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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니쌤 Nov 03. 2022

[북 리뷰] 꾸뻬 씨의 행복여행 - 행복이란 무엇일까?



 행복이란 무엇일까? 나는 행복한가?





 행복은 모든 사람이 원하는 궁극적인 삶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질문들은 누구나 해봤을 만한 질문이다. 

거기에 나는 교사로서,

그리고 죽음을 눈앞에 두었던 환자로서

인생의 행복에 대한 한 가지 질문을 더 해야 한다.





나는 학생들에게 행복을 무엇이라고 가르쳐야 할까?




 보통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여러 가지 삶의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나 또한 짧은 인생 동안 이런저런 목표들을 그때마다 세워갔다. 

그 목표들은 행복과 성취감을 주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 과정에서 적잖은 고통과 고민을 안겨주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나는 학생들에게

목표를 세우고 성취하다 보면 행복하질 거라고 

명하게 말해줄 수 없다.


 그리고 나는 죽음을 경험하고 나서

내가 지금까지 행복을 위해 한 노력들이

기대만큼 나의 행복에 기여하지 않았다는 것도 깨달았다.



말 그대로 행복 여행


 꾸뻬 씨의 행복여행은 내가 위에 말한 것처럼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책은 무엇 하나 부족하지 않은 도시의 

많은 정신과 의사 중 한 명인 꾸뻬 씨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꾸뻬 씨는 

자신이 아무리 친절하고 자세하게 상담을 해주어도 

고쳐줄 수 없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러던 중 '행복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이 사람들을 고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떠올리며 여행을 떠난다. 


 과거에 읽었던 소설을 떠올리며 기대감과 함께 

중국을 첫 번째 여행지로 삼고 떠난 꾸뻬 씨는 

가난한 나라, 비행기, 미국 등에서 다양한 사람과 상황을 통해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해 나간다. 


 이 책의 매력은 꾸뻬 씨의 여행을 잘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저절로 생각하게 된다는 점이다.


 책에 나오는 꾸뻬 씨의 행복 수첩을 잘 따라 적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도

이 책을 읽은 후 훌륭한 수확이겠지만, 

그것은 꾸뻬 씨의 행복 수첩이지 독자( 나와 당신 )의 행복 수첩이 아니다.


 이 책의 행복여행을 따라가면서

우리는 궁극적으로, 

우리의 행복 수첩을 채워 나가야 할 것이다.



행복이란 정말 무엇일까?


 이 책을 읽고 행복에 대해 느낀 점은 다음과 같다. 


1. 행복은 물질적인 것에 있지 않다.

물질적인 조건도 어느 정도 필요하지만, 몸을 뉠 집과 굶주림을 면할 정도의 식량, 

단정한 옷차림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러는 나도 돈을 쓰며 좀 더 좋고 편한 것을 찾지만, 

앞으로는 물질적인 소비와 과시 등을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렇지 않으면 물질에 휩싸여  보다 본질적이고 중요한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욕심이 커질 것이다. 


2.  행복이라는 것이 여러 가지의 총합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좋은 차를 산다고 해서 내 행복지수가 10 상승하고, 

넓은 집에 산다고 해서 30만큼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이렇듯 행복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질들 또는 

자신이 성취한 것들의 총합으로 결정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우리가 흔히 행복의 조건이라고 생각하는

물질적 조건이 행복의 지표는 아니다.

이는 이 책을 읽지 않아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점이다.


 그렇다면 행복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이 책에서는 '관조로서의 여가(schole)'야말로 

우리에게 행복감을 주는 근원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스콜라 (schole)에 대한 탐구.







모든 생각을 멈추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시각을 갖는 것,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본문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끼기 위하여 우리가 알아야 할 개념은 바로 '관조, 여가 (schole)'이다


 작가는 관조적 행복을 진정한 행복이라고 말하고 있다


 일반적인 의미로 관조는

'세속적이고 물질적 가치를 초월하여 있는 그대로를 인식하는 '것을 말한다. 


 책에서 말하는 진정한 행복은, 관조적 행복이며 

관조적 행복이란 


시간과 장소 등 특정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극도의 행복감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정신적 고양 상태다. 


관조에는 두 가지의 상반된 성질이 있다.

수동성과 능동성이다.


 관조는 내가 느끼고 싶다고 해서 느껴지는 것이 아니다.

관조는 그 순간이 나에게 다가와야 한다. 

상황, 분위기, 시간, 장소 등 나를 둘러싼 모든 상황이 나에게 다가와야 한다.

이게 관조의 수동성이다.


