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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주 May 13. 2021

천천히 하는 묘미가 있어요.

소설 <하는, 사랑> 북토크 기록 - 8

장편소설 <하는, 사랑>의 온라인 북토크 영상 기록을 글로 옮기고 있습니다. 

1편은 제가 독자님들께 드리는 이야기였고요, 2편부터 독자분들의 사전 질문에 대한 저의 답변을 정리해서 올리고 있습니다.


북토크 당시 말투를 그대로 올립니다.

(미성년자에게는 부적절한 내용이 있습니다.)




13.  항상 남편만 만족하고 끝내는 게 불만이에요. 일찍 끝내는 남편에게 잘 말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남편은 자기만 만족하고 일찍 끝냈다. 라고 하셨는데, 저는 남자도 만족하지는 못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사정의 쾌감은 어쨌든 있었겠지만, 그 기쁨이 섹스의 전부는 아니잖아요. 남자도 상대의 반응을 다 보잖아요. 그래서 혼자 룰루랄라 만족하고 그러진 않을 거예요. 그렇다고 피스톤을 20분 내내 한다고 여자가 만족스러울까요?


부부관계에서 만족을 얻으려면 진짜 많이 대화하고 시도하고 공부도 좀 해야 하고요. 

결정적으로 남자의 헌신이 좀 필요해요. 체력도 그렇고요. 

자주 하시는 분들은 그런 부분에서 계속 서로 대화하고 맞춰가고 그럴 여지가 있어요. 저는 자주 하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섹스 대화가 많을 거라고 보거든요.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화를 많이 할 수밖에 없는 거니까요. 


그런데 자주는 안 하던 사이다, 아니면 평소에 섹스 대화는 없던 사이인데, 남편만 만족하고 끝내는 일이 대부분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젠 안 되겠다 싶어서 '나도 좀 느껴보게 오래 잘 좀 해봐.' 이렇게 말한다? 이거는 아니에요. 조금 더 친절하게 말해볼까요? '쪼끔 더 길게 하면 더 좋을 것 같아.' 이것도 아니에요. 

일찍 끝낸 남편에게 무안함을 주지 않으면서 좋게 말하는 방법은 없어요. 


자칫 잘못하면 부담감은 상승, 자존심은 바닥이 될 수 있어요. 

자주 하면 조금씩 나아지겠지, 그렇게 여기는 수밖에 없고, 실제로도 그래요. 

대신 다른 재미있는 시도를 하는 걸 연구해보셔야 해요. 이 상황에서는 섹스 대화를 해도 시간에 대한 부분은 피해 가셔야 할 것 같아요. 남자에게는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말해도 '좋게'라는 게 없을 정도로요.


그럼 나는 어떡하냐, 그러시는데 여자분은 다른 데서 만족을 찾으시면 돼요. 우리 아까 섹스토이 얘기했잖아요. 

만족은 거기서 얻으실 수 있어요. 남편이 좀 빠른 편이다 그러면 섹스하기 전에 먼저 바이브레이터를 사용해서 오르가즘을 느낀 후에 섹스를 한다거나, 섹스 후에 남편 씻는 동안 사용하거나 해서 만족을 챙기시면 돼요. 그리고 다음 질문에서 이것에 대한 솔루션이 있거든요. 다음 질문 바로 넘어갈게요.



14.  소설에서 윤주 부부가 두 시간짜리 섹스도 하는데, 그게 현실에서 가능한 일인가요? 그리고 그렇게 하는 걸 섹스라고 할 수 있을까요? 


섹스를 두 시간? 와, 미쳤네. 아무리 이야기 꽃을 피운다고 해도 그렇지.... 그게 가능해? 이러실 수 있잖아요.  그런데 그게 슬로우 섹스를 하는 거예요. 

모든 분께 슬로우 섹스를 권합니다.


슬로우 섹스는 말 그대로 되게 천천히 하는 건데요. 그래서 남자도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아요. 

피스톤을 되게 천천히 하면서 음미하는 건데, 물론 그때 격렬한 쾌락은 없지만 좋은 기분은 있어요. 오히려 짧은 쾌락적 섹스보다 충족되는 게 더 클 거예요. 사랑이 샘솟는달까요.


섹스가 삽입-피스톤-사정의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안 돼요. 섹스의 목적을 사정에 두시면 안 돼요. 

부부의 섹스 목적은 사랑, 교감, 다정함을 나누는 것이지 애들처럼 오로지 사정이 목적이 아니에요.


매일 섹스하는 사람들은 매일 사정할 순 없어요. 여기서 매일이라는 건 말 그대로 매일은 아니에요. 

거의 매일이기는 하지만 생리도 하고, 어디 아플 수도 있고, 손님이 오실 수도 있고....  아마 일 년에 300일 정도 하면 매일이라고 할 수 있겠죠. 


대단한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자신은 매일 섹스하지만 한 달에 한 번만 사정한다는 거였어요. 정말 엄청난 절제 아닙니까? 그거 보고 남편도 자기도 그리 해보겠다고 하지만, 한 달에 한 번만 사정하는 건 신의 영역인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슬로우 섹스라고 한 시간 두 시간 하라는 게 아니에요. 10분 20분만 하셔도 아주 좋아요. 엄청난 묘미가 있어요. 섹스 시간이 너무 짧아서 불만이신 분은 이 방법을 꼭 시도해 보세요. 

이렇게만 해서는 남자가 사정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 오늘 하루의 일들을 얘기하면서 섹스로 하루를 마감할 수 있어요. 아니면 서로 야한 얘기를 하면서 즐길 수도 있고요.


