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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경주 Sep 12. 2020

마리나 아브라모비치_ 코로나 19를 극복한 대모 예술가

팬데믹 속, 첫 오페라 '마리아 칼라스의 7가지 죽음' 초연

 세르비아 출신 퍼포먼스 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Marina Abramovic, 73세)가 지난 9월 1일 독일 뮌헨 바이에른 국립 오페라 하우스에서 첫 오페라 작품 ‘마리아 칼라스의 7가지 죽음 (7 Deaths of Maria Callas)’을 초연했다.      


 아브라모비치는 에너지와 고통의 원천으로서 자신의 몸에 초점을 맞추는 퍼포먼스를 통해 ‘퍼포먼스 예술의 대모’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녀는 독일 출신 연인 울레이 (Ulay, 본명 Frank Uwe Laysiepen)와 함께 충격적이고 전위적인 퍼포먼스를 공동 작업해 국제 예술계의 주목을 받았고, 만리장성을 따라 1,000 마일 이상 걷는 울레이와의 이별 퍼포먼스 이후, 독보적인 퍼포먼스 예술세계를 확립해,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뉴욕 현대 미술관에서는 일주일에 6일간 몇 달 동안 관객과 마주 보며 의자에 앉아 있는 작품 ‘예술가는 현재에 있다’를 통해 새로운 퍼포먼스의 세계를 개척한 바 있다.     


 첫 오페라 작품 ‘마리아 칼라스의 7가지 죽음’에서 아브라모비치는 ‘죽음’을 소재로 마리아 칼라스 (Maria Callas)가 부른 7개의 오페라를 무대로 소환했다. 아브라모비치는 자신과 칼라스의 삶이 닮아 있다고 말한다. 둘 다 예술가로서의 명성만큼 사적인 스캔들에 휘말렸었다. 아브라모비치는 그녀의 전 남편에게 고통받았고, 칼라스는 삼각관계 속에서 고통받다가 사망했다. 이 작품이 칼라스의 유명한 히트곡을 메들리 했다면, 마찬가지로 아브라모비치의 작품도 포함하고 있다. 칼, 뱀, 불, 구름 등 아브라모비치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상징이 나온다.      


 칼라스가 생의 마지막을 보낸 파리의 아파트에서 진실을 지켜본 당사자는 하녀 브루나였다. 칼라스로 분한 아브라모비치는 무대 상수 쪽 침대에서 공연 내내 잠을 잔다. 그리고 브루나로 분한 7명의 성악가가 각각의 장면에 무대 하수에서 등장해 한 명씩 아리아를 부른다. 백스테이지 쪽 스크린에는 윌리엄 더포 (William J. Dafoe)가 아브라모비치의 상대역으로 출연하는 단편영화가 각 장면에서 상영된다. 영상 속 아브라모비치는 라 트라비아타에서 결핵으로 죽고, 오델로에서 목 졸려 죽고, 토스카에서 죽음에 뛰어들고, 카르멘에서 칼에 찔려 죽고, 노르마에서 산 채로 불타고, 람메무르의 루치아에서는 광기로 죽어간다. 그리고 나비부인에서 방사선으로 사망하는 새로운 장면을 연출한다. 오페라가 절정에 도달했을 때 아브라모비치와 칼라스, 두 여성의 정체성이 뒤섞인다.    

 

 모든 장면이 끝난 오페라 피날레, 무대는 칼라스가 마지막 생을 보낸 아파트 침실로 변신한다. 아브라모비치는 자신의 목소리를 담은 음성파일의 지시에 따라 잠에서 깨어나 숨을 쉰다. 침대에 걸터앉아 손과 목을 움직인다. 뒤쪽 벽에 걸린 거울로 갔다가, 방 중앙에 있는 테이블로 와서 꽃병을 들어 올려 바닥에 던진다. 그녀가 하수 쪽 큰 창을 열고 난 후, 상수 쪽 문으로 퇴장하고 나서, 7명의 하녀가 들어와 침실을 청소하고 모든 물품을 검은 천으로 덮는다.     


 뮌헨 오페라단은 국립이기 때문에 팬데믹 하에서도 리허설을 계속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전체 오페라 단원 600 명이 매주 리허설 중에 8번 테스트를 받아야 했다.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썼고, 리허설 공간에서 서로 유지해야 하는 거리를 1.5 미터로 제한했다.  2,300석의 수용 인원을 500석으로 줄였다. 그렇게 바이러스와 함께 일하는 방법을 택했다.     


 본래 4월 예정됐던 이 공연은 지난 9월 1일 초연됐으며, 5일 저녁 6시 30분 오페라하우스 TV (https://operlive.de)를 통해 인터넷 라이브 스트리밍 공연이 진행됐다. 라이브 스트리밍을 놓진 관객은 9월 7일부터 한 달간 온라인에서 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다.     


사진. 7 Deaths of Maria Callas at the Bavarian State Opera Photography Wilfried Hösl. Courtesy the Bavarian State Op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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