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초음파는 요즘 엄마들에게 성별 다음으로 제일 핫한 이벤트이지만 (얼굴을 미리 예측해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필수 항목은 아니다. 즉 병원별로 금액이 다르고 건강 보험이 되지 않는다. 정밀 초음파랑 입체초음파랑 헷갈려하시는 분들께 이야기하자면 입체초음파는 말 그대로 아기의 얼굴을 입체적 3d로 변환하여 보여주기 때문에 ai로 4k 변환을 해서 실사 사진화를 해서 아기를 기다리기도 한다. 정밀 초음파는 아기가 주차에 맞춰서 장기를 잘 만들었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총 2번에 걸쳐 진행이 된다. 1차 정밀초음파는 기형아 검사를 하는 시기에 2차 정밀초음파는 20주 차 즈음에 하는데 사실 정밀 초음파 자체도 필수는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난 1차 정밀초음파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임신 이후로 얼굴을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아기이지만 그래도 누구를 닮았을까 하는 궁금증이 있는지라 쿨하게 8만 원을 결제했다. 병원마다 다르겠지만 정밀 초음파나 입체초음파는 초음파 기계 자체가 달라서 따로 있고 예약이 조금 어려운 편이다. 미리 가서 준비를 해야 하기도 하고. 애기 얼굴을 확인하는데 8만 원의 돈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다른 산모들이 올리는 사진들을 보며 은근 기대감에 차서 설레는 마음으로 갈 수 있다.
입체초음파 꿀팁으로 초코우유나 달달한 것을 먹고 가면 아기가 신나서 막 움직인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임당으로 식단을 하고 있을 때라서 적당하게 밥만 먹고 갔다. 그래서 그런지 아기는 전혀 움직여 주지 않았고 생각해 보니 내 아기는 일반 초음파를 볼 때도 애기 얼굴을 잘 안 보여 줬던 것이 생각났다. (1차 기형아 검사를 하면서 목덜미 투명대와 콧대를 초음파로 확인하고 수치를 기록하는데 얼굴을 보여주지 않아서 콧대를 확인하지 못했던 일화가 있다.)
이렇게 8만 원이 날아가나 싶었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초음파실 선생님께서 (극존칭 시작) 중간중간 비는 타임에 불러 주셔서 얼굴 비슷한 걸 보고 올 수 있었다. (이날 나는 총 4번의 시도를 했고 그래서 병원에 3시간 넘게 있었다) 3차 시도 끝에는 진짜 마지막이다라는 생각으로 그냥 바나나우유와 초코우유를 냅다 사서 들이켰고 (임당이고 뭐고 저렇게 보여주고 싶어 하는데 초음파실 선생님을 만족시켜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이켜 보면 너무 웃긴 생각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아기는 얼굴을 살짝 아주 살짝 비쳐주었고 그 순간을 잘 캐치해 주셨다.
얼굴을 잘 안 보여주는 아기에 심지어 역아였고 엄마가 단 음료를 먹지 않았으며 또 지독한 감기에 걸려서 일주일 내내 컨디션이 별로였던... 말 그대로 입체 초음파를 찍기엔 최악의 환경과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누구를 닮았는지 보이는 얼굴이 너무나 감동적이고 소중해서 마음에 들었다. (이 자리를 빌려 초음파실 선생님께 다시 감사를 전하며. 내 경우가 특이한 경우고 병원마다 상황은 다르기 때문에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뭐라 할 순 없다. 그건 아기의 마음이기 때문에)
이제 출산을 향해 한 발자국 더 나아간 느낌. 이제는 특별한 이벤트도 없이 그저 무탈하게만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임신 후기로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