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 이야기 - 피아노
바이올리니스트, 비올리스트 겸 칼럼니스트 박소현이 선보이는 브런치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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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악기 이야기>, 그 열네 번째 시간으로, 우리 모두와 가장 가까운 악기인 ‘피아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악기의 왕’, ‘작은 오케스트라’와 같은 별명으로 불리며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악기인 피아노는 17세기 말에서 18세기 초에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탄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가장 큰 권세를 가지고 있던 이탈리아의 ‘메디치 가문’에 고용되었던 건반악기 제작자 ‘바르톨로메오 크리스토포리 (Bartolomeo Cristofori, 1655-1731)’가 발명한 ‘아르피침발로 체 파 일 피아노 에 포르테 (Arpicimbalo che fa il piano e il forte)’를 최초의 피아노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크리스토포리 이전에도 소리의 강약 표현이 어려운 ‘쳄발로’와 소리 자체가 너무나도 작은 ‘클라비코드’의 약점을 보완하고자 여러 악기 제작자들이 연구와 개발을 거듭하긴 하였습니다. 하지만 크리스토포리는 이전에 건반을 누르면 현을 뜯어 소리를 내던 ‘탄젠트 시스템 (Tangent System)’이 아닌 건반을 누르면 연결된 해머가 현을 때려 소리를 내는 구조의 악기를 개발하였고, ‘작게도 크게도 소리를 낼 수 있는 쳄발로’란 의미의 ‘아르피침발로 체 파 일 피아노 에 포르테’란 이름을 붙이게 되었죠. 그래서 이 악기가 탄생한 해인 1700년을 ‘피아노 탄생의 해’로 보는 것이 중론이 되었습니다.
https://youtu.be/A2WdjyKQ57A?si=uM5vOMDZPgpI-aAX
‘피아노 포르테 (Piano forte)’로 줄여 부르게 된 ‘피아노’, 현존하는 ‘크리스토포리의 피아노’는 3대입니다. 54개의 건반으로 이뤄진 피아노는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전시 중이고, 49개의 건반으로 이뤄진 두 피아노는 각각 이탈리아 로마와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크리스토포리 피아노 이후 오스트리아 빈,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 기악 음악이 발전한 대도시를 중심으로 각각의 개성적인 피아노가 제작되며 다양한 변화를 겪게 됩니다.
1725년, 베토벤이 오스트리아 빈으로 이주한 시기에는 65~68건반의 다섯 옥타브가 일반적인 피아노였습니다. 또한 뛰어난 피아니스트였기도 한 베토벤은 다양한 피아노 제작자들에게 피아노를 선물받았습니다. 1818년 베토벤이 스코틀랜드의 악기제작자 ‘존 브로드우드 (John Broadwood, 1732-1812)’의 아들 ‘토마스 브로드우드 (Thomas Broadwood)’에게서 68건반의 여섯 옥타브 피아노를 선물 받았습니다. 이 ‘존 브로드우드’의 피아노는 베토벤이 1825년, 78개의 건반으로 구성된 피아노를 오스트리아의 악기 제작자 ‘콘라트 그라프 (Conrad Graf, 1782-1851)’에게 선물 받는 때까지 연주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브로드우드 피아노는 베토벤이 사망한 후 리스트에게 넘어가게 됩니다.
리스트는 ‘피아노의 왕’이란 별명처럼 다양한 피아노를 선물 받고 경험하였으며, 특히 오스트리아의 작곡가이자 피아노 제작자였던 ‘플라이엘 (Ignace Joseph Pleyel, 1757-1831)’의 78건반 피아노를 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피아노의 시인’ 쇼팽은 플라이엘이 1839년에 제작한 82건반의 피아노를 소유하고 연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피아노는 크게 ‘그랜드 피아노’와 ‘업라이트 피아노’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88개의 건반으로 구성된 현대의 피아노는 한 음에 현이 2~3개씩 연결하기도 하기에, 203여개의 금속제 현을 연결합니다. 또 현이 하나당 70~80Kg의 장력을 자랑하기에 약 16톤의 장력을 자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현을 지탱하기 위해 금속제 프레임이 꼭 필요하고 이 프레임이 목제 케이스 안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프레임 아래에는 1cm 정도 두께의 목재 진동판인 ‘향판’이 존재합니다.
