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들의 암호? 작품번호! No.4
바이올리니스트, 비올리스트 겸 칼럼니스트 박소현이 선보이는 브런치 매거진!
클래식이 먼나라 이야기처럼 생각되는 당신!
공연도 가고 싶고, 즐기고도 싶은데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모르는 그대!
'알쓸신클'을 읽다보면 어느새 클래식을 사랑하는 당신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섹시한 클래식 뇌를 갖기 위한 칼럼
'알'고나면
'쓸'데 많은
'신'나는
'클'래식,
오늘은 오랜만에 다시 돌아왔죠?
작곡가들 특유의 작품 번호에 대해서 알아보는 네번째 시간으로,
비발디, 스칼라티, 그리고 슈베르트의 작품 번호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별명 특집에서도 두번이나 등장하였던 붉은 머리의 사제 '비발디 (Antonio Vavaldi, 1678~1741)'의 작품들 역시 Opus가 아닌 비발디의 독특한 작품번호 기호 'RV'를 사용하는데요.
이는 덴마크의 음악학자 '페터 라이엄 (Peter Ryom, 1937~)'이 1973년에 발표한 저서 '안토니오 비발디: 작품의 연도별 목록 (Antonio Vivaldi: Table de concordance des Oeveres)'에서 분류한 작품 번호를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라이엄의 이니셜 R에 목록이란 뜻의 독일어 'Verzeichnis'의 첫자를 따서 붙인 'RV' 넘버링은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도 쓰이고 있습니다.
너무나도 방대한 양의 비발디의 작품, 특히 후대에 계속 발굴되고 있는 그의 작품들은 비발디 생전에 출판된 작품들만을 Opus 1에서 Op.12까지로 정리한 형태와 콘체르토, 소나타, 오페라, 카타타 등으로 세밀하게 분류한 RV 넘버의 형태로 현재까지 쓰여지고 있습니다.
예) 비발디의 대표 작품 사계 협주곡
봄 : Violin Concerto in E Major, RV.269 'La Primavera'
여름 : Violin Concerto in g minor, RV.315 'L'estate'
가을 : Violin Concerto in F Major, RV.293 'L'autunno'
겨울 : Violin Concerto in f minor, RV.297 'L'inverno'
이탈리아의 바로크, 고전 작곡가이자 하프시코드 연주자였던 '스칼라티 (Giuseppe Domenico Scarlatti, 1685~1757)'는 무려 555여곡의 하프시코드 작품을 남긴 작곡가입니다.
스칼라티의 작품들은 고전파 소나타의 형식을 잘 보여주며, 당시의 음악 형식과 유행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요. 스칼라티의 작품들은 상당히 오랜 시간 정리되지 않은 채 작품 번호 없이 출판되고 연주되었습니다.
이탈리아 출신의 작곡가이자 음악학자인 '롱고 (Alessandro Longo, 1864~1945)'가 1906년에 분류, 'L-Number'로 출판하였으나, 스칼라티의 작곡 시기와 상관없이 임의로 번호를 매겼기에 많은 문제점을 지니게 되었지요.
이 때문에 미국의 하프시코드 연주자이자 음악학자 '랄프 커크패트릭 (Raph Kirpatrick, 1911~1984)'이 문제점을 개선코자 스칼라티의 기록들을 면밀하게 조사하여 총 555개이 작품에 'K-Number/Kk-Number'를 붙여 1953년에 목록을 발표하였으며, 이는 롱고의 'L-Number'보다 체계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널리 쓰이게 되었습니다.
또 이탈리아의 음악학자 '조르지오 페스텔리 (Giorgio Pestelli, 1938~)'는 1967년, 커크패트릭가 분류한 555개의 작품에 작곡 시기, 음악적 형식 등에 대한 자신의 연구 성과를 반영하여 '페스텔리 번호 (P-Number)'를 붙였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대중적으로도 많이 사용되는 작품 번호는 커크패트릭 번호인 'K-Number/Kk-Number'이며, K넘버와 L넘버를 함께 쓰기도 합니다.
예) '고양이 푸가'의 표기법 : Keyboard Sonata in g minor, K.30, L.499 'Fuga del Gatto'
오스트리아의 음악 학자 '오토 도이치 (Otto Erich Deutsch, 1883~1967)'가 1951년, 가곡의 왕 '슈베르트 (Franz Peter Schubert, 1797~1828)'의 작품을 정리하여 발표한 목록 '도이치 목록 (Deutsch Verzeichnis)'는 1000여개의 슈베르트 작품을 작곡 시기별로 분류하였는데요.
그 전까지 160여개 정도만 Opus로 정리되어 있어 검색이나 정리, 보존에 큰 불편을 겪었던 슈베르트 작품들의 목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이러한 문제를 모두 해결하게 되었으며, 이 도이치 번호는 현재까지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예) 슈베르트 '마왕'의 표기법: Der Erlkoenig, D.328
다음 시간에는 바그너, 베르디, 생상스의 작품 번호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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