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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니쌤 Nov 06. 2022

프리드리히 니체 '신은 죽었다.',  '힘에의 의지'

니체 철학의 기본 전제

신은 죽었다!



저 늙은 성자는 자신의 숲 속에 파묻혀 신이 죽었다는 소문을 아직 듣지 못했나 보다.




책세상,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프리드리히 니체






 " 신은 죽었다. "




 이것은 아마 20세기 이후 가장 유명한 격언 중 하나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 문구를 알긴 하지만 제대로 해석하려고 하진 않았을 것이다.

아니, 해석을 할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당시의 시대상과 니체의 철학을 한 문장으로 요약했기에

 '절대적 가치의 몰락', '허무주의의 시작', '기독교 비판', '무신론자의 선언'으로

약간의 종교적, 도덕적 해석 정도로 이해한다.






 그러나 이 한 문장은 니체 철학의 시작과 끝을 압축한

매우 중요한 문장이다.




 '신은 죽었다'라는 말에 대해

니체 철학이 왜 이리 매력적인지,

니체 철학의 기본적인 전제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그러고 나서 니체를 다시 본다면(도전한다면),

전보다는 좀 더 니체를 이해할 수도 있다.


 





신성성의 몰락, 인간 존재의 몰락




  니체 이전에 인간은

'신'으로 표현되는 신성한 존재에 의해서

자연을 지배할 권리를 받은 신성한 존재였다.


 인간은 자연보다 우월하고 신성한 존재였으며,

따라서 자연계에 보다 독보적이고 우월한 개체로 여겨졌다.



 하지만 다윈의 진화론 이후

인간은 자연계에서 다른 생명체들과 구별되는

신성한 존재로 남아있을 수 없게 되었다.


 다윈의 진화론에 따르면, 인간은 신성한 존재에 의해 선택된 것이 아니었다.

인간도 진화에 따른 자연선택의 결과물일 뿐이었다.


 이로써 우리가 믿던 신성한 존재는 몰락하고,

인간은 그저 자연의 한 개체로 전락했다.


 그렇다. 우리는 더 이상 신성한 존재가 아니다.


 더불어 당시 시대에는

자본주의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인간은 스스로 고귀함을 포기하고,

속물적으로 변해간다.


 마지막으로 과학적 실증주의가 새로운 정신으로 부상하면서

인간은 더 이상 '문화의 가치'를

'느낄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니체가 보기에 이러한 시대정신과 그 당시에 '문화'라고 불리는 것들이

인간 스스로를 타락시키고, 더 하강하는 존재로 만들고 있었다.



신성함을 지켜라.



 니체는 신을 죽인 철학자, 매우 현실적인 철학자로 알려져 있지만,

누구보다 고귀함과 신성성을 사랑하고 갈망했던 철학자이다.


 인간의 신성성, 존재 자체의 신성성이 무너진 시대에

니체는 인간 존재의 신성함을 어떻게든 정당화하고 싶었을 것이다.


 (사실, 인류 전체의 신성함을 믿은 것은 아니고

자기 존재의 신성함과 형이상학적 정당성을 반드시 찾고자 했으리라 생각한다.)


 신이 인간 존재의 근거이며 신성을 부여하던 시절이 지나,

신이 죽었다면


 이제 누가 인간에게 신성을 부여해 줄 것인가? 


 누가 인간의 삶에서 지지대가 되며, 인간을 고양시킬 것인가?

누가 인류의 태양이 되어 중력을 작용할 것인가?


 니체가 신을 죽인 것은 단순히 종교적 이유가 아니라,

신을 대체해서 인간에게 신성을 줄 수 있는 대상을 다시 바로 세우기 위함이다.


 국가가 인간에게 신성함을 주는가?

 돈이 인간에게 신성함을 주는가?

 명예가 인간에게 신성함을 주는가?


 모두 아니다.


신으로부터의 독립, 힘에의 의지



 니체는 '신 죽이기' 후기 철학에 가서

'힘에의 의지'라는 개념으로 표현된다.



