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이 되었다고 하면 제일 궁금한 사항이 배는 언제 나올까?이다. 경산모(둘째 이상의 산모)들은 배가 빨린 나온다고 하지만 초산모인 경우엔 배가 더디게 나온다. 물론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대체로 20주 중반정도 되어야 어? 배가 나온 건가? 하는 느낌이 든다. 만삭 촬영을 해도 28-34주 산모를 대상으로 하는 걸 보면 임산부스러운 배가 나오는 시기는 30주가 넘어가면서부터다.
임신생활을 이어간지 벌써 30주가 되었고 앞자리가 바뀌게 되어 곧 임신 후기에 접어들게 된다. 초기에는 혹여나 잘못되지 않을까 중기에는 여러 가지 검사 이슈들이 있어서 정신없이 지나가다 보면 후기가 되고 막달이 된다. 확실히 임신을 했구나라고 느낌이 든 순간은 30주 차 식후 혈당 관리를 위해 산책을 하면서 이다. 체질인지 꾸준히 운동을 한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걸으면서 숨이 차다 가만히 있어도 숨가프다 하는 적은 극히 적었는데. 30주 차에 진입하고 나니 더 이상 뛰는 것도 빨리 걷는 것도 불가능하다.
한 자세로 오래 있으면 다리가 저리고 허리가 아프고 배도 점점 불러오는 것이 조금씩 느껴지는 걸 보며 와 이러다 막달엔 어떻게 생활을 하는 거지?라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된다. 임신성 당뇨 진단을 받으면서 식단을 하고 강제로 유산소를 하기 때문에 체중은 크게 늘어나지 않았지만 (3주 정도는 제자리걸음 심지어 줄어들 때도 있었다) 점점 아기가 커지는 걸 병원진료에서 보면 무게를 진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티비에서 흔히 나오는 그런 일화들 양말을 신기 불편했다. 바닥에 있는 것들을 줍기 힘들었다 그런 소소하지만 일상적인 것들이 불편해지기 시작했고 왜 임신을 하면 남편의 도움이 적극적으로 필요한지를 몸소 깨닫고 있다. 설거지를 해도 이제는 배가 눌려서 불편하고 씻는 것도 하반신을 씻기 불편해서 의자에 앉아서 씻는다. 점차 뒤뚱뒤뚱 걷기 시작하고 배가 넉넉한 옷이 아니면 맞지 않는다. 이런 변화가 낯설면서도 익히 예상하는 바여서 신기하기도 하다. '오 나 조금 임산부 같은걸?' 하는 느낌도 가진채. 물론 이런 생각도 막달로 가면 어서 나왔으면.. 이 시기가 끝났으면.. 하고 바라게 되겠지만.
점점 심해져 가는 태동을 느끼며 밤에도 이제는 뒤척이며 겨우 잠드는 삶을 살면서도 과연 너는 어떤 아이일까 누구를 더 닮았을까 어떤 걸 좋아할까 기대하는 것도 이 시기만 가지는 귀중 함일 터다. 신기한 건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면 친정엄마가 그렇게 생각이 난다고 하는데 아직까지 그렇게 생각이 나지 않는 걸 보면 그것도 사람 따라 다른 것 같고. 애초에 친정엄마는 애 3명을 키운 애국자시기에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드는 임신 후반부에 진입하기 시작한 임산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