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리뷰] 김구, 《백범 일지》중 <나의 소원>

우리의 문화와 교육에 대하여 1

        백범 일지저자김구출판오늘의책발매2002.03.12.

백범 김구 선생 (이하 '백범'이라고 칭함)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이다. 백범은 '나의 소원'에서 자신이 꿈꾸는 이상적인 국가와 민족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특히 백범은 '문화'와 '교육'에 대해 상당히 강조하고 있다.

 2부작으로 나누어 백범의 문화관과 교육관을 살펴보고,

현재 우리나라의 문화와 교육에 대해 성찰해 보려고 한다.

 이번 글은

1. 백범이 지향하는 문화는 어떤 것인지

2. 백범의 문화관에 따라 현재 우리나라 아이돌이 진정한 문화와 예술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교육과 문화의 중요성

 백범은 민족주의, 민주주의 국가를 꿈꾸었다. 우리나라 안에서 수많은 종교와 철학, 이념과 문화가 함께 꽃피우길 원했다. 그러기에 백범은 하나의 이념이나 종교가 지배하지 않는 민주주의 국가를 바랐다. 사실 민주주의의 형식보다 중요한 것은 '독재주의'는 절대로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백범이 생각한 민주주의의 형식은 언론의 자유, 투표의 자유, 다수결에 복종이라는 3가지가 보장된 국가였다. 이 3가지의 원칙 아래 개정 가능한 헌법을 통해 민주주의를 완성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를 완성하기 위해 토대가 되어야 하는 것은 문화와 교육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식민 지배를 받았던 상황이었다. 모든 문화는 식민지 피지배자의 문화였으며, 교육 또한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이 많았다. 그뿐만 아니라 36년간의 식민 지배는 우리나라의 경제도 파탄 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보면, 당시 우리나라 국민들의 의식과 정서는 민주주의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하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가 운영되는 방식은 국민들의 작은 의견들은 개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하고, 국가의 중대사는 이해관계가 아니라 국민 전체의 의식과 철학 등으로 결정된다. 따라서 전체 국민의 의식이 높아지고 올바른 철학을 가진다면 민주주의는 성공할 수 있다. 백범은 이러한 이유에서 교육과 문화를 매우 중시했다.

 누군가는 백범의 이런 사상을 너무 이상주의적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상주의자의 큰 그림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들의 임무는 현실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정치제도를 내놓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실현은 어렵지만 보다 높은 수준의 비전과 희망을 제시해 주는 것이 백범과 같은 지도자의 중요한 덕목이다.

  백범이 문화와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한 점을 살펴보았으니, 현재 대한민국의 문화와 교육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한 번 고찰해 볼까 한다.

위에서 말한 대로 이번 글에서는 우리나라의 아이돌 문화에 대해 생각해 보자.

아이돌은 예술과 문화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가?

  문화라는 것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보통의, 식, 주의 생활 양식이나 놀 거리와 예술 양식들을 문화로 많이 생각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많은 문화들은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큰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다. 최근 백범의 글 중 이와 관련된 문단이 상당히 눈에 많이 띈다.

출처: 백범기념관에서 직접 촬영

 상당수 국민들은 이 문장을 보며 '정말 자랑스럽다', '문화 강국 대한민국' 등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또 어떤 댓글에서는 '김구 선생님이 보시면 흐뭇해할 것이다'라는 말도 있다.

 과연 댓글의 말대로 백범은 우리의 현재 문화를 보면 흐뭇해할까? 이를 알게 위해서는 먼저 백범의 문화관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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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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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일지 506p.

문화에 대한 백범의 지향점은 여기에서 알 수 있다. 백범은 온 인류에 평화와 사랑이 깃들게 할 수 있는 문화를 지향했다. 그리고 우리 문화가 '정신의 배양'을 이룩하는 문화가 되길 바랐다. 이를 통해 백범이 생각한 문화의 교육적인 영향력을 알 수 있다.

 그의 관점으로 본다면 우리 문화는 세계를 향한 사랑과 인의의 정신을 전달하고 가르치는 기준으로서의 역할을 가져야 한다. 백범은 이를 통해 전 세계가 우리 민족을 자랑스러워하고 따르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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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현재 우리 문화와 예술을 돌아보자. 나는 이 글에서 현재 세계 문화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K-pop 문화,

그중에서도 아이돌의 가사를 중점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K-pop의 '아이돌'은 굉장히 신선하고 재미있는 장르다. k-pop은 외향적인 면을  매우 중시한다. 화려한 색감, 빠른 박자, 아이돌의 외모와 무대의상, 따라 하기 쉬운 군무 등은 다른 대중문화와 확연히 다른 매력이 있다. 수많은 군중이 같은 춤을 따라추고 같은 음악을 따라 부르는 경험은 '몰아'의 경험을 느끼게 하며 큰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다.

이런 매력 때문에 전 세계는 한국 아이돌에 열광한다.

