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놀랍지 않게도 임신당뇨확진 판정을 받았다. 1차 검사를 하고 3일 뒤 재검을 하고 확진을 받고 3일 뒤 내분비내과에 다녀왔다. 일주일 동안 피를 12통 정도 뽑은 거 같은데 빈혈이 안 오는 게 참 신기했다. 재검은 4번의 피검사에서 2번 이상 기준치를 넘어가면 임신당뇨확진 판정을 내린다. 병원에 따라 3번 채혈을 하는 경우 1번 이상 기준치를 넘어가면 임신당뇨확진을 한다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다니는 분만병원에서 내분비내과를 소개해줬고 최대한 집에서 가까우면서 대기가 길지 않은 곳으로 다녀왔다. 임신당뇨판정을 받으면 일단 고위험군 산모라고 생각을 해야 하는데 임신 후반으로 갈수록 더 위험해질 수도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 고민은 차라리 대학병원이나 3차 병원으로 가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지만 내가 봐도 수치가 인슐린을 맞을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해서 내분비내과를 다녀보면서 결정해 보기로 했다.
26년 현재 임신당뇨환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산모고령화의 문제도 있겠지만 아마 과거보다 검사를 더 열심히 해서 그러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임당(임신성당뇨 줄임말)은 결코 너무 단것을 먹었다거나 가족력이 있다거나 하면 무조건 확진되는 것이 아니라 태아 성장호르몬이 엄마의 인슐린 저항성을 얼마나 간섭(?)하느냐에 따라서 확진된다. 그러니까 너무 죄책감 가질 필요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지금이라도 알고 관리를 하고 있으니까 다행인거지.
일단 내분비내과에 다녀왔고 인슐린을 당장 맞을 정도의 수치는 아니기 때문에 2주간 식단과 운동을 병행하기로 했다. 아쉬운 것은 자가채혈이라고 해서 하루 4번 채혈을 해야 하는데 요즘은 당관리에 열정인 사람들이 많아서 연속혈당측정기가 다양하게 나와있는데 그 기계를 쓸 수 없었다는 점이다. 연당기(연속혈당측정기)의 경우 10일에서 14일 정도 팔 뒷부분에 부착하여 실시간으로 혈당을 측정하는 기기인데. 혈당 다이어트를 하거나 매일 채혈이 힘든 사람들 인슐린을 맞아야 하는 임산부의 경우 착용을 한다.
임신성당뇨 판정을 받고 인슐린을 처방받으면 연당 기를 지원금으로 구매를 할 수 있다. 임산부의 경우 혈당 수치가 태아에게 직결되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아마 그런 것 같은데 아쉽게도 나는 연당 기를 지원금 가로 구매할 수 없었고. 자가채혈 대신에 자비 연당 기를 사용해도 되는가의 질문에 불가능한다는 답을 받았다. 그래서 지금도 하루 네 번 손가락을 찌르고 있다.
식단의 경우 생각보다 어려우면서 간단했는데. 임당 산모의 경우 다른 당뇨환자와 다르게 탄수화물을 정말 줄이게 되면 태아 성장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적절하게 식단에 섞어서 먹어줘야 한다는 점이다. 탄수화물러버로써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었지만 반대로 혈당은 결국 탄수화물로 올라가기 쉽기 때문에 관리가 어렵다. 그래서 케톤을 확인하는 절차를 매일 거치는데 탄수화물을 너무 적게 먹으면 몸에서 케톤이 나온다. 이는 아침 소변검사로 쉽게 확인할 수 있어서 총 4번의 채혈과 더불어 소변검사라는... 어쩐지 시험관을 하고 있을 때의 느낌이 드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시험관을 하기 전에도 주사에 대한 거부감은 크게 없어서 자가주사도 씩씩하게 잘 맞은 산모는 손 끝을 톡 하고 스치는 피 한 방울 채혈 정도야 손쉽게 할 수 있었다. 제일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시간을 지켜야 한다는 점과 어디를 이동하던 간데 채혈시간과 식사시간을 계산하며 다녀야 한다는 점이었다.
식단에 관한 사항은 각 병원에서 30분에 걸쳐서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신다.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식단 일기를 작성해야 하는데 그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열심히 익히다 보면 '과연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하다 보면 자주 먹는 끼니에 대해선 혈당 수치가 고정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생각보다 수월하다.
가끔 들어오는 외식의 시간이 조금 두렵긴 하지만 야채와 단백질을 먹고 탄수화물을 나중에 먹거나 아예 안 먹는 식의 방식을 택하면 두려운 외식도 조금은 즐거운 시간이 된다. 물론 2주간의 식단을 진행하는 와중에 매일 매 끼니 뭘 먹지에 대한 스트레스에 멘털이 붕괴되어 소화불량에 구토까지 한 적이 있지만 기준을 조금 완화하고 관대하게 관리했더니 전보다는 나은 생활을 하고 있다. 운동 가는 날에는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아침에 고정적으로 먹는 것들을 정해 놓으니 아침 혈당이 튀는 일이 없어서 아침 혈당이 2-3일에 한 번씩 재고 있다.
그래도 전보다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합리화하며 남은 임신생활을 이어 나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