 중요한 것은 관조의 순간이 다가올 때,

자신이 관조적 상태를 느낄 수 있는 정신적인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게 관조의 능동성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일상(일과 노동의 세계)에서 벗어나 

행복을 느끼고 싶다며 여가시간(leisure)에 여행을 가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으며 강박적으로 그런 일을 계획한다. 

그러나 행복이라는 것은 여행을 가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는 그 행위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우리가 '행복'이라 불리는 관조가 나에게 다가오길 바라는 수동성에 그친

피상적이고 보여주기 위한 행복일 뿐이다.



 여행이나 식사 등의 행위가 행복을 이루는 상황을 만들어 주긴 한다.

하지만 행복과 관조적 순간은 여행 또는 식사 등의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여행이나 식사 등의 행위 속에서 내가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고,

가족과의 사랑, 여유 등 주변 상황에서 관조적 태도를 느낄만한 

정신적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관조의 능동성이다.



행복에 대한 욕망이나 추구마저 잊어버리고 

지금 이 순간과 하나가 되어 존재할 때 저절로 얻어지는 근원적인 행복감이었다. 

이것은 자주 찾아오지는 않지만,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으며 

세상에서 얻어지는 다른 모든 행복의 기본을 이루는 것이었다.


본문에서





 당신은 이런 순간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아마 느껴봤다면 그때 그 황홀감은 쉽사리 잊히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관조의 경험이다. 

어떤 일을 했던지 이러한 순간을 느낀 경험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버릴 수도 있을 만큼 강력하다. 




관조적 능력을 키워라


 위에서 말했듯,

관조적 순간과 

존재 근원으로부터의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관조적 순간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은 관조적 능력, 관조적 상태가

저절로 나에게 오는 수동적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관조라는 상태는 단순히 나에게 오는 수동적 상태가 아니다.

반대로 관조적 상태는 매우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경험이다. 


 위에서 언급했듯,

그 상황 자체가 관조적 경험을 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관조를 느낄만한 능력이나 정신적 여력이 없다면

당신은 영원히 '관조적 행복'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다행히 이런 관조적 능력은 충분히 길러질 수 있다고 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단순히 낙관적이고 행복한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본다고 해서 

관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머릿속으로만 

'그래, 이 순간을 제대로 즐기자',

'지금에 충실하자'라는 말들을 

되뇌면서 그런 '척'을 하거나 노력하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단순한 금욕, 물질적 가치에 대한 폄하 등은 관조의 태도가 아니다.

이런 맥락에서 '소확행', '욜로' 등의 구호들은 절대로 관조라고 할 수 없다.


 정말로 관조적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것들을 생각하지 않고

온몸으로 자신의 삶'들'을 느끼며 살아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정신적 고양과 상승 상태를 진정으로 원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는 것만이

진정한 관조 상태, 몰입 상태에 빠질 수 있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관조를 위한 노력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마음의 수양, 종교적 헌신 등의 영적인 일 속에서만 

실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삶 속에서,

환경 속에서 관조를 느낄 수 있고, 

이를 느끼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다.


  내가 가르치는 초등학교 여학생의 일기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가족들과 함께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니, 아무 생각 없이 머리가 

하얗게 되고 문득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교 소녀의 일기장




  내 생각에 이 여학생은 '관조'를 느꼈다. 

 그리고 이 여학생의 일기장에 나는 이렇게 적어주었다.




너는 인생에서 행복이란 무엇인지 정확하게 느꼈구나. 

이번에 느낀 감정을 잊지 말고 잘 기억해둬. 

그렇다면 무엇을 하든지 너는 행복한 사람이 될 거야.



 위와 같은 말을 하면

누군가는 나에게 '이상주의자'라며 

현실을 모른다고 할 것이다.



 저 소녀는 아직 어리고, 사회생활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현실에서 얼마나 힘들고 지치는데

그런 이상적인 말을 하느냐고.

나를 비난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미안하지만 그런 분들까지 이해하도록

설득하기에는 능력이 부족하다.



 이 글을 읽고 나서도 '관조'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면

김승호 교수님의 '여가란 무엇인가'와

오종우 교수님의 '예술 수업'을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



  행복하고 싶다면 바쁜 일상 속에서도 하늘과 나무, 별과 달을 한 번 더 바라보며

햇살과 바람을 느끼고, 주변 사람에게 좀 더 관심을 가져보자.

물질에 가려지고, 생계에 가려진 바쁜 속에서

'관조'의 경험부터 느껴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어떨까?


 '관조'를 느낄 수 없다면 

당신에게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 어떤 것도

사실 당신의 행복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지도 모른다.


당신은 꾸뻬 씨가 고칠 수 없는 사람인가, 아니면 꾸뻬 씨가 필요 없는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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