기본적으로 현이 길고 무거울수록 낮은 음을 소리냅니다. 저음부 현은 두꺼운 코일로 현을 감아 무게를 더 줘 낮은 음을 내게 되고, 중음역대 현은 얇은 코일로 감거나 2개의 현을 연결하여 때려 소리를 냅니다. 또 고음역대 음은 코일을 감지 않은 현을 3개씩 연결하여 해머로 때려 소리를 내죠. 현이 일직선이 아닌 교차로 연결되어 있는 이유는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피아노 전체 길이를 줄이기 위해 과학적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입니다.
https://youtu.be/9BIRfw4N2o8?si=M2LHgxxAzcoQgqnR
피아노의 전신 악기들, 그리고 초기 피아노와 가장 다른 현대 피아노의 특징은 바로 페달을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페달은 피아노 건반을 바라보고 앉았을 때, 왼쪽에서부터 ‘소프트 페달’, ‘소스테누토 페달’, ‘댐퍼 페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소프트 페달 (Soft Pedal)’은 ‘우나 코르다 페달 (Una Corda Pedal)’이라고도 부르는 페달로, 3개로 구성된 현들 중 2개의 현만을 치는 등 소리를 부드럽고 작게 치도록 만드는 페달입니다. 가운데 페달인 ‘소스테누토 페달 (Sostenuto Pedal)’은 ‘음을 끌어서’나 ‘음을 늘려서 무겁게란’ 의미의 음악용어 ‘소스테누토’란 뜻처럼 페달을 누르는 순간에 연주한 음만을 지속시키는 페달입니다. 이 소스테누토 페달은 ‘연습 페달 (Practice Pedal)’이라고도 불리며 제일 오른쪽 페달인 ‘댐퍼 페달’과 비슷하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달리 한 음만을 지속시키는 것이 ‘댐퍼 페달’과 다른 점입니다. 제일 오른 쪽의 ‘댐퍼 페달 (Damper Pedal)’은 ‘지속시키다’란 뜻의 ‘서스테인 페달 (Sustain Pedal)’이라고도 부르는 페달입니다. 보통 손가락이 피아노 건반에서 떨어지면 ‘댐퍼 패드’가 현에 닿아 울림을 막도록 구성되어 있는데, 이 페달을 밟으면 댐퍼 패드가 현에 닿지 않게 되어 피아노의 울림이 지속됩니다. 소스테누토와 달리 모든 현들의 울림이 지속됩니다.
이렇게 복잡하지만 멋진 구조의 피아노는 ‘악기의 왕’이란 별명처럼 수없이 많은 피아노 솔로 작품들과 실내악, 협주곡 등이 수많은 작곡가들에 의하여 작곡되었습니다. 바로크 시대에 작곡된 하프시코드 작품들 역시 현재는 피아노로 연주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전 음악 시대에 활동하던 바흐의 아들들, 즉 바흐의 차남 ‘카를 필립 엠마누엘 바흐’는 50개 이상의 피아노 협주곡을, 막내 아들인 ‘크리스티안 바흐’는 23개의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하였습니다. 또 모차르트는 27개의 피아노 협주곡, 베토벤은 5개의 ‘작품번호’가 붙은’ 협주곡을, 체르니는 7개의 피아노 협주곡, 하이든은 11개의 협주곡을 작곡하였습니다.
https://youtu.be/LYUrPqaG11Y?si=VlbxSofcG4MffuVi
낭만 음악 시대는 거의 대부분의 작곡가들이 1개 이상의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하였습니다. 리스트는 3개의 피아노 협주곡, 쇼팽은 2개의 피아노 협주곡, 브람스도 2개의 피아노 협주곡, 라흐마니노프는 4개의 피아노 협주곡, 차이코프스키는 3개의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슈만, 멘델스존, 생상스, 프로코피예프, 드보르작, 엘가 등의 작곡가들이 인상적인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하였습니다.
특히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나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 작품번호 54번, 그리고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과 3번은 사람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https://youtu.be/DPJL488cfRw?si=7e2chH0Z4bCvv-eR
오케스트라의 다양한 작품들에서도 함께 배치되어 더욱 풍성한 음악을 연출하는데 크게 기여를 하는 피아노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악기라 더욱 친근한 악기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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