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이미지 출처: https://marvelll.fr/critique-everything-everywhere-all-at-once/
이 글은 영화 리뷰가 아니다. 다만, 영화를 보고 남은 깊은 잔상을 공유하고 싶다. 그것은 바로, 스스로에게 비범한 인생을 허용하는 의식과 마인드셋이다.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에서 남주인공은 비범한 능력을 얻기 위해 상식을 깨부수는 기행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립글로스를 씹어 삼키거나, 책상 밑의 껌을 떼어먹는 것처럼 본능적으로 혹은 그보단 상식적으로 거부감을 일으키는 행동들 말이다. 여주인공 또한 남편으로부터 신발을 반대로 신으라는 등의 지시를 받으며, 마치 멀티버스 점프를 위한 의식처럼 기행을 수행한다.
이 영화에서 내게 꽂힌 중요한 메시지는 비범함은 기이함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주인공들은 ‘Alter Ego’의 세계에서 또 다른 능력을 지닌 '나'들과 접속하며, 이를 통해 현재의 자신을 확장해 나간다. 그리고 이 접속을 가능하게 하는 코드로서, 그들은 일반적인 상식에서 벗어난 기행을 수행하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비범하다고 느껴지는 인물들에게서 ‘특별한’(혹은 사회적으로 이상하다고 여겨지는) 면모를 발견하곤 한다. 어쩌면 그들은 단순히 기존의 규범에서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그런 사회적 시선이 자신의 삶에 본질적인 의미나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물론,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제멋대로의 행동과, 그 무엇으로부터도 스스로를 옥죄지 않으며 ‘자연’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구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타인의 행동을 바라볼 때, 우리는 그것이 단순한 개성인지 혹은 어떤 경계를 넘어선 것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불쾌감을 주는 타인이 비범한 인물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이 인식은 나 스스로에 대한 질문으로 향한다.
‘나는 지금, 현재의 시점에서 감지되지 않는 가능성의 나를 불러올 수 있는가?’
‘현재와 사회적 시선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오롯이 나를 위한 해방의 행위는 무엇인가?’
‘나는 어떤 순간에 가장 경쾌하고 확장된 기분을 느끼는가?’
나는 이 질문들을 더 깊이 의식하고, 직접 시도해볼 것이며, 나뿐만 아니라 나의 주변과 이 글을 읽는 이들에게도 이러한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의 비범한 주인공들을 내 안에 자리하게 된 무한한 질문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중심에서 확신을 감각하게 해주었다. '만약 사회적 규범이 나에게 아무런 의미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삶을 혼란스럽게 만든다면, 스스로의 방식으로 세상을 경험하고, 나만의 의식을 불러오며 창조해 나가야 한다는 것.'
현재의 내가, 아직 감지되지 않는 가능성의 나들을 불러들이는 것을 즐길 때, 세상은 더욱 풍부해지고 확장된다. 나는 이곳에 존재하면서도, 동시에 늘 새로운 세상을 내 눈앞에 불러올 수 있으며, 저곳에서 이곳을 다르게 바라볼 수도 있다. 그 과정 속에서 지혜와 온전한 나만의 의식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돌이켜보면, 인생의 다양한 순간들 속에서 가장 나다웠던 때, 가장 자연스러운 나 자신으로 살아갔던 순간들에 세상은 언제나 가장 풍부하고 즐거운 곳이 되었다. 그때 내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사회적으로 어떤 명찰을 달고 있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다양한 감정과 사람들, 그리고 경험을 통해 나는 자라났고 충만해졌다. 반면, 어떤 이유로든 나 자신으로 존재할 수 없다고 느껴지는 순간들은 어둡고 힘겹게 다가왔다.
내가 사랑하는 들뢰즈의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는 끊임없이 빠져나가고, 새어나가고, 도주해야 한다.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모든 것은 만들어지고, 발명되고, 창조되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것들은 태어나고 있다. 나는 그 과정 속에서 다양한 것들과 만나고, 보고, 배우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순간을 나만을 위한 소중한 선물처럼 받아들일 수 있다면, 나는 언제나 다양한 형태의 나로서 '살아' 지낼 것이다.
나를 더 확장하고 자유롭게 만드는 일이라면, 조금 이상해도 괜찮다. 해보자. 타인들도 금세 익숙해지고, 결국엔 인정할 테니까. 온전히 나다운 나에게, 그리고 비범하게 빛나는 당신에게.
*영화의 전체적인 리뷰를 찾는 분들이 있다면, 나는 이분의 리뷰를 추천하고 싶다. 이 영화를 인상깊게 보셨던 분들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기를 추천한다.
https://blog.naver.com/beally0826/223254816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