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트모던에서 가장 나를 즐겁게 혹은 기쁘게 한 것은 장영혜중공업이었다.
나의 30대 초반, 그 당시는 미디어 아트 특히, 웹아트에 많이 몰입되어 있었을 당시였다. 이제 시작하는 웹아트라는 예술에 빠져있었고, 수 많은 웹작가들을 인터넷에서 만나고 작품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던 시절이다. 그러다 우연찮게 웹아트페스티벌에 참여하게 되었고...
거기서 장영혜중공업을 비롯한 다양한 웹작가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것도 다른 국적의 여러작가들을 만나서 작업을 하는 즐거운 경험... 을 한 것이다. 그리고 장영혜중공업에서 이 팀이 언젠가 엄청난 작가가 될 것이라 직감할 수 있었다. 물론, 그당시 참여했던 12팀 모두 국제적 명성을 확신했다.
뭐..그리고 당연히 그 확신은 현실화 되었다.
장영혜중공업을 비롯한 참여한 모든 작가들이 지금은 대가가 되어 미디어아트 분야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테이트모던에서 그녀의 전시를 보게 된 것이다
반갑고도 즐거운...
한편으로는 내 자신이 참 게으르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당시 참여했던 많은 분들이 이렇게 훌륭해지셨는데... 기획자란 사람은 그저그렇다는게...
뭐, 어쩌라 내 그릇이 그만인 것을 하여간, 여기서 장영혜중공업을 다시 마주하게 되어 너무나 반가웠다.
참고로 장영혜중공업은 장영혜씨와 막보주 두 사람이 함께하는 웹아트 팀이다. 지금은 웹아트라는 표현보다는 넷아트 혹은 미디어아트의 한 흐름으로 보는 경우가 많고 웹아트라는 표현은 잘 안쓰이기도 하다만... 어찌하건 그당시 우리는 웹아트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했었다. 이 팀과 함께했던 한국웹아트2001[KOREA WEB ART 2001]은 지금도 사이트는 남아있다. 다만, 플래시가 지원되지 않는 웹브로우저에서는 볼 수가 이제는 없다. 마치 유령처럼 지금은 남아있고, 내 오래된 노트북에 그 작업물이 있는 상태다. 뭐 어찌하건...
그리고 또다른 한국 작품 하나를 볼 수 있었다. 다름 아닌 이우환.
역시 그는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미술계의 한흐름을 잡고 있는 대가다. 한국적일수도 있고 일본적일수도 있다. 예술에 국적성이 중요할 것은 없다. 어차피 그는 그 경계 위에 있는 사람이고 가장 동양적인 면모를 서양 미술사에 던져준 대가라 할 수 있다. 미니멀, 개념미술의 대가이자 현대미술에 동양 철학을 입힌 대가라 할 수 있다. 해외 특히 유럽에 갈때마다 느끼는 건데, 일본미술이 전세계에 미친 영향은 정말 대단하고 엄청나다.
어찌하건 장영혜중공업과 이우환님의 작품을 이곳에서 모던의 한 대표작 중 하나로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즐거움이기는 하다.
물론, 그외에도 여러 유명작품들이 있다. 다다시절의 작품들과 팝아트, 사진, 그리고 여기서 다시 작품을 접하게 된 조안미셀[JOAN MITCHELL]. 그녀의 작품은 파리가 참 사랑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곳 테이트모던에도 그의 작품이 크게 전시되어 있었다. 그녀의 위대한 작업은 모네와 연결지어 많은 비교 평가를 하기도 한다. 물론, 충분히 멋진.. 참고로 그녀는 미국 작가다. 그녀의 작품은 정말 수련을 보는듯한 환상적인 감정을 만들게 한다.
처음에는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조금 생각하면 아니 그냥 보다보면 면모를 알 수 있게 된다. 그녀의 작품을 루이비통 뮤지엄에서 모네와 함께 비교전시한 것을 볼 수 있었다. .. 멋진 경험이라고나 할까...
확실히 테이트모던은 나름 균형감있는 전시를 하고자 하는 것 같다. 보통 미술관들이 어떤 방향성을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모던 그리고 컨템퍼럴리 라는 방향성에서 다양한 접근을 하는 것 처럼 보인다. 하여간 역시 이곳도 여전히 매력적인 미술공간이다.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