매일 하는 분들이 아니라도 슬로우 섹스로 시작해서 여자 몸을 달궈주면 나중에 원래 하던 식의 섹스를 하고 끝내도 서로 만족할 수 있죠. 남자는 섹스 시간이 많이 늘어나니까 좋고, 여자 입장에서는 그냥 피스톤으로만 이루어지는 섹스랑은 비교할 수도 없고요. 


슬로우 섹스를 할 때 아까 그 글라이드를 묻혀서 남편이 아내의 성감대를 만져주면서 천천히 피스톤 하면 여자는 엄청 많이 느낄 수 있어요. 보통 섹스보다 훨씬 더 좋을 때도 많아요.

둘 다 누워서 하는 거니까 심신이 되게 편하고요. 

     

피스톤만으로 여자가 좋으려면 그전에 기구로 오르가슴을 느끼고 시작해야 가능할 거고요. 아니면 섹스하면서 파트너가 굉장히 기술적으로 클리를 애무해줘야 해요. 그래서 가장 쉬운 것이 토이 얘기할 때 말한 것처럼 섹스할 때 바이브레이터를 사용하는 거예요.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게 하는 거잖아요.

   

슬로우 섹스 찬양자들이 있어요. 그들은 슬로우 섹스의 반대를 정크 섹스라고 하는데요. 

정크 섹스는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섹스고 사정 중심 섹스다. 목적은 절정, 전희는 의례적 행위, 성감대는 피부고, 여성 성감에 관심 없는 게 정크 섹스라고 말해요. 

슬로우 섹스에 대해서는 이렇게 표현했어요. 섹스는 위안과 치유의 행위이고 애무 중심의 성실한 섹스가 슬로우 섹스래요. 목적은 성적 흥분을 느끼는 것, 애무 중신 섹스, 성감대는 뇌, 전신의 성감대 진화라고 되어있어요. 


여기서 중요한 건 성감대는 뇌, 라는 거예요. 섹스는 사실 뇌의 놀음이 아닐까 싶어요. 

걱정거리 있어 봐요, 최고 기술자가 와도 절정은 어림도 없을걸요. 

똑같은 행동인데도 어느 날은 별로고 어느 날은 좋은 경험이 있으실 거예요. 그러니까 섹스할 때는 좀 그 행위에 집중할 필요가 있어요. 자꾸 딴생각이 들면 어떻게 갑니까? 


아유, 귀찮아. 빨리 끝내기나 해라. 이런 맘으로는 애초에 그른 거죠. 

그래서 저는 둘이 야한 영화를 보고 뇌가 좀 흥분이 됐을 때 섹스하면 그게 어떤 도약의 계기가 되기도 할 것 같아요.


부부 사이에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에는 어떤 계기가 필요해요. 

그래서 여행이 기회가 되기도 하잖아요. 새로운 기분, 새로운 장소. 근데 아이가 있으면 우리 여자들은 또 여행지에서 신경을 엄청 쓰잖아요. 그래서 저는 편안한 집에서, 침실에서 느낌 있는 영화를 같이 보는 걸 되게 추천해요. 


그래서 친구한테도 그 얘기를 했더니 일단 같이 앉아서 영화를 못 보겠대요. 

어휴, 뭐 어쩌라는 거예요. 

그렇게 먼저 철벽 치고 같이 앉아서 영화 보기 싫은데,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서 좋아지길 바라는 거예요? 

남편이 갑자기 연애시절처럼 절절하게 다가와주면 그때나 쳐다봐주겠다는 마음인 거예요?

 

연애시절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저희는 이십 년도 넘은 연애시절 얘기를 많이 해요. 그런데 그런 얘기를 하면 그때의 감정이 조금 되살아 나거든요. 이 방법도 좋아요. 

와인이라도 한잔 곁들이면서 연애할 때 추억도 나누고 그러면서 감정을 끌어올릴 수도 있는 거잖아요. 

뭐든 조금이라도 노력을 기울이시면 좋겠어요. 


근데 이런 것도 남편 스케줄을 좀 살펴야겠죠. 

예를 들어서 남편이 오늘 밤에 손흥민 경기 보려고 엄청 기대하고 있는데, 갑자기 티비 못 보게 하면서 와인 따르고 옛날 얘기하려고 들면 반길 리가 없잖아요. 그러면 얼마나 마음이 상해요 서로. 

밤에 하려던 일이 있는지, 다음날 아침에 일찍부터 회사 일정이 있는지, 그런 것도 좀 살펴야 해요.  

며칠 전부터 되게 재미있는 영화 있으니까 금요일 밤에 맥주 한잔 하면서 보자거나, 그런 식으로 언질을 주던가..... 각자의 상황에 맞게 해 보세요. 


연애편지가 있다면 그걸 같이 보는 것 추천합니다. 저희도 20년 전 연애편지 며칠 동안 읽으면서 다시 엄청 불붙은 경험이 있어요. 할 얘기도 갑자기 엄청 많아지고요. 아, 젊은 분들은 편지가 없을 수도 있죠. 그럼 연애 때 찍은 사진도 좋아요! 

아니면 윤주가 희수한테 알려줬던 것처럼 마사지를 할 수도 있고요. '좋은 보디 오일을 선물 받았는데 잠깐만 해줘 볼까.' 하는 것도 좋잖아요. 마사지, 진짜 너무 좋은 방법이거든요.


이런 식으로 어떤 계기가 있으면 아주 좋다는 거 꼭 기억하시고, 천천히 하는 섹스를 꼭 해보시면 좋겠어요. 



(다음 편에 질문과 답이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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