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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니쌤 Nov 09. 2022

[북 리뷰]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

노래 들으면서 공부해도 될까?


  아주 예전부터 소개하고 싶었던 책이다. 

이 책은 중간중간 뇌과학 이론을 바탕으로

실용적인 교수, 학습 방법과 프레젠테이션 요령 등도

말해주는 매우 실용적인 이론서이다.




 교사의 입장에서 읽은 이 책은 매우 흥미롭다.

뇌과학의 이론을 바탕으로 어떻게 해야 다른 사람이 

잘 배울 수 있도록 가르치는지,

또 어떻게 배워야 효율적인지 아주 명쾌하게 설명되어 있다.


 더 넓게 보면,

교사의 입장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의 발표, 학습에 아주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번 리뷰에서는 내가 지난번 썼던 

'문해력'의 밑바탕인 

'독서'가 우리 뇌에서 어떻게 일어나는지 

그 메커니즘에만 집중해 보려고 한다.



공부하면서 음악 듣기




 학창 시절,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꼭 음악을 듣는 학생들이 있었다.


 그러나 선생님들은 절대 허락하지 않았다.

음악 들으면서 공부하면 공부가 안된다고 하셨다.


 과연 정말로 음악 들으면서 공부하면 안 될까?




듣는 것과 이해하는 것, 양분 청취





동시에 여러 사람이 말하는 것을 들을 수는 있다.


 하지만 우리는 오직 한 번에 한 사람씩의 말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23p)






 가장 먼저 염두에 둘 내용이다.

 '듣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다르다.


 '듣는 것'은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청각적 자극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의 말을 '이해하는 것'은

그가 보내는 청각 신호를 주의 깊게 듣고,

공감하거나 이해하거나 반응하며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는 한 번에 여러 가지의 청각적 자극을 '들을 수'는 있지만

단 하나의 소리만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카페에 가더라도, 

배경음악이 있고 수많은 청각 신호들을 한꺼번에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모든 소리에 일일이 반응하지 않고

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그 사람의 말에만 반응하여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다른 예로, 

동시에 다른 TV 프로그램을 틀어놓고

둘의 내용을 한 번에 처리하고자 하면 

우리는 굉장히 불편함을 느낀다.


 이처럼 

하나의 청각적 자극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걸

'양분 청취'라고 한다.




소리의 처리 과정


 양분 청취의 이유를 알기 위해서 

작가는 뇌의 구조를 설명한다.


 어떤 청각적 자극이 나에게 왔을 때

우리 뇌는 그 자극을 어떻게 처리할까?




청각정보 처리 과정에서 브로카/베로니카 병목현상




1. 먼저 뇌는 청각 피질에 도달한다.

 청각 피질에서는 음의 높이, 소리의 크기 등 자극을 수용한다.

 중요한 점은 청각 피질은 좌뇌와 우뇌에 모두 존재한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청각적 자극들을 수용할 수는 있다.



2. 청각 피질에 도착한 순수한 청각적 특성들은 

 브로카/베르니케 네트워크로 이동한다.

 브로카/ 베르니케 네트워크는 들리는 소리의 의미를 처리한다.

 그러나 브로카/베르니케 네트워크는 보통  좌뇌에만 존재한다.

 이 때문에 브로카/베르니케 병목현상이 존재한다.

 좌, 우에서 들려오는 청각 피질의 정보가 브로카/베르니케 영역으로 접수될 때 정보의 흐름이 막힌다



따라서 우리 뇌는 어떤 소리를 먼저 처리해야만 할지 결정해야 한다.  



3. 좌측 사전 두 회는 양쪽에서 청각 피질이 받아들이는 소리 중 어떤 것에 집중할지 결정한다.




 인간이 두 가지 이상의 청각적 자극들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위 사진에 나타난  브로카/베르니케 병목현상 때문이다.



묵독의 진실



 이제 읽기로 넘어가 보자.

음독과 묵독이 있다.


 음독은 소리를 내어 글을 읽는 것이며

묵독은 소리를 내지 않고 마음속으로 읽는 것이다.


 독서를 하거나, 공부를 할 때에

어느 연령이 지나면 우리는 대부분

묵독으로 책이나 자료 등을 읽는다.


 시끄러운 지하철에서 책을 읽거나,

카페에서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고 공부하는 데에서

우리는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묵독은 시각적인 자극만을 처리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책의 저자는 

묵독이 단순한 시각적 활동이 아니라고 말한다.



 묵독을 시작하면 일단 시각피질이 활성화된다.

시각피질은 글자 등의 시각적 정보를 받아들인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묵독을 시작하자마자

베르카/베로니카의 영역이 활성된다는 이야기이다.


 즉, 묵독은 시각적 자극뿐 아니라 

청각적 자극도 동시에 처리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책을 보며 공부하고 있을 때

우리는 시각적 자극이 아닌 

내 안의 어떤 목소리를 가지고 묵독을 처리한다.

따라서 묵독은 시각적 자극과 청각적 자극을 동시에 처리한다.


우리가 묵독의 메커니즘에서 알아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

시각과 청각은 동시에 처리될 수 있고 

묵독은 곧 청각적 자극이라는 점이다.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한다는 건



 우리가 살펴본 건 세 가지다.


            두 가지 이상의 청각 정보는 동시에 처리할 수 없다.          

            시각 정보와 청각정보는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묵독은 시각 정보와 청각 정보를 동시에 처리하는 과정이다.          


 이 세 가지를 떠올려봤을 때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하는 건 어떨까?


 만약 가사가 있는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한다면

당신은 두 가지 이상의 청각 정보를 한 번에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하면

제대로 된 공부를 하기 힘들다는 선생님들의 말이

맞는다는 이야기다.


 직장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회의를 하거나 강의를 들을 때,

발표자의 말과 유인물의 내용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없다.


 유인물의 내용을 읽는 것과

발표자의 발표를 듣는 것 모두 청각적 정보를 처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발표 중 유인물을 읽는 묵독을 미친 듯이 처리할 동안, 발표자의 청각 처리는 이해할 수 없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우리는 강의 들으면서 필기하는 것, 유인물을 보며 발표자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 등

두 가지 청각적 자극에서 하나만 선택하게 된다.



어떻게 가르쳐야(발표해야) 할까


양분 청취와 묵독의 사이에서

우리는 어떻게 수업 또는 발표를 해야 

듣는 사람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1. PPT 등 자료를 사용할 때 시각적 텍스트 (글자)는 최소화해야 한다.


특히 유인물을 나눠주고 그것을 동시에 함께 읽는 일은 최악이다.


2. 자료보단 교사 또는 발표자 자신에게 집중하도록 해야 한다.


3. 유인물이나 자료 등은 설명이 끝난 후에 나눠주는 것이 좋다.

발표나 수업 시에는 교사 또는 발표자에게 집중하는 것이 더 효율적 의사소통이다.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1. 음악 들으면서 공부하면 안 된다. 


정 음악을 듣고 싶다면, 가사가 없고 리듬이 단조로운 음악을 듣기


2. 웬만하면 발표자/강사의 말에 집중한다.


특히 필기를 하려면 또다시 정보처리 과정에서 충돌이 일어나기 때문에 

교사나 발표자의 말을 집중해서 경청한 후에 떠올리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3. 컴퓨터나 패드 등의 얕은 필기보다는 손으로 하는 필기가 더욱 집중적인 학습에 좋다.


만약 강의 중간에 필기를 하고 싶다면,

키워드 위주로 얕은 필기를 하고

추후에 내용을 덧붙여서 손으로 깊은 필기를 해야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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