단순히 보자면 백범의 바람대로 우리 민족이 세계 무대에 주연 배우로 나서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외적인 면이 부각되면 상대적으로 그 내적인 부분에 소홀할 가능성이 높다. 전 세계 사람들이 열광한다는 이유에서 올바른 문화는 아니다. 대중들은 문화의 방향에 상관없이 열광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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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돌 음악의 가사에 대해 생각해 보자. 가사는 대중문화에서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리고 가수와 팬이 소통하는 가장 쉬운 장치 이다. 따라서 가사는 대중에게 큰 영향력을 주는 요소이다.

 현재 우리나라 아이돌의 가사는 상당히 기형적이다.

짧은 영어와 한국어가 어지럽게 섞여있고 맥락에 상관없는 랩, 발음을 알아들을 수 없는 노래들이 너무 많다. 뿐만 아니라 아이돌의 가사 내용은 주로 가벼운 사랑, 이별, 자기자랑 그리고 알 수 없는 내용이 많다. 그들의 화려한 군무, 의상, 외모 등 외적 요소들은 가사적 요소들을 모두 덮어버린다. 대중들은 형편없는 가사는 생각하지 않고 홀린 듯이 안무를 따라 하고, 멜로디를 흥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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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아이돌 음악을 단순한 놀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런 논의는 무의미하다. 그저 즐기면 된다. 아이돌 문화는 진정한 예술로 인정받을 수 있다. 단, 가사를 통한 교육적 측면과 메시지 전달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

 예술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다. 예술의 본질은 인간의 내적, 외적 상승이다. 진정으로 예술적 체험을 경험한 인간은 보다 나은 삶을 상상하고, 상승 욕구를 가지게 된다. 그렇기에 아이돌은 음악과 퍼포먼스 등에서 교육적 요소를 가져야만 진정한 예술로서 인정받을 수 있다.

 현시대의 단순한 놀이라고 하기에 아이돌은 매우 큰 영향력을 가진다. 영향력이 커진 만큼 그들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 또한 막중해졌다. 누군가는 아이돌에게 뭘 더 이상 바라냐고 하겠지만, 문화의 최전선에 서 있는 한 이러한 역할도 받아들여야만 한 단계 더 진보된 문화를 이끌어 갈 수 있다.

 아이돌이 그 영향력을 이용하여 세계 전체에 평화와 사랑의 메시지, 통합의 정신을 배양할 때, 아이돌 문화는 진정한 예술과 문화의 선도자로서 인정받을 수 있다.

이런 모습을 보았을 때 백범은 진정으로 흐뭇하게 현시대 우리 문화를 바라볼 것이다.

경제논리와 아이돌 문화의 조화

 아이돌 가사에 대한 논의를 하며 경제논리가 빠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돌은 그 자체로 커다란 문화 산업이 되었다. 그 시작도, 그 끝도 경제 논리이다.

 세계 최고의 아이돌 그룹 BTS는 지난번에 큰 홍역을 치렀다. 잠시 그룹 활동을 중단한다고 이야기했다가

다음날 바로 사과를 하고 철회했다. 그룹 활동 중단이 해체는 아니건만 이것이 해체로 오인되어 기사가 났고,

멤버들의 진심은 뒤로하고 주가 폭락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사실 그룹 활동 중단은 멤버들의 지친 마음을 쉬게 하고

자신의 예술적 감각을 한 단계 올리고 싶은 마음에서 이야기 한 것임을 분명히 말했다.

 이처럼 아이돌은 너무나도 경제논리에 얽매여 있다. 세계 최고의 그룹인 BTS 조차 어쩔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BTS의 사례는 아이돌 그룹이 경제논리에 따라 예술적 기능보다는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외적인 요소들에 주목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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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우리는 BTS가 증명한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 BTS는 아이돌이 경제논리에 종속해 있으면서도

동시에 문화 예술 기능의 조화가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그들의 팬이 아닌 내가 보았을 때도 그들은 퍼포먼스뿐만 아니라 가사에도 메시지를 담고 있는 부분이 많다. 또한 그들은 파급력을 활용하여 사람들에게 선한 메시지를 몇 차례나 보내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아이돌의 표본이 바로  BTS가 아닐까 생각한다.

 BTS는 자본주의적 논리와 가사를 통한 교육적 기능도 조화를 이룰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뿐만 아니라 메시지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좋은 영향을 받았다.많은 팬들도 이러한 점을 높이 샀기에 그들이 다른 아이돌보다 더 큰 문화적 파급력을 가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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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까지 수많은 문화 중 아이돌, 특히 가사에 대해 주로 이야기했다. 우리나라의 모든 문화에 대해 평론하고 알아보기에는 나의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현재 우리 문화에서 가장 상징적으로 세계를 주도하는 문화, 그중에서도 BTS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BTS의 사례에서 보았듯 나는 '아이돌'을 무조건 비판할 의도는 없다. 나도 우리나라 아이돌 음악을 들으며 즐기기 때문이다.하지만 소비자이기 때문에 이런 비판을 해도 되는 것 아닐까?

 꿈을 위해 열심히 달리는 연습생들, 그리고 그 꿈을 이룬 아이돌 가수들을 응원하며 더 높은 가치를 이루어 백범의 소망대로 우리 문화가 세계 평화와 통합의 중심이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