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Yes 이면서 No이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초등 교사는 초등교원임용경쟁시험(이하 임용고시)에 합격하여 정식으로 발령이 된 사람들이다. 이게 대체 무슨 말일까? 이걸 이해하려면 임용고시 제도를 알아야 한다.
초등교사가 되는 기본적인 과정
임용고시
초등교사로서 정식 발령을 받기 위해서는 위에서 이야기 한 임용고시에 합격해야 한다. 이 시험은 초등 교원 2급 자격증이 있거나, 교육대학교 졸업예정자만 응시할 수 있다. 최근에는 교육대학교 졸업을 하기 위해서 교육학과목에서 일정 점수를 넘어야만 한다. 임용고시는 보통 1차, 2차로 나뉜다. 아래 로드맵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1차 시험은 교직 논술, 교육과정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보통 논술보다는 교육과정 공부가 양이 많고 힘들다. 교육과정 시험은 총론, 각론, 교과교육론의 내용을 짧은 서답형으로 적는 방식이다.
1차 시험 중 교육과정 부분만 좀 더 자세히 살펴보려고 한다. 1차 교육과정 시험은 크게 3가지로 총론, 각론, 교과교육론으로 나뉜다. 처음 공부할 때 이 세 가지 용어의 개념을 잘 생각하고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다.
* 총론 : 우리나라 교육의 숲을 볼 수 있는 문서
쉽게 말해 총론은 교육과정 문서이다. 총론 공부를 할 때는 교육과정 전체에 대한 내용이 나오고 각각의 과목들에 대한 총론이 나온다.국가교육과정 정보센터에 접속하면 우리나라의 초, 중, 고 교육과정이 나온다. 총론은 우리나라 교육이 추구하는 인간상, 교육과정의 성격과 다양한 정보들이 기재되어 있는 문서이다. 그렇기 때문에 임용고시를 떠나서 우리나라 교육 계획에 대한 근본적인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과정 총론을 공부할 때 반드시 우리나라에서 어떤 인간상을 추구하며, 그러한 인간을 기르기 위해서 어떤 과목을 어떤 방법으로 가르쳐서 무슨 내용을 가지고 평가하며 운영할지에 대해 꿰뚫어 보며 생각해야 한다. 단순 단어 외우기로 생각하고 공부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허무한 공부가 되고, 하나로 꿰뚫는 공부를 한다면 교육과정을 파악하고 추후 각론과 2차 시험까지도 남들보다 수월하게 이어질 수 있다.
* 각론 : 우리나라 교육의 나무들을 보는 것
총론이 교육의 숲을 보는 것이라면, 각론은 우리나라 교육의 나무를 보는 것이다. 쉽게 말해 초, 중, 고에서 배우는 각 과목의 교과서와 지도서를 보면서 몇 학년 몇 학기에 어떤 내용을 가르치는지를 공부하는 것이다. 이때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지식과 용어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근거가 되는 다양한 이론과 원리들, 배경 지식들을 함께 공부해야 한다. 초등 임용고시에는 국, 영, 수, 사, 과, 음, 미, 체, 실 등 많은 과목을 학년별, 학기별로 공부하며 검정교과서는 과목마다 몇 종 씩 있다. 이걸 다 보기는 불가능하고 스터디를 통해 보충하거나 선택하는 수밖에 없다.
각론을 공부하는 것의 기본은 총론을 공부하는 것이다. 총론에 나오는 추구하는 인간상 - 초등학교 교육 목표 - 내용체계 - 성취기준 - 평가 등이 입체적으로 연결되며 각론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각론(교과서)에 나온 내용들은 총론에 나온 내용들을 성취하기 위한 구체적인 교육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교사의 전문성은 각론을 보며 총론을 떠올리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일반인이라면 '요즘엔 교과서에 이런 것도 나오네~'라며 넘어갈 수 있지만, 교사라면 각론에 나온 내용을 보며 '왜 교과서에 이런 내용을 기재했는지' 생각해 보고 성취기준, 내용체계, 핵심 아이디어, 추구하는 인간상, 초등학교 교육 목표, 우리나라 교육이 추구하는 인간상이 한 묶음으로 연결될 정도로 생각해야 한다.
각론의 내용이 워낙 많다 보니 각론 공부에 치중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각론 위주로 공부하며 암기하다가는 주어진 범위를 제대로 공부하기 힘들다. 그래서 각론을 공부할 때는 총론과 함께 보며 공부하는 것이 좋다. 특히 내용체계와 성취기준, 최소 내용체계는 외워야 한다고 본다.
* 교육론 : 학습과 교육의 원리에 대한 이론적 탐구
교육론은 학생들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교사로서는 당연히 해야 하는 공부이다. 쉽게 말하면 어떻게 해야 더 효과적으로 가르치고 기억에 남게 할 수 있게 하는가'에 대한 공부라고 보면 된다.
또한 교육론은 총론, 각론의 배경이 되는 이론적인 내용들이다. 예를 들어 총론에서는 어떤 교육과정 이론을 참고하여 전체 교육과정을 구성하였는가(총론), 아동의 인지 발달에 따라 어느 수준까지 가르쳐야 하는가(각론) 등 학습의 원리와 그에 따라 더욱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이론을 공부한다.
교육론에 나온 내용을 공부할 때는 '과목-학자-용어'의 3가지를 위주로 공부하면 좋다. 그리고 과목이 다르다고 해서 완전히 다른 내용이 아니라 용어만 바뀌고 개념은 비슷한 경우가 많으니 과목에 얽매이지 말고 '가르치고 이해시키는 방법과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공부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시험 합격을 위해서 암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육론은 어떤 내용을 어떻게 전달할지 생각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급한 마음에 암기만 하기보다, 시간이 걸리되 '생각하는 연습'을 한다면 임용고시 전체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나아가서는 교직에서 자신이 가르치는 것에 대해 깊게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질 거라고 생각한다. 교육론에 대해 생각하면서 공부하면 교직논술, 2차 심층면접, 수업실연, 지도안 작성에도 큰 도움이 되니 열심히 공부해 보는 것이 좋다!
어쩌다 보니 임용고시 공부 방법에 대한 내용이 된 것 같아 떨떠름 하지만, 초등 임용을 보려면 이런 내용을 공부해야 한다는 걸로 생각하면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