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영화 이야기 22. 마리아 <4> 마지막 환영 속의 절규 <토스카>
안녕하세요. 매달 첫 주에 영화 속 잊혀지지 않는 클래식 명곡들을 주제로한 '영화를 살린 클래식' 칼럼으로 찾아오는 바이올리니스트 겸 비올리스트 쏘냥 (박소현)입니다.
오늘은 마리아 칼라스의 전기 영화 <마리아>의 네 번째 시간으로 죽음을 목전에 둔 디바가 마지막 혼신의 힘을 다해 부르는 아리아가 포함된 오페라를 만나보겠습니다.
‘오페라 디바’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마리아 칼라스 (Maria Callas, 1923-1977)’가 죽음을 직감하고, 하인들을 심부름 보낸 후 홀로 집에 남아 창밖을 향해 서서 부르는 혼신의 아리아는 그녀의 마지막 7일을 다룬 영화 <마리아>의 가장 클라이맥스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때 부르는 아리아가 바로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 중 2막에 등장하는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Vissi d’arte, vissi d’amore)’입니다.
https://youtu.be/NLR3lSrqlww?si=179xnfz_OsgA9jgh
오페라 <라 보엠>, <나비 부인>, <잔니 스키키>, <투란도트>, <마농 레스코> 등을 통하여 세계적인 오페라 작곡가의 자리에 오른 이탈리아의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 (Giacomo Puccini, 1858-1924)’의 작품 중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담고 있는 오페라가 바로 1900년에 초연이 올라간 3막의 오페라 <토스카>입니다.
프랑스의 극작가 ‘빅토리앵 사르두 (Victorien Sardou, 1831-1908)’가 1887년에 완성한 5막의 희곡 ‘라 토스카 (La Tosca)’를 1889년에 감상한 푸치니가 6년이 지난 1895년에 오페라로 각색할 수 있는 판권을 산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탈리아 극작가 ‘루이지 일리카 (Luigi Illica, 1857-1919)’, ‘주세페 지아코사 (Giuseppe Giacosa, 1847-1906)’와 함께 4년간 작업한 이 오페라는 1800년 이탈리아 로마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성당의 그림을 의뢰받은 화가 카바라도시는 정치범이자 자신의 친구 안젤로티가 자신을 찾아 성당에까지 찾아오자 그를 피신시킵니다. 카바라도시의 애인 토스카를 마음에 두고 있던 경찰서장 스카르피아가 성당에 들어서고 예배실에서 안젤로티의 여동생 소유인 부채를 발견하고 성당에 안젤로티가 숨어있고, 그의 친구인 카바라도시가 조력자인 것을 눈치챕니다. 아름다운 가수 토스카에게 부채를 보여주며 그녀의 질투심을 부추기는 스카르피아, 그리고 화가 나 애인에게 달려가는 토스카에게 미행을 붙입니다.
카바라도시는 토스카를 안심시키지만, 그녀가 떠난 직후 카바라도시는 체포되고 고문당합니다. 결국 토스카는 안젤로티가 숨은 곳을 스카르피아에게 털어놓지만, 카바라도시는 다음날 처형이 확정되었습니다. 토스카는 스카르피아에게 카바라도시를 살리기 위해 뭐든 하겠다고 말하고 가짜 총알을 넣어 그의 처형을 집행하면 그가 죽지 않을 것이니 그 대신 자신에게 몸을 바치라는 스카르피아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그리고 이를 모르는 카바라도시는 감옥 안에서 사랑하는 토스카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를 씁니다.
스카르피아가 자신을 범하려는 순간 그를 칼로 찌른 토스카, 하지만 실탄이 장전된 채 사형이 집행되어 이미 카바라도시는 숨을 거둔 후였고, 삶의 의미를 잃은 그녀는 자신을 잡으러 오는 이들을 피해 성 위로 올라가 몸을 던지고 맙니다.
https://youtu.be/1SkBPCKiVqY?si=02X0I8TGxgAELQy9
극적인 전개가 인상적인 오페라 <토스카>에는 세계적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는 아리아가 두 곡 등장하는데 한 곡이 바로 카바라도시가 토스카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의 아리아인 ‘별은 빛나건만 (E lucevan le stelle)’이고, 또 하나가 바로 스카르피아에게 제안을 받은 그녀가 괴로워하며 부르는 아리아인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Vissi d’arte, vissi d’amore)’입니다.
https://youtu.be/lxNThjjuqBk?si=yeSHozqGmwP7Qsox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Vissi d’arte, vissi d’amore)
Vissi d’arte, vissi d’amore
Non feci mai male da anima viva!
Con man furtiva
Quante miserie conobbi, aiutai..
Sempre con fe sincera
La mia preghiera
Ai santi tabernacoli Sali.
Sempre con fe sincera
Diedi Fiori agli altar.
Nell’ora del dolore
Perche, perche Signore,
Perche me ne rimuneri cosi?
Diedi gioielli della Madonna al manto,
E diedi il canto agli astir, al ciel,
Che ne ridean piu belli.
Nell’ora del dolore
Perche, perche signore,
Perche me ne rimuneri cosi?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누구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네.
불쌍한 사람
남 몰래 수없이 돕고 살았네..
항상 믿음 안에 살며
성인들 앞에
정성을 다해 기도하고
언제나 제단 앞에
고운 꽃을 바쳤네.
나 고통 당할 때어찌하여 이처럼
어찌하여 날 내버려 두나요?
성모님을 위해
보석도 바치고
저 하늘 높이
거룩한 노래 역시 항상 바쳤으나
나 고통 당할 때
어찌 주여 나 홀로
어찌하여 이처럼 날 내버려 두시나이까.
영국에서 올려진 최초의 오페라 <토스카> 공연에서 주역을 맡은 마리아 칼라스는 현재까지도 가장 완벽한 토스카로 극찬받고 있는데요. 영화 <마리아>에서 자신의 죽음을 목전에 둔 마리아가 창밖으로 마지막이 될 노래로 이 아리아를 부르는 것은 곡의 제목이나 가사와도 절묘하게 어우러지기 때문에 최고의 선택으로 보여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관객들의 마음에도 깊이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마지막으로 영화 <마리아>의 엔딩 크레딧을 장식한 오페라를 만나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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