 '힘에의 의지'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모든 존재가 보다 높은 단계로 상승하고자 하는 욕구이다.


 내 생각에 힘에의 의지 개념은 지금까지 매우 왜곡되어 왔다.

그 이유는 니체의 기본 전제인 '고귀한 존재'. '신성한 존재'에 대한

이해가 없고, 그저 현실적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왜곡된 해석 속에서

'힘에의 의지'는 예전에 '권력의지'라고 불리기도 하였다.

하지만 니체가 말한 고양 의지, 상승 의지는

단순히 '권력'을 뜻하는 말이 아니다.

또한 단순히 물질적인 부를 추구하고자 하는 의지도 아니다.


  니체가 의도한 힘에의 의지는

 '보다 고귀하고 신성한 존재가 되고자 하는 의지'이다.


 그리고 그 의지들의 충돌 속에 일어나는 투쟁에서

어떤 하나의 의지가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일어나는

수많은 갈등과 고뇌가 바로 힘에의 의지다.


'힘에의 의지'로 비추어보아

니체는 인간에게서 어떤 면에서 신성함을 발견했을까?


 생명체는 감각과 느낌 속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


 인간은 의지가 발현하는 대상에 있어서

다른 동물들과 차별성을 가진다.

  

니체가 보기에 오로지 인간만이

모든 생각과 모든 세포의 결정에 있어서

보다 고귀한 것은 무엇인가,

어떤 선택이 나를 더욱 신성한 인간으로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자기 안에서의 투쟁이다.


 즉, 자기 자신에 대해서 힘에의 의지를 발휘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 바로 인간이다.





모든 생명체는 힘에의 갈망이 있지만,

자기 자신에 행사하는 힘을 갈망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인간뿐이다.

오직 인간만이 '자기 지배'를 달성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로써 다윈이 지워버린 인간과 동물의 차별성이

초자연적인 것 (신)에 의존하지 않은 채 다시 복원되었다.


홀링데일, <니체, 그의 삶과 철학> - 295p






 위의 인용에서 말한 대로,

인간은 자기 스스로에게 '힘에의 의지'를 발현하여

스스로 자신의 현재를 반성하고, 부끄러워하면서

더 고귀한 존재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힘에의 의지'에게서 배울 점은

 '스스로 긍지를 찾아가며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힘에의 의지'라는 개념을 통해

니체는 '신'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니체의 사상은

우리 인간 존재의 근거를  '신'이 아닌

인간 그 자체에서 발견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니체는 신을 해체하고

인류에게 '자아'라는 자긍심을 불어넣었다.


  니체의 사상은

스스로에 대한 긍지를 가지게 하고

고귀한 사람이 되기 위한 상승 의지를 불러일으킨다.

또한 그의 아포리즘식 전달 방식은 은 매우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사람들은 니체에게 매력을 느낀다.


 그러나 그의 아포리즘식 문체는

사람들에게 매우 많은 해석의 여지를 주고,

그로 인해 많은 왜곡과 오해를 받는다.


 이러한 왜곡과 오해에서 벗어나

니체의 철학을 제대로 맛보기 위해서는

니체 철학의 전제를 바로 세워야 한다.


 크게 심호흡을 하고 니체를 바라보자.



 니체 철학의 전제는 '힘에의 의지'로 표현되는

'상승 의지, 고귀함의 추구' 등에 대한 갈망이다.


 힘에의 의지를 느끼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리는 삶을 창조해해 가며

긍지에 찬 하나의 인간으로 살아야 한다. 


 긍지에 찬 존재가 되고 싶다면

자신의 수많은 욕망과 감각이 가져오는 투쟁 속에서

스스로를 보다 고귀한 인간이 되게 할 수 있는

가치를 찾고 그것에 복종해야 한다.


무엇이 당신을 가치 있게 만든다고 생각하는가?

무엇이 당신을 고귀한 사람으로 만드는가?

무엇이 당신을 한 단계 더 상승시키는가?


 그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가?


 판단했다면,

스스로의 명령에 복종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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