라마의 인기만큼이나 타이틀 곡 역시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는데요.
당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였던 "윤영남"이 작곡한 이 곡은 70년대 버젼과 80년대 버젼이 조금 다른데요.
이 두 버젼의 곡 모두에서 류복성은 봉고 파트를 맡으며 음악 속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류복성을 지금의 자리에 있게 만든 작품이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테마 음악이었던 까닭에 류복성은 드라마가 종영된 후에도 지금까지 자신의 라이브 무대에서 이 작품을 꼭 올리고 있습니다.
1987년 서울 시립 교향악단이 아기공룡 둘리의 작곡가로 유명한 "김동성 (1955~)" 작곡가가 편곡한 버젼을 류복성과 함께 연주하기도 했습니다.
2007년 류복성은 그의 50주년 기념 음반에서 이 수사반장을 테마만 남겨두고 모두 새로 편곡하여 녹음, 발표하는 등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의 끈을 놓치 않고 있는데요.
한국 재즈계의 거목 류복성, 그리고 그의 반백년이 넘는 재즈 음악 활동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는 작품 "수사반장 (Police President)"였습니다.
*원본 칼럼은 www.soipark.net에 올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